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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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일. 새해 첫날이다. 설날이기도 하다.
새해 첫날을 특별하게 보낼 생각으로 엊그제 미뤄두었던 한탄강 물윗길을 가려고 전화를 해보니 설날이어서 쉰다고 한다.
그런다고 새해 첫날을 밋밋하게 보낼 수야 없는 거 아닌가!
행선지를 탄도항과 누에섬으로 바꾸었다.
설날 그리고 탄도항(炭島港)
설날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일제의 잔재이지만 이것도 문재인이가 제대로 정리를 하지 않은 탓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전통적인 설날은 음력 1월 1일이고 중국도 춘절(春節)이라 하여 음력인데, 일본이 개화(명치유신?)되면서 오쇼가츠(お正月)를 양력으로 바꾸어버렸고, 일제강점기에 우리에게도 일본식을 따르도록 강요하여 순수한 우리말인 설날은 사라져가고 구정(舊正)과 신정(新正)이라는 정체불명의 단어가 혼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든 저러든 나하고는 상관이 없다. 명절을 쇠고 제례를 올려야 하는 당위성이야 있었겠지만, 지금의 세상과 사회구조 속에서 그런 것들이 무의미하고 현실생활에 걸림돌만 된다고 생각돼서 나는 그런 것들을 모두 폐기처분 해버렸다.
안산시 단원구에 속하는 탄도항(炭島港)은 전곡항을 마주보고 있는 자그마한 어항인데, 탄도가 의미하듯이 화성호와 시화호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섬이었다는 얘기며, 탄도의 유래는 참나무가 울창하여 숯을 많이 구워냈다고 하여 탄도(炭島)라 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단원”이라는 지명은 한동안 매스컴을 도배했던 지명이다.
전곡항과 해상 케이블카
전곡항을 비롯해서 주변의 탄도항, 궁평항 그리고 아담한 백미항은 모두 화성호와 시화호의 영향을 받은 항구들이며, 제부도유원지에서 제부도로 건너가는 속칭 모세길로는 부족했던지 전곡항에서 제부도로 건너가는 해상 케이블카가 건설되어 바다를 건너는 쾌감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이곳 주변에는 올망졸망한 항구들이 몇 개 있지만 아름다운 낙조와 삶의 여백 그리고 낭만을 즐겨보려면 아무래도 백사장해변이 있는 궁평항이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누에섬(잠도 蠶島)
탄도항에서 보는 누에섬은 전곡항 쪽에서 보는 누에섬보다 아름답지도 않고 누에의 모습도 부족하다. 하지만 전곡항에서는 거리가 멀어서 좋은 카메라가 아니면 줌을 사용해도 퍼져버려서 좋은 영상을 담기가 쉽지 않다.
형상이 누에 같아서 누에섬이라 했을 텐데, 인간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거나 두더지 발을 달거나 물고기 지느러미를 단 것도 아니고 인간의 눈은 자신이 알고 생각할 수 있는 한계 내에서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들어갈 때는 해무가 자욱했는데 나올 때는 상태가 조금 좋아지기는 했지만 탄도항에서 접근하는 방식은 이런 모습이다.
누에섬 가는 모세길
내가 탄도항에 도착한 시각은 10시 경이었는데 물은 빠졌지만 해무가 자욱해서 시계가 엉망이었는데 바람에 따라 변화무쌍했다.
누에섬 둘레길
누에섬이 탄도항에서 보는 모습과는 달리 제부도 쪽으로 제법 길게 늘어져 있어서 누에섬 둘레길을 걸으며 전곡항과 제부도 그리고 바위섬과 탄도항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누에섬 등대전망대
이런 모습의 등대 겸 전망대가 있는데 동절기 사고예방을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나오는 길
나올 때는 해무가 웬만큼 걷혀 시계가 한결 좋아졌다.
새해 첫날을 이렇게 보냈다.
아내는 누에섬보다 송산의 갈빗살이 맛있었던지 근래에 먹어본 고기 중에 최고였다고 했는데 설날이라고 립 서비스 한 거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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