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3.19 시인이 고향 가는 시골버스를 탔는데, 어느 할머니가 기사에게 "이게 막차냐"고 묻습니다. 기사가 "마지막 버스, 그러니까 영구 버스가 한 대 더 있다"고 농을 던지자 곧바로 할머니의 반격이 날아듭니다. "그래 자네가 먼저 타보고 귀뜸해줘, 그 버스를 영구적으로 끌든지… " 기사가 "아이고 제가 졌어요" 하고 항복하지만 때는 늦었습니다. "화투판이든 윷판이든 지면 '죽었다'고 하는겨, 자네가 먼저 죽어." 기사가 "다음엔 승복 입고 오겠다"고 저항해보지만 할머니는 결정타를 날립니다. "예쁘게 하고 와, 자네가 내 마지막 남자니까…" 삶의 끝자락에 다다른 할머니의 질펀한 해학이 묘하게 서글픈 여운을 남깁니다. 투전판 개들은 사력을 다해 싸우지만 묘하게도 서로 급소만은 물지 않는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