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성북 정릉 & 왕자의 난

아미고 Amigo 2024. 6. 8. 07:58

(2024. 5. 9)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정릉(貞陵)

이야기가 참 많은 곳이다.

내가 서울 생활을 50년 가까이 하면서 처음으로 가봤기 때문이고 또 정릉이라는 동네가 주는 사회적 뉘앙스 때문이기도 하며, 진짜 이야기는 이성계와 두 부인 그리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8명의 왕자들이 벌인 권력쟁탈전 때문이다.

 

태조 이성계(太祖 李成桂)의 증조부 때부터 아버지 이자춘(李子春)까지는 중국 원나라와 고려를 왔다 갔다 하며 고위관료였던 것을 바탕으로 이성계는 대규모의 사병조직을 거느리고 고려왕조에서 공을 세우는 등 두각을 나타내며 승승장구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지리산 운봉에서 왜구와 벌인 황산대첩(荒山大捷)”에서 왜구를 궤멸했다고 한다. 이후 최고의 권력실세가 되었고 요동정벌과 위화도회군을 거쳐 역성혁명(易姓革命)에 성공하여 조선왕조(朝鮮王朝)의 태조(太祖)가 되었다.

 

그러나 첫 부인 신의왕후 한씨(神懿王后韓氏)는 향처(鄕妻)1남 진안대군 방우, 2남 영안대군 방과(2대 정종), 3남 익안대군 방의, 4남 회안대군 방간, 5남 정안대군 방원(3대 태종), 6남 덕안대군 방연, 공주 2명을 남겨두고 이성계가 왕위에 등극하기 전에 죽었고, 두 번째 부인 신덕왕후 강씨(神德王后康氏)는 경처(京妻)7남 무안대군 방번, 8남 의안대군 방석(세자책봉), 공주 1명을 두었지만, 그가 1396년에 죽자마자 왕자의 난(1398)으로 그의 두 왕자도 제거되었고, 이를 계기로 태조의 권력도 방원을 비롯한 왕자들에게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세자책봉과 왕자의 난(방원의 난) 그리고 적통성 등을 얘기하려면 길어지므로 이 정도에서 생략한다.

 

정릉 들어가는 길

입구에 다다르자 시원한 숲이 열린다.

나는 재실은 젖혀두고 정릉을 먼저 살펴보고 벤치에서 주변의 풍광을 감상하며 잠시 쉬었다가 숲속 산책길을 걸었다.

 

 

 

 

 

정릉의 역사

이 정릉은 원래 중구 정동에 있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1409년에 태종이 이곳으로 이장하였다고 한다. 신덕왕후 입장에서는 배 다른 아들이고 태종 입장에서는 작은어머니(?)인 처지로 서로 정적(政敵)이어서 신덕왕후를 홀대한 흔적들이 많이 보이며, 신덕왕후의 능이 중구 정동에 있었기에 정릉이라 했고, 그 정릉이 이곳으로 왔기에 이곳 일대를 정릉동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숲길 1

이 정릉은 북한산 자락이어서 물이 제법 많다. 아주 작은 골짜기에서도 물이 흐르는데, 이런 골짜기에서 숲길 산책을 시작한다.

 

 

 

 

 

숲길 2

산책하는 사람이 많지도 않은데, 대부분 여성들이다.

정릉이라는 동네는 정릉동, 성북동, 길음동, 돈암동 등이 섞여있는 것 같고, 이 중에 성북동에는 부자들이 많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성북초등학교에는 승마부도 있다.

 

 

 

 

 

팥배나무 숲

팥배나무숲이라는 안내판이 있어서 한동안 주변을 살폈지만 내가 보고도 모르는 건지 팥배나무는 찾지 못했고 아름다운 소나무를 감상했다.

 

 

 

 

 

낮잠

등받이가 없는 벤치에서 한 여성이 오수를 즐기신다. 요즘 여성들 간도 크고 세상에 무서울 게 없는 모양이다.

 

 

 

 

 

또 다시 오수

이렇게 한 잠 자고 나면 피톤치드는 많이 마실 것 같다.

이 지점이 북한산로가 지나가는 지점으로 북한산 자락인 정릉이 이 도로로 인해 섬이 되어버렸다. 나는 이 삼거리에서 걸어보지 못한 중간 산책로를 걸어 반대편 삼거리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재실 쪽으로 내려간다.

 

 

 

 

 

재실로 내려가는 길

이제 재실로 내려가면 산책로는 모두 걸어본 셈이다.

정릉이라는 동네에는 삼청각, 외교관 사택단지, 길상사 그리고 간송미술관 등 특별한 곳들이 많은 동네다.

 

 

 

 

 

태조비 신덕왕후 재실(齋室)

신덕왕후가 이성계의 경처로서 이성계의 역성혁명(?)과 정권안정에 큰 힘이 되었으며, 생전에는 왕후로서 영화를 누렸지만, 사후에는 두 아들을 잃게 되고 본인의 유택(幽宅)마저 수난을 당하였으니 짠한 생각이 든다.

 

 

 

 

 

태조비 신덕왕후 도서관

재실의 유휴공간을 도서관으로 활용하는 것 같다.

나가면서 정릉 담에 붙어있는 흥천사 사진이 미끼가 되어 정릉의 원찰(願刹)까지 둘러보다 보니 흥천사와 적조암 그리고 봉국사까지 제법 걸었다.

 

 

 

 

 

 

대중교통으로 가느라 각시를 데리고 가지 않아서 어쩌면 한번은 더 가게 될 것 같은데, 단풍이 곱게 물든 때가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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