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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국민이 봉입니까?

2020.3.19 시인이 고향 가는 시골버스를 탔는데, 어느 할머니가 기사에게 "이게 막차냐"고 묻습니다. 기사가 "마지막 버스, 그러니까 영구 버스가 한 대 더 있다"고 농을 던지자 곧바로 할머니의 반격이 날아듭니다. "그래 자네가 먼저 타보고 귀뜸해줘, 그 버스를 영구적으로 끌든지… " 기사가 "아이고 제가 졌어요" 하고 항복하지만 때는 늦었습니다. "화투판이든 윷판이든 지면 '죽었다'고 하는겨, 자네가 먼저 죽어." 기사가 "다음엔 승복 입고 오겠다"고 저항해보지만 할머니는 결정타를 날립니다. "예쁘게 하고 와, 자네가 내 마지막 남자니까…" 삶의 끝자락에 다다른 할머니의 질펀한 해학이 묘하게 서글픈 여운을 남깁니다. 투전판 개들은 사력을 다해 싸우지만 묘하게도 서로 급소만은 물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상속에 2020.03.19

초평도와 장산전망대 그리고 화석정

장산전망대(長山展望臺) & 초평도(草坪島)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사람이 사람을 서로 피하는 세상이 되어버려, 매일 생활 주변의 호젓할 곳만 찾아다니다 보니 무료하고 답답하다. 금년 봄이 빠르다고는 해도, 나물은 아직 철이 이르지만 조용하고 시야가 탁 트이는 임진강변의 장산전망대로 쑥을 캐러 나섰다. 지난 해에도 갔었는데, 4월 10일경이 좋았었는데 올해는 3월 20일경이면 적당할 것 같다. 쑥이야 쑥국 끓여 먹을 정도면 충분할 것이고, 풍경 좋은 곳에서 하루를 보냈으니 그만하면 충분한 거 아니겠나. 장산전망대 정자 쑥 캐고...쑥 캐다가 허리 아프면 주변 풍경 바라보고, 또 허리 아프면 간식 먹고 커피 한잔 마시고, 쑥 캐는 것과 노는 것을 겸하다 보니 둘이서 양파 주머니 하나도 제대로 못 채웠다. 한..

안양천 산책길

집에서 안양천과 한강으로 가려면 찻길을 따라 갈 수도 있지만, 나는 대개 앞산인 용왕산을 넘어 다니는데... 산수유꽃 용왕산 자락의 양지바른 곳에는 봄의 전령 산수유꽃이 활짝 피었다. 용왕산을 넘어, 전철 9호선 신목동역에서 몇 걸음 걸으면 안양천과 한강으로 이어지는 계단과 무장애길이 있고... 안양천생태공원 파크골프장 양평교에서부터 양화교 부근까지 펼쳐지는 파크골프장에는 코로나 때문인지 아니면 주말이어서 사람들이 많을까 봐 그런 것인지 골프장이 조용하다. 양천 우드볼장 골프장과 붙어있는 우드볼장에는 그래도 몇 사람이 나와서 우드볼을 치고 있고... 자전거 전용도로 & 산책로 코로나 때문에 집에 갇혀서만 지내기에는 너무 소심한 것 같기도 하고 또 답답할 뿐만 아니라 몸 컨디션도 내려앉는 것 같아 산책을 ..

일상속에 2020.03.08

지리산 정령치 - 달궁마을 - 덕동마을

2019.8.20 2020년 3월 1일. 3.1절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전염병(감염병) 때문에 온 나라가 동토가 되었음은 물론, 전 세계도 빠른 속도로 동토화되어가는데, 쉽게 수습되기는 어려울 것 같아 우울한 날들이 오래 지속될 것 같고 희생자도 많아질 것 같다. 대한민국 특유의 결집력으로, 우리나라만이라도 지금의 불안과 공포의 상황을 최대한 빨리 종식시켰으면 좋겠다. 전염병의 속성인 전염성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서로 간에 가해자 겸 피해자가 될 수 있어서, 모든 사람들이 서로 접촉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니 안타까운 일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전염의 공포로부터 안전한 곳을 생각하고 또 선택도 할텐데, 그런 측면에서, 지난 여름에 다녀왔었던 큰 산 지리산이 떠올랐고, 그 속의 청정마을이 떠올랐다. 정..

