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충청

단양 온달산성(丹陽 溫達山城)

아미고 Amigo 2022. 12. 11. 08:43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온달장군 & 온달성

단양(丹陽)의 지명이 흥미롭다. 붉을 丹자와 볕 陽자를 썼는데, 원래의 지명은 연단조양(鍊丹調陽)으로 연단은 신선들이 먹는 환약이고 조양은 골고루 비추는 볕이라는데 여기서 두 글자(丹陽)를 따왔다는 것이고, 다른 얘기로는 사인암 등이 붉은 빛을 띠는 것 등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온달(溫達, ?~590)은 전설 같은 실존인물로 평강공주(平岡公主, 생몰년 미상)의 청혼을 신분의 차이 때문에 어불성설이라고 거절할 정도로 안분지족(安分知足)과 겸양지덕(謙讓之德)의 인품을 갖추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혼인이 성사된 것은 당시 고구려의 형편이 재능 있는 백성이 나라에 충성하고 공을 세우는 자는 신분을 초월하여 그에 합당한 예우를 하여 백성들의 단결과 충성심을 유발할 정치적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는 설이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온달성”은 편의상 내가 붙인 이름이고 드라마인지 영화인지를 촬영했던 세트인데 들어가 보지는 않았고 산성으로 오르내리는 길에 살펴보았다.

 

 

 

 

 

 

온달산성 오르는 길

이 문을 들어서면 계단길이 시작되는데, 산성에 이르도록까지 거의 모두가 계단길이어서 거리는 얼마 안 되지만 만만치가 않다.

 

 

 

 

 

 

사모정(思慕亭)

여기까지 올라오면 산성이 코앞에 보이니 거의 다 올라온 셈이고 정자에서 한숨 돌리며 남한강을 굽어볼 수 있다.

 

 

 

 

 

 

온달산성(溫達山城)

고구려의 온달장군이 신라와 전투를 벌이면서 이 산성을 하룻밤에 쌓았다고 하는 산성인데 미스터리가 많은 성으로 온달장군은 서울의 아차성에서 신라군과 싸우다가 화살에 맞아 전사했다고 하며 축성에 대하여는 이야기만 전할뿐 온달장군이 쌓았다는 기록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가 만들어졌던 당시에는 공주가 어리바리한 촌놈과 파격의 혼인을 하고, 그런 촌놈이 장군(이건 능력 같다.)이 되어 하룻밤에 성을 쌓는 신기(神奇)를 발휘하는 영웅이 필요했던 것 아닐까 생각된다. 하기야 더러는 역사가 편집되기도 했을 텐데 이야기에 살이 붙는 정도야 무슨 대수겠는가 할 수 있지만, 그러나 온달장군의 신기가 왕의 위엄을 능가하게 되면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누구의 성이었을까?

고구려의 성이었을까 아니면 신라의 성이었을까?

내가 고구려의 평원왕이었거나 온달장군이었더라면 이런 성은 쌓지 않았을 것 같다. 왜냐하면 북쪽을 남한강이 막고 있어서 병력과 물자의 보급에 문제가 있으며 퇴로가 없다. 보급과 퇴로가 없으니 명실상부한 배수의 진(背水의陣) 또는 사면초가(四面楚歌)인데, 전세가 불리하면 옥쇄(玉碎)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신라의 성이었다면 상당히 유용한 성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대부분의 산성에는 적을 효율적으로 공격 또는 방어하기 위해 성벽 밖으로 돌출된 부분인 치(雉) 또는 곡장(曲墻)이 있는데 이것 또한 벙커가 아니어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역사의 행간(行間)을 읽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는 하겠지만 여간 재미있는 일이기도 할 것 같다.

온달산성은 인근에 있는 보발재와 구인사를 함께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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