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주변 105

자작나무 & 하몽(Jamon)

길상사에 갔다가, 느긋하게 왔다갔다 하느라 점심 시간을 한참이나 지나버렸다. 밥 먹을 곳을 찾아, 길상사에서 정릉동으로 넘어가는 고개를 넘어 구불구불한 길을 내려오다 보니 이 집이 눈에 확 띤다. 몽골의 게르와 비치파라솔이 몇개 있는 공간인데... 수제 맥주와 와인 그리고 커피를 마시는 곳으로, 주변에 있는 자작나무와 수목들이 치장을 한 계절에는 분위기가 그럴싸할 것 같다. 이 식당의 컨셉은 자작나무다. 건물 주변의 공간에 자작나무를 제법 가꾸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작나무에 대한 자료들을 많이 연출하고 있다. 식당 내부에는 이런 자작나무숲의 사진들이 아주 시원스럽게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벽면을 채우고 있는 문학작품 속의 자작나무 얘기들이 진부하지 않다. 하몽(Jamon) 하몽은 우리에게 비교적 생소한..

서울 & 주변 2019.01.07

길상사(吉祥寺)

길상사(吉祥寺) 하면 길상화(吉祥華: 법정 스님이 준 김영한의 법명) 김영한(1916∼1999)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고, 김영한 하면 백석 백기행(白石 白夔行,1912∼1996)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으며,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김영한 하면 대원각(大圓閣)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으며, 법정(法頂. 1932∼2010. 속명 박재철 朴在喆) 스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법정 스님 하면 또 김수환 추기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 그 이야기는 생략하고... 이 세분들과 대원각 그리고 길상사에 얽힌 꿈결 같은 이야기들은 인터넷에도 많은 자료들이 있으므로 생략하고, 나는 길상사 설법전 앞에 있는 “관세음보살상”을 살펴보려 다녀왔다. 백석과 자야(김영한의 애..

서울 & 주변 2018.12.24

반짝 피서 - 궁산 소악루

이글거리는 여름의 마지막 날을 소악루에서..... 소악루(겸재 정선) 더위가 끝이 없다. 내 비망으로는 7월 13일부터 가마솥 더위가 시작되어 오늘이 8월 16일이니 34일째 가마솥 더위가 계속된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하루는 또 어떻게 보낼까 궁리를 한다. 더위가 장기간 지속되다보니 희한한 일도 생긴다. 태풍을 기다리기도 하고, 파리와 모기가 별로 없어서 좋기도 하다. 이렇게 2시간을 피서하고..... 소악루 점심 때가 되었으니 애피타이저로 소악루를 한 바퀴 도는데, 소악루에 올라서니 한강 쪽에서 황소바람이 불어온다. 그러고 보니, 한강 주변에 소악루만한 누각이나 정자가 있나 어림해보는데, 개화산의 치현정이 떠오를 뿐, 더는 떠오르지 않는다. 강서구가 명당이다. 그렇게 멋진 자리에 누각과 정자를 모두..

서울 & 주변 2018.08.17

망우산 - 용마산 - 아차산

양원역 - 망우산(망우리공동묘지) - 용마산 - 아차산 - 광나루역 ⇒ 약 10km 요즈음 "서울둘레길"을 걷고 있는데 오늘(2018.4.17)도 OB들 넷이서 도란도란 얘기하며 터벅터벅 걸었다. 양원역에서 출발하여 중랑캠핑숲 부근에는 복숭아꽃과 배꽃이 활짝 피었다. 망우산(忘憂山) 망우리공동묘지 망우(忘憂)는 태조 이성계가 구리의 건원릉 자리를 보고 자신의 눌 자리 걱정을 덜었다는 얘기와... 논어의 발분망식 낙이망우(發憤忘食 樂以忘憂 - 배우기를 좋아해 알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면 식사하는 것도 잊고, 배우는 즐거움으로 근심도 잊는다.)에서 유래한 "망우"라는 얘기도 있고... 망우리공동묘지에는 만해 한용운, 위창 오세창, 소파 방정환, 화가 이중섭, 시인 박인환, 소설가 계용묵, 호암 문일평, 송촌 ..

서울 & 주변 2018.04.19

봉은사(奉恩寺) - 강남 삼성동

날이면 날마다 부대끼는 생활의 공간이었고 그래서 일상의 공간이었던 봉은사(奉恩寺)가 궁금했다. 뭐가 그리 궁금했을까? 내 삶에 별 특별할 것도 없는 공간일 것 같은데... 집에서 전철 9호선 급행을 타니 30분도 채 안돼서 봉은사역에 도착한다. 종합운동장까지 30분이니 당연하기는 당연한 거 같다. 봉은사 진여문 (일주문에 해당하는...) 몇 년만에 이 동네에 나들이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볼 일이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우선 봉은사부터 슬쩍 살펴보고..... 이 절은 아이러니하게도 연산군 때에 왕후의 후원으로 번창하게 된 절이라는데 이름도 잘 몰랐던 이 절이, 어느 때부터 강남이 뜨면서 유명사찰이 되어버렸다. 근.현대 한국사회의 특징 중 하나가 목적이나 과정은 알 바 아니고 그저 결과만 그럴싸하면 그만이..

