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32

격포 채석강

(2022.4.24) 격포(格浦) 채석강(彩石江) 바다인데 강이라 부르는 곳들이 있다. 바로 이 채석강과 적벽강 그리고 해금강과 염하강 등이 떠오르는데, 모두 다 아름다운 곳이자 그런 이름이 붙은 사연들이 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이 채석강은 중국의 그 유명한 시성 이태백이 노닐던 중국의 채석강과 비슷하다고 하여 채석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는데, 이태백이 격포에 왔을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백제와 고구려가 멸망하고 통일신라시대를 열어가면서 후삼국시대로 이어지는 와중에 한국 사람이 중국의 채석강을 보고 왔다는 것도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중국인이 격포에 왔거나 한국인이 중국의 채석강을 보고 왔다기보다는 이태백의 시나 문헌에 나오는 내용을 근거로 하여 채석강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

전라도 2023.12.16

변산반도 내소사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22.4.24) 변산반도 능가산 내소사(來蘇寺) 아름다운 변산반도(邊山半島) 국립공원의 능가산(楞伽山) 관음봉(觀音峰) 골짜기에 있는 내소사는 633년(백제 무왕 34년)에 백제의 승려 혜구두타(惠丘頭陀)가 창건했다고 하며, 처음에는 소래사(蘇來寺)라 하였다가 내소사로 바뀌었는데, 일설에는 당나라의 장수 소정방(蘇定方)이 방문하여 내소사라 했다니 우스운 얘기지만 당시로서는 그런 영광(?)이 필요했는지 모르나 근거 없는 설이라고 하지만 나당연합군의 당나라 장수가 소정방이었으니 그런 이야기가 나올 법도 하고, 원래는 “여기에 오는 사람은 모두 소생(蘇生)하세요.”라는 뜻이라는데, 조금 어색하긴 하다. 변산반도 일원의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뛰어난 경관이기에 택리지에서도 십승지..

전라도 2023.12.11

조선의 명기 매창 이향금과 남자들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이매창 언젠가 지인 자녀의 혼례가 있어서 남행하는 길에 알아보고 싶었던 매창(梅窓, 본명 이향금 李香今)의 테마관을 둘러보는 김에 변산반도의 남단에 있는 내소사(來蘇寺)와 격포항(格浦港)의 채석강(彩石江)을 둘러보았는데, 잊어버리고 지내다가 생각이 나서 올린다. 매창(梅窓,1573∼1610)은 전북 부안에서 아전 이탕종(李湯從)과 관비(추정)의 딸로 출생하여 기적(妓籍)에 올라 천향(天香), 향금(香今), 계생(癸生), 계랑(癸娘) 등의 이름으로 재능을 발휘했으며 매창이라는 호는 스스로 지은 자호(自號)라고 한다.(생몰에 대해 이설도 있다.) 기생으로서는 개성의 황진이(黃眞伊, 생몰미상)와 더불어 조선 명기의 쌍벽을 이루었다 하고, 여류시인으로서는 허난설헌(許蘭雪軒, 본명 ..

전라도 2023.11.27

진도 & 해남 우수영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진도타워와 해남 우수영 그리고 울돌목 진도에서는 3가지 자랑을 하지마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림과 글씨 그리고 노래라는데, 그림과 글씨에 있어서는 남종화(南宗畵)의 3대 대가인 소치(小痴) 허련(許鍊 또는 허유 許維, 1808~1893), 미산(米山) 허형(許瀅, 1862~1938) 그리고 남농(南農) 허건(許楗, 1907~1987)을 배출했으니 당연지사고, 노래는 진도아리랑을 필두로 남도 특유의 육자배기가 노동요로 또는 흥겨운 잔치 등 일상의 삶 전체에 녹아들어 있었으니 더 말해 무얼 하겠는가! 또 송가인도 있잖은가... 육자배기는 여섯 박자 또는 장단을 기본으로 노랫말도 가급적이면 여섯 글자로 자유롭게 맞추어서 부르는 노래인데, 진도에 가려면 이 육자배기를 받아넘길 수..

전라도 2023.06.07

정읍 내장사 & 미르샘다리와 정읍사(井邑詞)

불타는 대웅전 내장사는 1400년을 바라보는 고찰인데 지난 2021년 3월 5일 내장사의 승려가 대웅전에 불을 질러 화마가 춤추는 모습이다. 이번 화재로 내장사 대웅전은 4번째 전소되는 불과의 악연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방화를 한 승려는 53세로 철이 들어도 한참 들었을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인데, 이 사건이 있기 3개월 전에 불국사에서 내장사로 전보되었다니, 속칭 방출된 거 아닐까 생각되고, 자연스럽게 외톨이가 되었지 않았을까 생각되며, 술 한 잔 마시고 쌓인 외로움과 불만을 이런 식으로 무지막지하게 표출한 것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봤다. 일주문 – 내장산 내장사 석탄일이 가까워져 연등이 걸렸고 숲은 부드러운 연초록이다. 천왕문 일주문에서 약 300m 정도 걸으면 천왕문에 이르는데, 천왕문으로 건너가..

