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향(大鄕) 이중섭(李仲燮)
평안도 출생(1916∼1956까지 40세)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비단길을 걸었지만 자신의 소신에 따라 세상을 살다보니 세상의 쓴맛 매운 맛을 다 보며, 인간의 최후의 안식처인 가족을 바라보며 살아갔던 화가.....
장마철이란다.
날씨가 우리 삶에 주는 영향은 지대한 것 같다.
화창한 날들이 열리면 생각도 화창해지고, 눈이나 비가 내리는 날이 지속되면, 감성적이고 글루미(gloomy) 해지는가 보다.
소
이중섭의 작품에는 소와 가족이 유난히 많다.
태산도 무너뜨릴 것 같은 어깨와 큰 눈망울 그리고 수컷의 상징인 큰 불알...
이중섭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자신을 그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전통적으로 인간을 위해 뼈골이 빠지도록 농삿일을 하고 늙어서는 털까지도 인간에게 바치는 희생의 심볼이자 인간에게는 가장 충성스러운 소가 아니라 세상 속에 사는 자신과 가족, 그 사이에 끼어 있는 자신을 그린 건 아니었을까.....
돌아오지 않는 강
위의 "돌아오지 않는 강"과 아래의 "항아리" 그림은 더러 생각은 해봤지만 내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다.
이중섭 작품 전시회는 몇 번 다녀보았고 서귀포의 미술관에도 두어번 다녀왔는데, 그의 작품은 이 정도로 하는 게 좋을 것 같고 내 블로그에 올려진 것들도 있다.
그는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무난한 시절을 보냈지만, 자의식의 싹이 자라면서 자신의 세상을 보고 추구하며 살다보니, 어느 날부터 궁핍의 배를 타고 있었고, 원치 않은 배와 분리된 삶 속에서 풍랑에 휩쓸리는 가족에 대한 사랑에 가슴 아팠던 것 같은데, 그 자체가 인간의 자기애(自己愛) 아니었을까.....
세상의 부질없는 허상이 사라지면 가슴 깊은 곳, 내면의 세계(자신과 가족)로 돌아가는 게 인간의 삶일지 모르겠지만 망우리에 있는 그는 내 물음에 파아란 잔듸만 보여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더라...
어제는 용왕산부터 시작해서 봉제산과 우장산까지 걷는데, 봉제산 KC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사는 얘기 좀 하고 날 더러 "넌 미남이 아니라 멋진 놈"이란다.
그게 뭔데 했더니, 미남은 그저 예쁜 속 빈 강정이고 너는 속이 좀 차 있는 괜찮은 놈이란다.
이렇게 자화자찬하며 산다. 속엔 똥만 차 있는 걸 그 친구도 잘 아는데.....
사실 나는 무척 날카로운 성격인데, 그 친구가 나를 둥굴고 부드럽게 어루만져주면서 나를 성장시켜주었는데, 나는 보답한 게 없지만, 고마운 마음을 가슴에 담고있고 그것이 우리가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간 의미라 생각한다.
어쨌건 어제 하루는 기억에 남을 하루였다.멀리 아프리카 보츠와나에 있는 오랜 친구도 만났으니...
사실 외국의 여러 곳에 친구들이 있었고, 여행도 그러했지만, 나는 America를 일부러 외면했었다.
역사적 휴머니즘이 빈약한 무식한 정복자들이 구축한 천민자본주의사회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의 지성들을 모두 빨아들인 블랙-홀의 덕분으로 지금의 미국이 되었지만...
사실 인도를 시작으로 아프리카와 남미를 식민지로 정복하여 온갖 착취를 함은 물론, 그로 인한 빈곤과 불평등에 지금도 그림자 인형극을 하고 있는 포르투갈을 필두로 한 백인들의 탐욕과 위선은 지금도 진행중이지 않은가.
요즈음 트럼프와 미국이라는 나라의 실상을 보면 대강 이해되는 나라아닌가.
조그만 섬 나라의 부족장 만도 못한 트럼프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대한만국이 불쌍하다,
아이들이 다음에 집에 오면, 이민 문제를 아젠다로 던질 참이다.
이민생활이라는 게 이방인의 삶일 수도 있겠지만, 한국이라는 나라의 출렁대는 불안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말이다.
이미 오랜 세월동안 그레샴의법칙이 작동되어왔지만, 시계도 빨라지고 범위도 넓어질 것 같다,
그래서 여행도 괌, 사이판, 하와이까지는 갔어도 본토는 가지 않았다.
현역 시절에 기회가 있을 때도 싫다고 했는데, 내 선택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눈이 아프게 시린 바다와 하늘을 보았으니, 달리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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