서울 & 주변 2018.04.02

궁산의 소악루 그리고 구원

조금 전 14:30 경에 지진이 있었던 것 같다. 약 3내지 4초 동안 집이 몹시 흔들렸다. 소악루(小岳樓) 강서구 가양동 산4-7 아직 단풍이 남아 있는 소악루의 모습 소악루가 있는 이 자리는 원래 "악양루"가 있었던 곳으로, 이곳의 풍치가 중국 동정호에 있는 악양루에 버금간다 하여 궁산에 악양루를 지었었다고 하며, 小岳樓라는 이름이 맹랑하다. 작을 小에 큰산 岳 자니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겸재 정선미술관에서 강의가 끝나고,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궁산에 올랐다. 소악루가 지금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고 소악루에서 바라본 한강과 북한산은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 그렇게 궁산을 두어바퀴 돌고 내려오는데, 내려오는 길목에서 한 여인이... "궁산 아름답지요?" 한다. (2017.8.2..

서울 & 주변 2017.11.15

겸재 정선 미술관

겸재 정선미술관 주변에는 명소들이 많이 있다. 서울의 유일한 "양천향교", "소악루"와 "양천고성지"가 있는 궁산, 선사유적 "허가바위", 그리고 "허준 박물관" 등 지척간에 명소들이 즐비하다. 미술관 전경 1층에서 본 모습(위)과 3층에서 본 모습(아래) 3층에 있는 동산의 조형물 엘리베이터도 있지만, 1층에서 3층까지 직선으로 시원하게 관통하는 계단 1층 로비 2층 로비 3층 로비 겸재 정선의 양천현령 시절과 은퇴 후 생활 조선 최고의 화가였던 겸재 정선의 주요작품 / 인왕제색도(위) ****************************************** 미술관이기에 미술품을 전시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미술관련 강좌, 인문학강좌, 창작활동, 영화상영 등 많은 문화활동으로 활용한다. 서양미술기행..

서울 & 주변 2017.10.11

우장산 & 문학산책

우장산(雨裝山) 강서구에 있는 산으로, 기우제를 지냈던 산으로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와서 우장을 써야했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며, 검지산(劍支山), 원당산(元堂山)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남쪽 봉우리에는 강서구민회관, 궁도장, 축구장, 테니스장 그리고 시비 등이 있으며, 북쪽 봉우리에는 새마을지도자탑이 있다. 그 유명한 매운당(梅雲堂) 이조년(李兆年)의 다정가(多情歌) 이화(梨花)에 월백하고 은한(銀漢)이 삼경인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아랴마는 다정(多情)도 병인양 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그리움과 사랑을 노래한 서정적인 시조 같기도 하지만 다른 의미를 읽어내기도 하는 것 같다. 이조년은 1269년에 태어나서 1343년에 74세로 돌아가셨다니 아주 장수하신 것 같다. 고려말 시대를..

서울 & 주변 2017.09.06

한강대교와 노들섬

인터넷 자료사진 한강대교는 1916년에 착공하여 1917년에 준공된 한강 최초의 인도교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이 다리가 놓여진지 올해로 100년이 되었다. 그동안 6.25 한국전쟁으로 파괴되었던 것을 복구하는 등 수 많은 보완공사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강 최초의 다리는 1900년에 건설된 한강철교라지만, 한강대교가 건설되므로써 노량진 쪽으로의 물류와 사람들의 왕래가 활발해져서 영등포를 비롯한 한강 이남의 강서 동작 관악 구로 금천 등등이 순차적으로 도시화되어 서울시에 편입되었던 것이다. 다리의 길이는 841m, 1,005m, 1,036m로 자료마다 다른데, 기준점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근래에 숭실대 쪽에 갈 일이 있어서 노량진에서 752번을 타고 다니다 보니 751번도 다니길래, ..

서울 & 주변 2017.07.27

반포 & 서래섬

오래 전에 미국 영화를 보면서 "게스트 하우스"라는 말이 생경했던 때가 있었다. 그런 "게스트 하우스"가 우리나라의 아파트에도 이미 도입이 되었다. 그런 건 그저 미국문화인줄로만 생각했었는데, 우리의 생활 속으로 스며든다니 뭔가 좀 이상하고 불편한 느낌이다. 우리 집을 찾아온 손님을 "게스트 하우스"에서 응대하고 보내버린다. 우리 집을 찾아온 일가친지를 "게스트 하우스"에서 주무시고 가시라고 한다. 집으로 초대하고 방문하는 것은 그 집의 생활상을 통해서 그집 사람들의 취향과 철학을 느끼고, 상호작용을 통해 친밀감을 높여나가는 과정 아닐까... 프라이버시와 과시욕은 이율배반적인 양면성인데... 나무들이 아름답다. 왜 여기에만 인공섬을 만들어줬을까.....

서울 & 주변 2017.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