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주변

용왕산(龍王山)의 설경

아미고 Amigo 2024. 12. 6. 19:11

(2024.11.2728)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폭설

 

폭설이 내렸다.

빨랫줄이 굵은 동아줄이 되었다. 11월 기준으로는 117년만의 폭설이라고 하고, 겨울 기준으로는 58년만의 폭설이라는데 설경이 그야말로 그림이다. 유난히 따뜻한 가을이어서 컬러풀한 단풍이 남아 있는데 폭설이 더해져 좀처럼 보기 어려운 진풍경이 연출되었으니 한 꼭지 남겨둬야겠다.

 

그러나 멋진 진풍경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비가 내리다가 기온이 내려가면서 눈으로 변한 습설(濕雪)1127일과 28일에 내린 강설량(降雪量)이 대략 40cm 정도 되다보니 눈의 무게와 미끄럼 때문에 크고 작은 사고들이 많아 6명이 사망했다고 하니 재난 수준이다.

 

 

 

 

 

 

용왕산(龍王山) 용왕정(龍王亭)

 

용왕산은 도시개발이 되면서 이리저리 찢겨나가 작아졌지만, 그나마 양천구의 유일한 산 같은 산이자 근린공원으로 이름도 품격이 있는데, 이름의 유래에는 여러 이야기들이 있으며, 상수도 배수지 위의 동봉(東峯) 봉우리에 있는 용왕정과 주변은 이런 모습이다.

 

 

 

 

 

 

단풍 + 폭설

 

2024년 가을은 특별한 가을이다.

가을이 비교적 따뜻하고 길어서인지 단풍이 다양한 색깔로 물들었고 폭설을 만나 아름다운 단풍과 폭설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가을이 되었다. 아래 사진 두 컷은 눈이 녹아버린 1130일의 풍경인데, 눈은 어쩌면 신기루 같기도 하다.

 

 

 

 

 

 

배수지(配水池)  -  인조잔듸운동장

 

용왕산은 용왕정이 있는 동봉(東峯)과 목2동에서 목동아파트로 넘어가는 고갯마루를 지나 서봉(西峯)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동봉 아래에는 멋진 인조잔듸운동장과 체육시설이 있어서 걷기 조깅 달리기는 물론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런데 이 운동장 아래는 거대한 물탱크로 상수도 배수지시설이다.

 

 

 

 

 

 

서봉(西峯)

 

서봉에도 자그마한 운동장이 있고 여러 가지 운동시설이 있어서 동봉에 비해 조용한 레포츠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그 밖의 설경

 

용왕산 자락에서 살아 온지 어언40년이 다 돼 가는데, 이렇게 푸짐하고 아름다운 설경은 처음인 것 같다.

 

 

 

 

 

 

폭설과 절규

 

이번 겨울의 첫눈인데, 첫눈으로는 한꺼번에 너무 많이 내렸다.

서울에도, 설악산에도, 지리산에도, 한라산에도 그리고 특히 빨랫줄과 전선에도 수북이 쌓여서 그 무게 때문에 한반도가 해수면 아래로 조금 가라앉았을 것이다.

 

단풍과 폭설이 함께 연출한 이런 진풍경이 기후변화의 한 현상인지 모르겠고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자연의 절규인지도 모르겠다. “절규하면 으레 사람이 절규하는 뭉크(Edvard Munch)의 절규를 떠올리기 십상이나 생각을 조금 바꿔보면 신음하는 자연의 절규에 인간이 귀를 막는다고 생각해볼 수도 있고, 정지용 시인의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밖에호수와 같은 맥락인데, 근래에 세상 돌아가는 것 때문에 절규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어쨌거나 만추와 겨울이 겹치는 풍경은 아름다웠다.

 

 

 

 

 

 

 

이런 설경을 또 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서울 & 주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성산 & 서울대 관악수목원  (195) 2024.12.01
홍제천((弘濟川) 인공폭포  (94) 2024.11.11
성북 정릉 & 왕자의 난  (108) 2024.06.08
서달산 & 국립서울현충원  (87) 2024.05.15
고교 동문산악회 시산제  (98) 2024.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