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13)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덕치천계곡과 출렁다리 그리고 카페
홍천 공작산 수타사가 있는 덕치천(德峙川)계곡의 숲에는 매력 있는 카페가 있다. 나는 공작산 수타사 일원을 크게 3개의 구역으로 나누어보았다. 첫째는 역시 수타사(壽陀寺) 사찰이고, 둘째는 여느 수목원 못지않게 잘 가꾸어진 생태숲이며, 마지막으로 덕치천계곡과 그 계곡을 여유롭고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들이다.
3구역 모두 다 고유성과 독창성 등등 자랑거리가 많지만, 수타사와 생태숲은 이미 많은 블로거들이 상세히 다루어주었으므로 자연을 좋아하는 나는 덕치천계곡과 그 주변에 포커스를 맞춰보려 한다.
생태숲을 지나면 덕치천이 나오고 거기에서부터 반환점인 카페까지 덕치천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오솔길이 이어지는데 아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며 덕치천을 건너는 출렁다리와 정자가 있고 반환점에는 스마트한 카페가 산책의 정취를 더해준다. 카페까지는 대략 왕복 5km정도 그리고 출렁다리와 정자까지는 대략 4km정도로 짐작된다
수타사로 들어가는 길
우리나라 불교가 소승(小乘)도 아니고 중생을 구제하자는 대승불교(大乘佛敎)이니 포교활동도 해야 할 텐데, 포교활동은커녕 제 발로 찾아오는 사람에게 입장료 내라고 하던 악폐가 없어져서 다행이다.
부도 앞에 우물처럼 동그란 구덩이는 뭔지 설명이 없고, 수타교를 건너서 올라가면 월인쉼터가 나오는데 커피 등을 파는 곳이다.
수타사의 전각들
속세에서 공작교를 건너면 불국정토인 수타사다.
수타사는 처음에는 우적산 일월사(牛跡山 日月寺)였는데, 지금의 자리로 옮기면서 공작산 수타사(孔雀山 水墮寺)가 되었다가 이름을 다시 수타사(壽陀寺)로 바꾸었다고 하며, 보물 제745호로 지정된 “월인석보(月印釋譜)” 제17권과 제18권이 보존되고 있다고 한다.
천주교 성당이 걸어준 석탄봉축 플래카드가 저절로 미소 짓게 만든다. 이런 풍경을 정릉 근처의 길상사(吉祥寺)에서도 본 적이 있는데, 마음이 편안해지고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이런 세상이 좋은 세상 아니겠나...
봉황문이 사천왕문이며 다용도 누각인 흥회루에서는 작품전시회가 열렸고, 보장각은 보물과 문화재 때문인지 닫혀있어서 겉모습만 살펴보았으며, 원통보전에는 석탄일의 산사음악회를 알리는 커다란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수타사 대적광전
대적광전, 금당이다.
내 기억으로는 금당이 팔작지붕이 아니라 맞배지붕인 금당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어느 쪽이 더 아름다운지는 각자의 취향일 거 같고, 수타사의 금당에는 부처(佛)가 아닌 미륵보살(彌勒菩薩)을 모셨기에 본존불(本尊佛)이 아니라 본존(本尊)이라 표기한 것 같다.
불교 최고의 날인 석탄일이 이틀밖에 남지 않아 석탄일 준비를 하느라 많은 사람들이 무척 분주하다.
산소길 – 생태숲
이런 산소길이 펼쳐지며 시원하고 멋진 연화정(蓮花亭)도 있다.
생태숲 & 쉼터
생태숲에는 적당한 곳에 적당한 쉼터들이 있어서 물도 마시면서 쉬어갈 수 있다.
덕치천(德峙川) 오솔길
이제 산소길인 생태숲을 벗어나 왼쪽에 흐르고 있는 덕치천과 나란히 함께 가는 덕치천 오솔길이다. 이 길에 들어서니 생태숲 보다 가슴이 탁 트인다. 그래서 자연은 가장 위대한 작가라고 하는 모양이다.
편하고 미려한 인공의 생태숲을 벗어나면 다소 불편하기는 해도 이렇게 자연스러운 계곡과 자연의 숲이 펼쳐진다. 경치와 신선함에 취해 사뿐사뿐 걷다보면 어느새 출렁다리인 “귕소 출렁다리”에 도착한다.
