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강화 교동도의 시간 – 왕족들의 유배지

아미고 Amigo 2022. 3. 20. 10:11

대룡시장

 

강화 교동도 하면 연상될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대룡시장”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또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인데, 이곳도 세월 따라 변한 것들이 많다.

 

대룡시장 골목에 있었던 희귀한 귀제비 집이 사라졌고, 60∼70년대의 포스터와 선거벽보 등이 사라졌으며, 살아있는 조롱박이 사라진 자리에는 인공 조롱박이 자리 잡았다.

 

전쟁이 잠시면 끝나려니 하고 눈앞에 빤히 보이는 연백에서 교동도로 피난 나왔다가 길이 막혀 발이 묶인 실향민들은 격강천리(隔江千里)인 연백을 바라만보다가 대부분 눈을 감으셨다고 한다.

 

 

 

 

 

 

 

 

교동도 월선포 선착장 

 

교동도의 변화 중에서 가장 큰 변화는 교동대교가 2014년에 개통된 것이다.

옛날에는 강화 창후리와 교동도 선착장인 월선포를 배가 다니면서 사람도 물건도 드나들었기 때문에 이 월선포가 꽤 북적대는 곳이었는데, 다리가 개통된 뒤로는 고요하기만 하다.

 


 

 

 

 

 

 

 

화개산 & 교동향교와 화개사

 

화개산(華蓋山)은 해발 260m로 산책하는 정도로 오르기에 좋고 정상과 봉수대에서는 주변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으며 전망대는 아직 공사중이다.

 

교동도는 원래 화개산을 중심으로 한 작은 섬이어서 화개산 자락에 교동향교와 화개사 그리고 교동읍성(喬桐邑城)과 마을이 자리 잡았으며, 지금의 넓은 농지들은 모두 다 간척지이다.

 

교동향교(喬桐鄕校)는 1127년에 창건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향교라고 하며, 화개사(華蓋寺)는 옛날 일반 가정의 기와집 같은 분위기인데 고려 말의 문신 목은 이색(牧隱 李穡, 1328-1396)이 머물면서 공부를 하였다고 하고, 연산군도 이 화개산 자락에서 유배생활을 했다고 한다.

 

 

 

 

 

 

 

 

교동읍성 & 남산포와 부군당

 

교동읍성(喬桐邑城)은 1629년(인조7년)에 서해안 방어를 목적으로 축성되었다는데 폐허가 된 것을 근간에 남문을 중심으로 일부 복원공사를 하고 있고, 남산포(南山浦)는 교동읍성 가까이에 있는 포구로 중국으로 오가는 사신들이 다녔던 뱃길로 무사항해를 빌었다는 사신당(使臣堂)이 있었다고 한다.

 

부군당(府君堂)은 교동읍성 북문이 있었던 나지막한 언덕에 있는 신당(神堂)으로, 교동도에 유배되어 살다가 죽은 연산군과 그의 아내 신씨의 화상을 모셔놓고 제사를 모시던 곳이라는데 무속인들이 즐겨 찾는 것 같다.

 


 

 

 

 

 

 

 

고구저수지

 

고구저수지는 간척을 하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교동대교가 개통되기 전에는 월척낚시터로 명성을 떨쳤으며 그 시절에는 나도 더러 다녔지만 낚시가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오래 전에 낚시를 접었다.

 

다리가 개통된 이후로는 조황도 예전 같지 않고 접적지역이어서 야간에는 낚시를 할 수 없다. 불편하기는 했어도 배타고 다녔던 교동도가 귀하고 아름다웠던 것 같다.

 

 

 

 

 

 

 

 

연산군(燕山君, 1476∼1506) 유배지

 

조선의 제10대 왕 연산군(재위 1494∼1506)은 성종과 폐비 윤씨의 장자로 왕위 즉위 초에는 "국조보감"과 "여지승람"을 완성하는 등 선정을 베풀었으나, 선왕의 "사후 백년간 폐비 윤씨 문제는 논외에 부친다."는 유언을 거슬러 폐비 윤씨를 "왕후"로 복권시키려 하면서부터 폭정과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우리가 잘 아는 "흥청망청(興淸亡淸)"이라는 사자성어는 바로 연산군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으로, "흥청"은 연산군이 전국에서 뽑아 들인 기녀들을 지칭하는 말이고, 원각사를 연회장으로 만들어 이 흥청들과 더불어 매일 연회를 열다 보니 국사는 뒷전이고 연회비용 등으로 국고가 탕진되어 세간에서 "흥청"들이 나라 망친다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교동도는 왕족들의 유배지였는데, 지금은 연륙교와 연도교로 모두 연결되어 있지만 옛날에는 김포에서 배를 타고 강화도로 가서 강화도에서 또 다시 배를 타고 교동도로 가는 아주 외진 곳이었다. 연산군 유배지는 오래 전부터 공사 중이어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난정리 해바라기 정원 & 난정저수지

 

가을에는 해바라기 정원이지만 봄에는 보리밭이며 난정저수지 또한 간척으로 만들어진 저수지로 주변 간척농지의 농업용수로 쓰인다.

 

 

 

 

 

 

망향대(望鄕臺)

 

북쪽의 연백 등에서 교동도로 피난 왔다가 실향민이 되어버린 분들이 고향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이곳 망향대라고 한다.

 

 

 

 

이 조그만 섬 교동도에도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 변하고 사라진 것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