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84

아침가리계곡 & 방동약수

굴피집 곰배령 가는 길에 있었던 굴피(참나무 껍질)집으로 구경거리의 하나였었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굴피집 뿐만이 아니라 많은 옛 추억거리들이 사라져간다. 대표적으로 굴피집 비슷한 너와집도 있는데, 나무 껍질을 이용하는 건 굴피와 비슷하지만 와(臥)가 조금 다른 거 같다. 말 그대로 와(臥)는 기와인데, 전통적인 토기와가 아니라 목기와라는 애기렸다. 또한 돌지붕인 집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천상의 박물관에 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변해가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마음은 허전해진다. 이런 지붕과 벽들이 필요했던 것은, 눈비와 바람 그리고 외부의 공격과 시선의 차단을 통한 사적 공간에 대한 생각이 있었다는 것일 게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뭐니 뭐니해도 하늘을 지붕으로 한 집이 ..

강원도 2020.07.31

점봉산 곰배령

곰배령 진동계곡까지 왔는데 곰배령을 안 가볼 수야 있는가. 배낭에 빵과 비스켓 그리고 물을 챙겨 담아 곰배령으로 향했다. 곰배령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탐방객을 제한하여 운영한다. 인터넷으로 방문신청을 받는데 하루에 9시, 10시 그리고 11시에 탐방을 출발하는데, 신청이 된 사람은 출발시간에 관계없이 신원확인만 하면 바로 탐방길에 오를 수 있다. 하산은 16시까지 마쳐야 하는데, 나는 매번 진동리에 있는 "점봉산 생태관리센터"로 차를 몰고 가서 탐방을 했기 때문에 점봉산 방향이나 가칠봉 방향 그리고 귀둔리 방향으로는 입산도 하산도 못해봐서 그 쪽에 대한 정보는 없다. 곰배령과 조침령(鳥寢嶺) 갈림길 왼쪽으로 가면 곰배령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가면 조침령 터널을 지나 구불구불한 고갯길을 지나 "국립..

강원도 2020.07.19

그곳 - 진동계곡

진동계곡 나 내일부터 얼마가 될지 모르겠지만, 바람 좀 쐬고 올게요.그러고선 김용옥의 책과 말콤의 책을 사가지고 와서 배낭에 챙겨 담았다. 사실 말콤에게 내가 낚인 셈이다.역사의 뿌리가 다르니 당연히 문화의 차이는 존재할 수 밖에 없고, "타인의 해석"이 달콤하고 매혹적인 마케팅으로 호기심 많은 나를 유혹했던 것 같다. 그래도 살다보니 어느 새 나이가 제법 계급장 또는 권위(?)가 되어버렸는데, 이거 내가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지만 긍정과 부정이 갈등하는 세상이고, 도덕 윤리 관습의 전통과 변화 사이에 낀 샌드위치라는 생각도 든다. 연애시절까지 합하면 40년도 훨씬 넘는 세월을 함께 소통하며 살아온 아내가 문득 생경하고 낮설어지는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 말콤의 "타인의 해석"에 웬만큼 담겨있으리라..

강원도 2020.07.15

강원도 남애항에서 화진포까지 11일 – 화암사(禾巖寺)

지난 가을에 돌아보았던 화암사를 아내가 못가본 곳이기에 잠시 들렀다. 지난 번 나들이 글을 “금강산 화암사(2019.10.27.)”로 올렸기 때문에 이번에는 짧게 정리했다. 금강산 화암사 - 일주문 일주문을 들어서면 얼마 전에 지나간 부처님 오신 날에 매달았던 연등이 화암사까지 늘어서있고, 사리탑(부도)도 환하게 밝히고 있다. 현대판 세심교(위)와 옛 세심교(아래) 차가 못다녀서 그렇지, 내 눈에는 옛 세심교가 더 아름답고 운치있어 보인다. 세심교에서 올려다본 "범종루" - 풍악제일루(楓嶽第一樓) 화암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 생각된다. 수(穗) 바위의 여러 모습 석가모니 고행불상 - 수하항마상 그 양반은 큰 법당에 들어가서 절을 하고 있는 참에 나는 처음 보는 이 불상을 살펴보았다. 석가모니가 보..

강원도 2020.06.16

강원도 남애항에서 화진포까지 11일 – 송지호(松池湖)

화진포를 끝으로 차를 돌려 남서쪽으로 가면서 송지호와 화암사를 들러 간다. 송지호 관망타워 이 지방에는 이런 맥락의 똑 같은 전설들이 호수마다 있는데, 창의력을 많이 아꼈던 모양이다. 죽도 강원도의 동해안 일대에는 "죽도"가 꽤 많다. 송지호 해변과 마주하고 있는 이 섬도 죽도인데, 고구려의 광개토대왕릉과 관련된 자료가 나왔다는 설이 있다. 송지호(松池湖)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호리·인정리·오봉리에 걸쳐 있는 둘레 약 6㎞의 석호〔潟湖: 바다 일부가 외해(外海)와 분리되어 생긴 호소〕이다. 송지호는 작은 만(灣)의 입구에 모래가 많이 쌓여 사주(砂洲)나 사취(砂嘴)가 발달하면서 바다로부터 분리되었다고 한다. 동해안에는 송지호를 비롯하여 소동정(小洞庭), 삼일포(三日浦), 강동포(江洞浦), 화진포(花津浦..