정자와 계곡 그리고 반전(反轉)
귕소 출렁다리를 건너는 것은 내려갈 때 건너기로 하고 계곡물까지 살펴보고 나니 바로 옆에 잠깐 쉬어갈 수 있는 정자가 보인다. 이 정자와 츨렁다리에서 숲속 카페까지는 500m로 왕복 1km 정도인데, 대략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여기서 되돌아가거나 귕소 출렁다리를 건너 반대편 오솔길을 따라 용담(龍潭)과 월인쉼터로 내려가 버린다.
아름다운 덕치천을 낀 자연의 숲길이 카페까지만 있을 것인지 그 뒤로도 계속 이어질 것인지도 궁금하고, 이런 숲속의 카페는 어떤 모습과 음식으로 우리를 반길까 기대와 호기심으로 걸어가는데,
엥... 이게 뭐야... 반전이다. 반전도 대반전이다.
이 깊은 계곡에 논이 그것도 다랑이 논이 아니라 제법 큰 논이 두 개씩이나 있고 그 끝에 카페가 있다니 지금까지의 환상이 엉망이 되고 또 다른 상상이 날개를 편다.
둘레길 펜션 & 카페 그리고 미나리전 – 약수봉 마을, 산촌체험마을
달콤하고 그윽한 향기를 마실 수 있는 카페다.
나는 원래 믹스커피 매니아여서 달큼한 아메리카노를 그리고 각시는 대추차를 마시면서 주인장과 그 지역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보기에는 주인장이 머리가 비상한 분이고 사업 감각도 뛰어난 분이라고 느껴져서 칭찬을 해드렸더니 그렇지 않다고 겸손하셨다.
그러면서 다음에 오시면 “미나리전”을 한번 먹어보라고 해서, 지금 먹어보자고 했다. 내일은 mystery니까 오늘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지금 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고, 틀림없이 파전 비슷하게 납작한 미나리전이 나오려니 하고 기다렸는데, 그릇의 뚜껑을 여는 순간 또 한 번의 반전이 일어났다.
납작한 전을 예상했는데, 둥그렇고 높이가 제법 되는 케이크 모양인데다 떡이 아니라 적당한 공간이 있어서 바삭한 느낌이 있겠다는 visual에 놀랐고, 맛을 보니 돌미나리다. 주인장께 확인을 했더니 웃으면서 돌미나리가 맞다고 한다. 이런 전은 처음 먹어봤다. 이렇게 만들어내는 데에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겠네요. 했더니 주인장은 웃기만 한다.
커피와 음료야 어디 가도 대동소이하지만 오늘 덕치천 계곡의 둘레길 카페에서 모처럼 맛깔진 미나리전을 맛보았다. 꽤 매력 있는 카페다. 이 카페에는 또 다른 반전이 있는데, 그건 현장에서 느껴보도록 남겨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돌아가는 길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만끽하고 이제 다시 논두렁과 숲길을 지나 귕소출렁다리를 건너 반대편 숲길을 걷는데 올 때보다 돌아갈 때의 오솔길은 계곡물과 가까워서 흐르는 물과 함께 걷는다.
용담(龍潭)과 악마의 목구멍
그 많던 용들은 모두다 어디로 갔나...
우리나라의 웬만한 계곡이나 하천에는 용소(龍沼) 하나쯤은 있는데, 지금은 모두 빈집이 되어있다. 어쨌든 덕치천 용담에 있는 “악마의 목구멍”은 아마존 이구아수폭포의 그것과 닮았지 않은가.....ㅎ
홍천 출생의 정희왕후의 태를 묻었다는 태봉이 이곳에서 대략 500m 정도의 거리에 있다고 하니 공작산(887m)이나 약수봉(550m)은 아니고 작은 봉우리인 모양이다.
쉼터 & 주차장 길
월인쉼터 옆에는 이런 쉼터가 있으며, 쉼터에서 덕치천을 따라 주차장으로 걸으면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강원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천 파로호 주변의 이야기들 (163) | 2024.10.05 |
---|---|
화천 딴산유원지 (173) | 2024.09.28 |
화천 이외수 문학관 (97) | 2024.03.28 |
화천 평화의 댐 & 서울 물바다 (139) | 2024.03.21 |
양구 백자박물관 & 직연폭포 (107) | 2024.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