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에

설 - 설날

아미고 Amigo 2020. 2. 1. 16:39


2020.2.1  




2020년 1월 25일 설날이었다.

또한 설날을 전후하여 4일간의 설 연휴가 지나갔다.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하는 동요를 부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내 손주 녀석들이 그 노래를 부를 나이가 되어간다.




손주 녀석들

큰 녀석이 외손녀이고, 작은 녀석이 친손녀인데, 보기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웃음이 절로 나오는 거야 기쁜 일이지만, 이제 내 자리를 비워 줘야 할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건 별로 기쁜 일은 아닌 것 같다.




설의 어원에 대하여는, "삼가거나 조심한다."는 뜻의 옛말인 "섧다"에서 유래되었다는 설, 새해에 대한 낯설음의 원형인 "낯설다"에서 "설"이 유래됐다는 설 그리고 "개시한다"는 뜻의 "선날"이 연음화되었다는 설 등이 있다고 하며


시니어들에게는 나이 먹는 게 서러워서 "설"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름쓰기 행사

9달이 모자란 5살 배기인 큰 녀석은 이름쓰기 행사에 가서 제 이름을 썼노라고 한참을 자랑하고 나서는 영어 알파벳을 대문자 소문자 구분없이 제가 쓰기 쉬운 것으로 몇자 쓰고는 영어도 쓸 줄 안다며, 할머니 할아버지도 영어를 배워야 한다고 한다.


열심히 배워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했다.




설의 의미는 첫째, 조상신과 자손이 함께 하는 신성한 시간이라는 것, 둘째 일가친척 및 마을공동체와의 유대를 강화하는 시간, 셋째는 음력(陰曆)으로 한 해를 구분하는 기준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귀향과 여가활동의 시간일 것 같다.


그러나 요즈음 젊은 세대들은 명절의 의미보다는 여가활동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





친손녀

7개월 조금 넘은 이 녀석은 이제 겨우 어설프게 기는 수준이어서 언제나 보호자와 함께 있어야 하는 처지지만, 상호작용을 제법 잘 하고 분리불안도 별로 없어서 데리고 놀면 웃음이 종종 터진다.


요즈음 아이들은 인지능력과 학습능력이 소름이 돋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는 것 같은데, 성장환경이 그런 성장을 촉진하는 것 같고, 심지어 놀이와 장난감까지도 그것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는 것 같다.




세계의 설 명절

우리의 설에, 중국은 춘절(春節)이라고 하여 우리와 비슷한 맥락의 명절(名節)이고, 일본은 양력(陽曆) 1월 1일이 설인데, 옛날에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음력(陰曆) 1월 1일을 설 명절로 쇠었으니 메이지유신 때 양력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서양은 나라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성탄절부터 연초까지 연말휴가가 이어진다고 한다.





호주의 설날

우리의 반대쪽 남반구에 있는 호주의 시드니에 사는 동서의 가족들은 설날에 본다이 비치로 나들이를 나갔다.


전두환 정권 시절에 이민을 만류하는 내게 "언론의 자유도 없는 나라가 무슨 민주공화국이냐? 이런 나라에 살기 싫다. 동서도 함께 떠나자."며 떠나 버렸고, 나는 장남이라고 주저앉아 살고 있다.


동서의 이름이 "서양배"여서, 형님은 동양배가 아니니 동양을 떠나는 게 맞다고 내가 놀리곤 했었다.


동서는 처형한테 지청구 듣는 게 당연하다.

손녀를 안는데도 허리도 안 좋은 처형이 큰 녀석을 안고 자기는 작은 녀석을 안고...





설 명절에도 새로 태어나는 생명이 있는가 하면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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