강원도 2020.06.13

강원도 남애항에서 화진포까지 11일 – 고성 화진포(花津浦)

참 이상하다. 보통은 인명을 지명으로 쓸 때에는 그 시대 그 사회에서 귀감이 되어 추앙받는 사람의 인명을 쓰는데, 여기 화진포에 나오는 "이화진"처럼 지탄의 대상인 인물은 드무니 말이다. 화진포 성(김일성 별장) 화진포 참 흥미로운 곳이다. 서로 신념이 다른 두 사람, 이승만 김일성이 한 시대, 한 국가를 이끌면서 거의 동시에 같은 공간을 향유했다니 말이다. 이승만, 이기붕, 김일성이 화진포에 별장을 만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화진포의 풍광이 아름다웠다는 것이었을 테고, 그 시절에는 선택받은 소수의 특별한 신분의 사람들만 갈 수 있는 곳이었지 일반 백성들은 접근할 엄두도 못 내던 성역이었다. 이승만 별장 나도 그가 초대 대통령이었던 역사적 사실은 알고 있지만, 수식어 없이 그냥 이승만이라 호칭하고싶다. 지금..

강원도 2020.06.10

강원도 남애항에서 화진포까지 11일 – 고성 능파대(凌波臺)

고성 능파대(凌波臺) "동해 해파랑길 46코스"에 있는 능파대는 청간정, 아야진, 천학정 등과 더불어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명소 중의 하나다. 능파대라는 이름은 어느 적 강원도 감사가 능파대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를 보며 붙인 이름이란다. 능파대 또한 옛날에는 섬이었는데 오랜 세월에 거쳐 육지와의 공간이 채워지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변했다고 한다. 능파대는 어느 곳이든 카메라를 들이대면 멋진 작품이 나오는 그런 곳이다. 정말이지 자연이 만들어내는 예술에 비하면 인간들이 예술작품이라고 만들어놓은 것들은 초라하게만 보인다. 능파대의 바위들은 보기와는 달리 화강암이라며 염분이 있는 바닷물과 파도에 의해 물리적, 화학적 풍화작용으로 벌집 같은 구멍이 생긴 타포니(tafoni) 군락이라고 한다. 남편은 파라솔 펴..

강원도 2020.06.06

강원도 남애항에서 화진포까지 11일 – 고성 천학정(天鶴亭)

동해안의 명소들은 대부분 일출명소인데, 이 천학정도 역시 일출명소 중 하나다. 고성 천학정(天鶴亭) 고성 천학정은 고성 8경 중 제2경이라며, 정자의 이름에 하늘"천" 자를 쓰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데, 손에 잡히는 게 없는 뜬구름 같아서 생략한다. 아쉬운 것은 천학정의 현판이 너무 작고 정자와의 조화와 균형감이 없다. 천학정 입구 이 계단을 올라가면 바로 천학정이 나온다. 풍 경 천학정 주변과 교암해변 교암해변의 끝에는 교암항이 있고 능파대가 교암항을 방파제처럼 막아주고 있다. 소나무와 송림 천학정에 가면 달랑 천학정만 보고 가지말고, 천학정을 품고 있는 송림과 아름다운 소나무 그리고 그 속의 숲길을 걸어보아야 천학정을 제대로 감상한 것이라 생각된다. 솜씨가 부족해서 소나무와 송림 그리고 숲길의 아..

강원도 2020.06.05

강원도 남애항에서 화진포까지 11일 – 고성 아야진(我也津)

아야진(我也津) 지명이 독특해서 유래를 찾아봤더니, 원래는 아야진 등대가 있는 곳의 바위가 거북이 같다 하여 “구암리(龜岩里)”라 했다가 “애기미”로 바뀌었으며, 다시 지금의 “아야진”이 되었다는데 맥락이 연결이 안 된다. 등대 아야진항에는 3개의 등대가 있는데, 2개는 이렇게 배가 출입하는 곳에 있고 또 하나는 마을의 언덕배기에 있다. 아야진 지명에 대한 다른 설로는 아야진 일대에 있는 산의 모양이 “也”자의 형상이어서라는데 그다지 공감이 되지 않고 또 다른 설로는 원래 “대야진(大也津)”이었는데 일제 강점기에 “大” 자를 못 쓰게 해서 “아야진”으로 바꾸었다는 설도 있다. 마을의 중심지이자 아야진항 바로 옆에는 멋진 소나무 한 그루와 정자가 이곳이 마을의 중심지임을 말하고 있다. 공판장 - 어시장 어..

강원도 2020.06.04

강원도 남애항에서 화진포까지 11일 – 고성 청간정(淸澗亭)

고성 청간정(淸澗亭) 고성에도 "고성 8경"이 있는데 청간정은 고성 8경의 제4경이자 "관동 8경"의 제2경이기도 하다. 고성 8경은 제1경(건봉사), 제2경(천학정), 제3경(화진포), 제4경(청간정), 제5경(울산바위), 제6경(통일전망대), 제7경(송지호), 제8경(마산봉 설경)이라 한다. 청간정은 천진천이 동해와 만나는 곳의 곶부리에 있는 아름다운 소나무숲에 자리잡고 있다. 모든 자료들이 청간정을 설명하는데 하나 같이 "청간정은 설악산에서 흘러내리는 청간천과 천진천이 합류하는 지점에"라고 말하고 있는데, 지도 검색과 현장 답사를 해보면 천진천만 있을 뿐이고 청간천은 보이지 않으며, 천진천의 물줄기도 금강산 줄기인 신선봉(神仙峯)과 화암사(禾巖寺)에서 발원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계단을 올라가면 ..

강원도 2020.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