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8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장소 중 하나인 경교장(京橋莊)을 한 번도 못가봐서 각시와 함께 경교장과 더불어 경희궁을 둘러보자고 길을 나섰다.
서울이 넓은 것인지 아니면 우리 부부가 서울촌놈인 것인지 이런 역사적인 명소를 이제서야 처음 가보니 서울특별시민 자격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무식했던 건지, 무심했던 건지, 그렇게 바쁘게 살았던 것인지.....
흥화문(興化門)
흥화문과 경희궁을 가운데에 두고, 흥화문 앞 좌우로 경교장과 삼성병원 그리고 돈의문 박물관마을과 경찰박물관이 있고 반대 쪽에는 서울역사박물관이 에워싸고 있다.
원래 경희궁의 흥화문은 지금의 구세군회관이 있는 곳에 있었는데, 1988년에 경희궁을 복원하면서 지금의 자리에 복원하였다고 한다.
서울중고등학교 터 비
흥화문을 지나 조금 올라가다가 왼쪽 산책로 입구 쯤에 이런 기념비가 있는데, 사실은 일제 강점기 때부터 경희궁 경내에 일본인 학교가 있다가, 뒤이어 서울중고등학교가 있었으며 1980년에 서초동으로 이전을 했고, 1988년에 경희궁 복원공사를 했다는 얘기인데...
그러나 경희궁은 일제 강점기 이전에 이미 궁으로서의 기능을 잃어 대원군이 경복궁 중건에 경희궁의 목재를 사용하는 등 폐허 상태였다는 얘기도 있다.
북악산(北岳山)과 경희궁(慶熙宮)
북악산 아래의 경희궁 모습인데, 경희궁터 발굴조사 때문에 숭정문 앞이 어수선하고, 조선의 5궁 중에서 자연석이 있는 궁은 창경궁과 경희궁 뿐이라고 한다.
느티나무
숭정문 오른쪽에 있는, 수령 약 380년된 느티나무인데, 경희궁에 대하여는 이 느티나무가 가장 많이 알고 있을 것 같고...
고종은 이미 배가 침수되고 있는데, 폼 잡겠다고 관병식을 이 경희궁에서 열겠다고 천방지축이었으니, 이 말 없는 느티나무의 표정을 한참이나 살펴 보았다.
숭정문
원래의 숭정문은 일제 강점기에 훼손되어 동국대로 옮겨져 정각원(正覺院)으로 남아 있으며, 지금의 모습은 복원된 것이라 한다.
숭정전
숭정전은 경희궁의 정전(正殿)으로 신하들의 조회를 받던 곳이었는데, 이 역시 훼손되었던 것을 복원하였다고...
음양 대대법(陰陽對待法: 음양의 상반된 구조)에 따라 지었다는 동서 회랑의 모습이 이렇게 다르다.
자정문과 자정전
자정전은 편전(便殿)으로 임금이 정사를 보던 집무실
뒷문
뒷문이라는 명칭은 이름이 없어서 내가 임의로 붙인 이름이며, 자정전 뒤의 언덕바지에 이런 작은 문이 있는데, 원래부터 비상구로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태령전
서암(瑞巖)
사실 경희궁은 대원군 시절에 궁이 아니라 경북궁 중건을 위한 재료였으며, 그렇게 폐허가 되어, 궁터는 전답과 관용으로 되어 뽕나무를 많이 심어서 경희궁을 "뽕나무궁궐"이라 불렀다고 하며...
영조는 이 서암에서 솟는 물을 백번을 끓여서 만든다는 "백비탕(白沸湯)"으로 만들어 마셨다는데, 빈부귀천을 불문하고 또한 시대를 불문하고 남자들은 정력에 좋다는 것에 목매고 사는 것 같다.
경희궁지 발굴조사
발굴조사 작업 때문에 숭정문 앞이 어수선하며, 옆으로 돌아다녀야 한다.
◆ 궁궐(宮闕) 그리고 궁(宮)과 궐(闕)
사전에서는 궁을 집, 궁궐 그리고 대궐이라고 하는데, 사실은 왕을 위한 공간과 관청 그리고 궁중 사람들이 기거하는 집을 궁이라 하며, 궁문 밖의 좌우 양쪽에 세워둔 두 개의 대(臺) 또는 문(門)을 궐이라 하며, 현존하는 동십자각(東十字閣)과 지금은 소실된 서십자각(西十字閣 : 경복궁역 부근)이 궐에 해당하고
궁과 궐이 합쳐진 것을 궁궐이라 하니, 조선의 5궁(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 중 정궁인 경복궁만이 궁궐이며 나머지는 궁인 셈이다.
또한 궁궐 밖으로는 좌종묘(左宗廟) 우사직(右社稷)이라 하여, 왕이 남쪽을 바라보고 왼쪽에는 종묘를 그리고 오른쪽에는 사직단을 두었는데, 그 연원을 따져 올라가자면 제법 복잡하다.
궁 밖의 백성들은 궁 안에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했을지 모르지만, 사실은 궁 밖의 사람들도 모두가 다 궁(子宮) 출신들이었으니 우리 모두 궁 출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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