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강화 마니산 정수사와 함허대사 이야기

아미고 Amigo 2022. 9. 2. 19:44

정수사(淨水寺) 대웅보전

강화 마니산 정수사는 639년(선덕여왕 8년) 회정선사(懷政禪師)가 창건하면서 정수사(精水寺)라 하였던 것을 1426년(세종 8년) 함허대사(涵虛大師)가 중창하면서 대웅보전 왼쪽에서 석간수(石間水)가 나오는 것을 보고 정수사(淨水寺)로 이름을 고쳤다고 한다.

 

1883년(고종 20년) 근훈(根訓)이 다시 중수하였다는데, 앞면 3칸 측면 4칸 앞퇴의 특이한 구조를 평가받아 보물 제161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정수사 올라가는 숲길

분오리저수지와 동막해수욕장 방향으로 가다가 우회전해서 정수사로 올라가는 길은 숲길이 터널을 이루어 5월 초순경이면 연초록의 아치터널이 아름다운 길이다.

 

 

 

 

 

 

 

 

돌무더기

정수사 올라가는 길 주변과 정수사 주변에는 이런 큰 바위들이 널려있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궁금하다.

 

 

 

 

 

 

 

 

해병 상륙공작대(MIU) 보국비(保國碑)

정수사로 올라가는 완만한 언덕길을 올라 고갯마루를 넘어서는 지점의 오른쪽에 이런 기념비가 있는데, 너무 외진 곳에 있어서 MIU 요원들은 지금도 발설하지 않는다는 약속 때문에 음지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 같은데, GP에서 군 생활을 했던 나도 특수요원들의 활동을 본 적이 있다.

 

 

 

 

 

 

 

 

대웅보전과 석간수(石間水)

대부분의 건물은 앞면의 칸수가 측면의 칸수보다 많아 직사각형 형태가 일반적인데 정수사의 대웅보전은 특이하게도 앞면보다도 측면의 칸수가 더 많아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습이며, 본당에 툇마루가 앞에 있는 아주 독특한 구조의 대웅보전이어서 보물 제161로 지정된 모양이다.

 

정수사가 精水寺이든 淨水寺이든 그 중심은 물(水)인 것 같고 그 물은 바로 석간수인데, 처음에는 거의 자연 상태였는데, 이 절의 중심인 석간수에 점차 욕심을 덧칠해서 지금은 이런 모습이니 원래의 모습은 상상을 해야 한다.

 

 

 

 

 

 

 

 

관음전()과 오백나한전(아래)

 

 

 

 

 

 

 

 

삼성각과 부도

종교들이 다른 지역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에 이미 자리 잡고 있었던 토착신앙을 포용하면서 부드러운 접촉을 구사했는데 삼성각(또는 산신각)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한다.

 

 

 

 

 

 

 

 

함허대사 부도(涵虛大師 浮屠)와 함허대사 이야기

전술하였다시피 정수사를 중창하신 분이 함허대사인데, 함허대사에 대한 이야기가 참 흥미롭다. 부도는 요사 오른쪽 오솔길로 약 100m 정도에 있다.

 

공부하러 간다고 가신 서방님이 수년이 돼도 소식이 없어 답답한 부인이 수소문 끝에 정수사를 찾아와서, 행자승이 함허대사에게 부인께서 찾아오셨다고 전하자, 이제 와서 되돌아갈 수는 없다며 외면하였다고 한다.

 

이에 부인은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백년해로하자고 약속했는데 서로 헤어져 다른 길을 갈 수는 없으니 나는 죽어서 서방님이 성불하는데 영혼으로나마 도와주겠다고 하며 정수사 앞 바다에 빠져 죽었는데, 그 자리에 바위가 솟아나서 그 바위를 각시바위라 한다는데 확인해보지는 못했다.

 

한편 함허대사는 지금 유원지로 알려진 함허동천 계곡의 반석에 함허동천(涵虛洞天)”을 각자하며 수행에 정진하였다는데, 결혼을 했으면 가정을 책임져야 했을 것 같고, 출가할 생각이었다면 애당초 결혼을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해봤다.(각시바위와 함허동천은 블로거 byunsdd 님의 사진)

 

출가하면서 속세의 연을 끊는다고 하지만, 자신의 배우자와 가족을 버리고 무엇을 깨달았는지 참 궁금하다.

 

 

 

 

 

 

 

 

절로 올라가는 계단 길

원래는 직선으로 되어있는 위의 길이었는데 아래와 같이 느티나무 사이로 곡선의 계단 길을 만들어 멋을 냈고 옛길은 묵히고 있다.

 

 

 

 

 

 

 

 

정수사 전경

공간이 협소하여 사찰 전체를 사진에 담기는 어렵고 전각들이 많지 않아 아담하게 예쁜 사찰이다.

 

 

 

 

 

 

 

 

느티나무

정수사에도 고려산 백련사처럼 느티나무들이 아름답다.

 

 

 

 

 

 

 

 

마니산

화도버스터미널과 화도면사무소가 있는 곳에서 참성단으로 오르는 단군로와 계단로에 비하여 정수사에서 참성단으로 오르는 길은 거의 모두가 능선길이어서 사방으로 전망이 탁 트여서 좋은데 일부 구간은 위험구간도 있지만 우회로도 있다.

 

 

 

 

 

 

 

 

저녁노을 그리고 세월

돌아오는 길에 저녁노을을 끝으로 귀가한다.

오늘따라 그 양반이 작아 보이는데 나도 마찬가지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