지리산 천은사

2019.8.20 일주문 - 방장산 천은사(泉隱寺) 지리산 3대사찰(화엄사, 천은사, 쌍계사)에 걸맞는 일주문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 일주문은 원래는 없었던 것인데, 노고단과 남원으로 연결되는 도로가 만들어진 이후에 세워진 것으로 생각되며, 들어갈 때 보는 모습이다. 지리산의 옛 이름은 방장산이었고 또 두류산이기도 했었다. 일주문 - 남방제일선찰 나올 때 보는 모습인데, 남방제일선찰(南方第一禪刹)이란 명예로운 이름은 고려 충렬왕 때 붙여준 이름이라고 한다. 일주문 ---지리산 천은사 이게 본래의 일주문이다.여기에 이야기와 역사가 서려 있으니 사설(辭說)을 조금 풀지 않을 수 없다. 천은사 극락보전 앞 뜰에는 염험한 샘이 있어서 감로수(甘露水)라 했고, 절 이름도 "감로사(甘露寺)"였는데, 이 샘에 큰 ..

화개장터 - 남도대교 - 하천리

2019.8.19 어제 아침엔 화사한 햇빛으로 시작하더니 석양 무렵엔 안개같은 이슬비로 변했고, 밤새도록 비와 비같은 눈이 오락가락하더니 마침내 눈보라가 몰아친다. 눈보라가 몰아치고 하지만, 계절은 봄으로 달려가고 있고, 이미 봄이 온 느낌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날에 여름 풍경을 올리는 것이 참 생뚱맞은 느낌이다. 그래도, 타이틀은 유명세에 따라 "화개장터 - 남도대교 - 하천리"로 올렸지만... 내레이션은 "남도대교"로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남도대교(南道大橋) 하동군 화개면에서 구례군 간전면을 바라본 모습 옛날에 시내와 강에 다리가 있었던 곳이 얼마나 있었을까 만은, 이 곳에도 당연히 다리가 없었고, 강 양안에 줄을 매서 줄을 잡고 운행했던 나룻배가 있었기에 사람까지의 왕래는 무난했지만..

경상도 2020.02.16

지리산 화엄사

2019.8.19 각황전(覺皇殿) - 국보 제67호 일주문옛날에는 없었는데 나중에 세운 것으로 보이며, 일주문 앞에서 오른쪽 주차장으로 들어간다. 지리산 화엄사면 충분하지 굳이 "대화엄사"의 "대"가 붙어야 할까?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 불러주면 몰라도 스스로 大를 자처하는 건 겸손하지는 못한 것 같다. 방장교(方丈橋) 주차장에서 마산천(馬山川)을 건너 화엄사로 가는 길인데, 절 앞의 다리는 성속(聖俗)분리의 뜻이 있어서, 속세에서 성역(극락정토)으로 건너가는 의미란다. 방장교라는 명칭은 지리산의 이명인 두류산(頭流山)과 방장산(方丈山)에서 따온 것일 테고... 지리산 화엄사(智異山華嚴寺) 화엄사의 홈-페이지 "가람배치도"에는 불이문(不二門)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아무리 찾아보아도 "불이문"이라는 글자는..

금강산 화암사

2019.10.27 설날입니다. 제 블로그에 오시는 모든 분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금강산 화암사 일주문(金剛山 禾巖寺 一柱門) 금강산이라면 당연히 북쪽에 있을 줄로만 알았지 남쪽으로까지 이어져 있는 줄은 몰랐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일주문을 지나 약 200m쯤 되는 이런 길을 걸어 올라간다. 수암전 보다시피 한글로 "수암전"이란 현판이 붙어 있는데, 화암사의 유래와 관련된 쌀바위 즉, 수(穗)바위와 불가분의 관계일테니, 이 전각의 한자명은 穗巖殿이 될 터인데, 법당이 아니라 상품을 파는 상점이다. 이 수암전 건너편 등산로가 신선대로 오르는 길이다. 금강산 신선봉과 상봉 화암사는 바로 이 금강산 줄기인 신선봉과 상봉의 품에 안겨 있다. 신선봉과 신선대는 도처에 많이 있지만, 신선이..

강원도 2020.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