전라도 2022.05.22

장성 백암산 고불총림 백양사

장성 백양사(白羊寺) 백양사는 632년(백제 무왕 33년)에 여환(如幻)이 창건하여 지금에 이른다니 1400년에 가까운 고찰이다. 내장산국립공원(1971년 지정)은 백양사지구와 내장산지구로 대별되며 백양사는 내장산국립공원 백암산(白巖山)의 백학봉(白鶴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인도 이집트 그리고 유럽에만 500년 내지 1000년 이상의 고색창연한 역사문화유적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381년(고구려 소수림왕 11년)에 창건하여 2000년의 역사를 바라보는 강화도 전등사를 비롯하여 주로 삼국시대의 불교문화유적이 많아서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는 불교문화의 공부가 필수인 것 같다. 세상사 모두가 그렇듯이 여기에도 권력이 작동하는데, 그 얘기는 적당한 때에 말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백암산..

전라도 2022.05.15

익산토성 & 왕궁

2019.8.19 장장 60일에 가까운 장마가 대미를 장식하겠다고 오늘 아침에도 용틀임을 한다. 익산토성과 왕궁 이야기, 꽤 난해하고 재미있는 얘기들이 펼쳐지는 곳이다. 조그만 마을이 하나 형성되는 데에도 배산임수(背山臨水)가 기본이었는데, 물은 그 자체로 생명이어서 마실 물이 필요했을 뿐만 아니라 농사에도 절대적으로 필요했고, 화목이 연료였던 시절에 산 또한 필수요소였다. 우선 작은 성만 살펴보더라도, 현존하는 낙안읍성, 해미읍성, 고창읍성, 덕포진 등에 비하여 익산토성이 백제 도읍지의 토성이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익산시 왕궁리에 있는 백제왕궁터인데, 익산(益山)이라는 지명부터 재미있다. 산도 없고 강도 없는 평야와 구릉지대를 도읍지로 하여 정궁을 세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자면, 아마도 행궁 정도..

전라도 2020.08.15

익산 미륵사지

2019.8.19 익산 미륵사지(益山 彌勒寺址) 사적 제150호인 미륵사지는 마한(馬韓)의 옛 도읍지로 추정되기도 하는 금마면 용화산(龍華山) 남쪽 기슭에 자리 잡은, 한국 최대의 사찰지이다. 601년(백제 무왕 2년)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무왕(武王, ? ~ 641년)과 선화공주(善花公主)의 설화인 서동요로도 유명한 사찰이다. 국보 제11호인 동양 최대 석탑인 미륵사지 서석탑(西石塔)과 보물 제236호인 미륵사지 당간지주가 있으며, 1974년 8월 원광대학교에서 실시한 발굴조사 때 동탑지(東塔址)도 발견되었다. 건물지(建物址)는 백제와 고구려의 유구(遺構: 토건양식)가 복합되어 있다. 미륵사지는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삼탑삼금당(三塔三金堂)이 배치된 사찰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한다는데, 보통은..

전라도 2020.03.22

강천산 - 순창

아날로그 시절에 두어번 가봤던 강천산을 타임캡슐을 타고 많이 날아와서 가봤는데, 올해 단풍이 별로여서 단풍을 보러 간 게 아니라, 그냥 삶의 호흡조절로 갔다. 강천문 순창 강천사에서 서울로 돌아오는데 6시간 남짓 걸렸다. 토요강좌 때문에 부득이 일요일 산행클럽을 찾아 1년을 함께 했는데, 이제는 주말에 가는 산악회 산행은 졸업을 해야 할 것 같다. 비용은 가장 경제적이지만,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너무 많고, 문화의 다름에 적응해야 하는 갈등 또한 만만치 않다. 신선교 버스가 주차장에 진입하는 것도 수월치 않았다. 강천산만 그랬겠나, 전국의 단풍 유명세 지역은 동병상련이었을 것이다. 좋고 나쁨의 문제를 떠나 사회적 현상이다. 도선교 마치 잠실야구장에서 야구경기가 끝나고 쏱아져 나오는 인파의 물결 같다. ..

전라도 2019.11.12

천불천탑의 운주사(雲柱寺) - 전남 화순

2019년 3월 9일에 다녀왔던 운주사를 이제서야 블로깅하니 시절이 어울리지 않는다. 다시 가보고 싶기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옛날 사진 자료를 모두 날려버려서 다시 갔는데, 앞으로도 또 가보게 될 것 같다. 매력이 있으니..... 화순 영구산 운주사 일주문 기록에는 천불산(千佛山)이라고 되어있지만, 천불천탑(千佛千塔)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니 운주사 뒷산을 천불산이라 했던 모양이다. 구름을 기둥으로 한 절 운주사(雲柱寺)라니 참 독특한 이름의 절인데, 또 다른 이름으로 한반도를 배에 비유해 그 배가 잘 운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어진 절이라는 뜻의 운주사(運舟寺)라는 동화 같은 이름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이건 너무 억지 춘향같다. 안내문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솔향 가득한 솔잎차를 한잔 마시고......

전라도 2019.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