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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 - 진동계곡

진동계곡 나 내일부터 얼마가 될지 모르겠지만, 바람 좀 쐬고 올게요.그러고선 김용옥의 책과 말콤의 책을 사가지고 와서 배낭에 챙겨 담았다. 사실 말콤에게 내가 낚인 셈이다.역사의 뿌리가 다르니 당연히 문화의 차이는 존재할 수 밖에 없고, "타인의 해석"이 달콤하고 매혹적인 마케팅으로 호기심 많은 나를 유혹했던 것 같다. 그래도 살다보니 어느 새 나이가 제법 계급장 또는 권위(?)가 되어버렸는데, 이거 내가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지만 긍정과 부정이 갈등하는 세상이고, 도덕 윤리 관습의 전통과 변화 사이에 낀 샌드위치라는 생각도 든다. 연애시절까지 합하면 40년도 훨씬 넘는 세월을 함께 소통하며 살아온 아내가 문득 생경하고 낮설어지는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 말콤의 "타인의 해석"에 웬만큼 담겨있으리라..

강원도 2020.07.15

휴식(休息)

날마다 쉬는 백수인데도... 그런데도 휴식은 필요한가 보다. 휴식(休息)은 농경사회 시대에 만들어진 상형문자일 테니, 나무 그늘 밑에서 내 마음을 제대로 살펴보면서 나를 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책 2권 배낭에 담고서 갈 곳을 찾다가 익숙한 진동계곡으로 정했다. 곰배령도 그립고 아침가리계곡도 그리웠던가 보다. TV도 전화도 전깃불도 없겠지만, 그래도 라지오는 가지고 간다. 뉴스의 상당부분이 소설이라는 말도 있지만 행간을 어지간히 읽을 수도 있고 노래도 나오지 않은가.....

Books 2020.07.07

대향(大鄕) 이중섭(李仲燮) 그리고 가족

대향(大鄕) 이중섭(李仲燮) 평안도 출생(1916∼1956까지 40세)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비단길을 걸었지만 자신의 소신에 따라 세상을 살다보니 세상의 쓴맛 매운 맛을 다 보며, 인간의 최후의 안식처인 가족을 바라보며 살아갔던 화가..... 장마철이란다. 날씨가 우리 삶에 주는 영향은 지대한 것 같다. 화창한 날들이 열리면 생각도 화창해지고, 눈이나 비가 내리는 날이 지속되면, 감성적이고 글루미(gloomy) 해지는가 보다. 소 이중섭의 작품에는 소와 가족이 유난히 많다. 태산도 무너뜨릴 것 같은 어깨와 큰 눈망울 그리고 수컷의 상징인 큰 불알... 이중섭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자신을 그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전통적으로 인간을 위해 뼈골이 빠지도록 농삿일을 하고 늙어서는 털까지도 인간에게 바치는..

공연문화 2020.07.01

환구단(圜丘壇) - 원구단(圜丘壇)

환단(圜壇), 황단(皇壇), 원단(圜壇) 등으로부터 연유되었다는 환구단(圜丘壇) 또는 원구단(圜丘壇), 이거 관점에 따라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제법 재미있는 얘기다. 환구단(圜丘壇) 또는 원구단(圜丘壇) 천제단은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곳으로, 고대 사회에서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것은 아주 흔한 것이었지만 우리와 중국처럼 우주의 원리에 기초한 천제단(天祭壇)을 만들어서 제사를 올리고 또 그 유적이 남아있는 곳은 드물다. 제사를 올리는 대상이 왜 대지, 산 또는 강이 아니라 하늘이었을까? 기후, 지리 그리고 풍토 등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하늘이었다. 족장이든, 부족장이든 또 왕이든 대체로 절대권력을 손에 쥐었는데, 이런 권력이 왜 어떻게 내 손에 쥐어졌는지를 스스..

서울 & 주변 2020.06.27

우리 동네 - 염창동 증미산

정자 한강에 바짝 붙어있는 증미산은 높이가 약 55m 정도 밖에 안되지만 한강을 조망하기에 좋은 곳이다. 옛날에는 증미산에 이수정(二水亭)이라는 정자가 있었다는데, 흔적도 찾을 수 없지만 겸재의 그림이 남아 있어 다행이고 지금은 최근에 만들어진 정자가 하나 있다.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이 시원하게 보이며, 2021년 개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월드컵대교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금도 풍경이 이렇게 아름다운데, 인간의 돈독에 찌들은 손이 가기 전의 투금탄 여울을 건너고 건너 편에는 난초와 지초가 만발하던 시절의 풍경은 얼마나 포근했을까... 이수정(二水亭) --- 간송미술관본 이수정의 이수(二水)는 안양천과 홍제천이 한강으로 흘러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며 겸재 정선이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증미산이라는 이름을 ..

일상속에 2020.06.21

강원도 남애항에서 화진포까지 11일 – 화암사(禾巖寺)

지난 가을에 돌아보았던 화암사를 아내가 못가본 곳이기에 잠시 들렀다. 지난 번 나들이 글을 “금강산 화암사(2019.10.27.)”로 올렸기 때문에 이번에는 짧게 정리했다. 금강산 화암사 - 일주문 일주문을 들어서면 얼마 전에 지나간 부처님 오신 날에 매달았던 연등이 화암사까지 늘어서있고, 사리탑(부도)도 환하게 밝히고 있다. 현대판 세심교(위)와 옛 세심교(아래) 차가 못다녀서 그렇지, 내 눈에는 옛 세심교가 더 아름답고 운치있어 보인다. 세심교에서 올려다본 "범종루" - 풍악제일루(楓嶽第一樓) 화암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 생각된다. 수(穗) 바위의 여러 모습 석가모니 고행불상 - 수하항마상 그 양반은 큰 법당에 들어가서 절을 하고 있는 참에 나는 처음 보는 이 불상을 살펴보았다. 석가모니가 보..

강원도 2020.06.16

강원도 남애항에서 화진포까지 11일 – 송지호(松池湖)

화진포를 끝으로 차를 돌려 남서쪽으로 가면서 송지호와 화암사를 들러 간다. 송지호 관망타워 이 지방에는 이런 맥락의 똑 같은 전설들이 호수마다 있는데, 창의력을 많이 아꼈던 모양이다. 죽도 강원도의 동해안 일대에는 "죽도"가 꽤 많다. 송지호 해변과 마주하고 있는 이 섬도 죽도인데, 고구려의 광개토대왕릉과 관련된 자료가 나왔다는 설이 있다. 송지호(松池湖)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호리·인정리·오봉리에 걸쳐 있는 둘레 약 6㎞의 석호〔潟湖: 바다 일부가 외해(外海)와 분리되어 생긴 호소〕이다. 송지호는 작은 만(灣)의 입구에 모래가 많이 쌓여 사주(砂洲)나 사취(砂嘴)가 발달하면서 바다로부터 분리되었다고 한다. 동해안에는 송지호를 비롯하여 소동정(小洞庭), 삼일포(三日浦), 강동포(江洞浦), 화진포(花津浦..

강원도 2020.06.13

강원도 남애항에서 화진포까지 11일 – 고성 화진포(花津浦)

참 이상하다. 보통은 인명을 지명으로 쓸 때에는 그 시대 그 사회에서 귀감이 되어 추앙받는 사람의 인명을 쓰는데, 여기 화진포에 나오는 "이화진"처럼 지탄의 대상인 인물은 드무니 말이다. 화진포 성(김일성 별장) 화진포 참 흥미로운 곳이다. 서로 신념이 다른 두 사람, 이승만 김일성이 한 시대, 한 국가를 이끌면서 거의 동시에 같은 공간을 향유했다니 말이다. 이승만, 이기붕, 김일성이 화진포에 별장을 만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화진포의 풍광이 아름다웠다는 것이었을 테고, 그 시절에는 선택받은 소수의 특별한 신분의 사람들만 갈 수 있는 곳이었지 일반 백성들은 접근할 엄두도 못 내던 성역이었다. 이승만 별장 나도 그가 초대 대통령이었던 역사적 사실은 알고 있지만, 수식어 없이 그냥 이승만이라 호칭하고싶다. 지금..

강원도 2020.06.10

강원도 남애항에서 화진포까지 11일 – 고성 능파대(凌波臺)

고성 능파대(凌波臺) "동해 해파랑길 46코스"에 있는 능파대는 청간정, 아야진, 천학정 등과 더불어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명소 중의 하나다. 능파대라는 이름은 어느 적 강원도 감사가 능파대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를 보며 붙인 이름이란다. 능파대 또한 옛날에는 섬이었는데 오랜 세월에 거쳐 육지와의 공간이 채워지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변했다고 한다. 능파대는 어느 곳이든 카메라를 들이대면 멋진 작품이 나오는 그런 곳이다. 정말이지 자연이 만들어내는 예술에 비하면 인간들이 예술작품이라고 만들어놓은 것들은 초라하게만 보인다. 능파대의 바위들은 보기와는 달리 화강암이라며 염분이 있는 바닷물과 파도에 의해 물리적, 화학적 풍화작용으로 벌집 같은 구멍이 생긴 타포니(tafoni) 군락이라고 한다. 남편은 파라솔 펴..

강원도 2020.06.06

강원도 남애항에서 화진포까지 11일 – 고성 천학정(天鶴亭)

동해안의 명소들은 대부분 일출명소인데, 이 천학정도 역시 일출명소 중 하나다. 고성 천학정(天鶴亭) 고성 천학정은 고성 8경 중 제2경이라며, 정자의 이름에 하늘"천" 자를 쓰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데, 손에 잡히는 게 없는 뜬구름 같아서 생략한다. 아쉬운 것은 천학정의 현판이 너무 작고 정자와의 조화와 균형감이 없다. 천학정 입구 이 계단을 올라가면 바로 천학정이 나온다. 풍 경 천학정 주변과 교암해변 교암해변의 끝에는 교암항이 있고 능파대가 교암항을 방파제처럼 막아주고 있다. 소나무와 송림 천학정에 가면 달랑 천학정만 보고 가지말고, 천학정을 품고 있는 송림과 아름다운 소나무 그리고 그 속의 숲길을 걸어보아야 천학정을 제대로 감상한 것이라 생각된다. 솜씨가 부족해서 소나무와 송림 그리고 숲길의 아..

강원도 2020.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