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강화도 용두레 마을과 계룡돈대 & 블링이 온 날

아미고 Amigo 2021. 9. 15. 22:26

2021.9.14 

 

오늘 기쁜 날, 내 마지막 손주 녀석 블링이가 온 날이다.

용두레 마을

용두레 마을은 인천 강화군 내가면 황청리에 있는 마을로, 마을 이름의 유래는 둠벙 등의 낮은 곳에 있는 물을 높은 곳으로 퍼 올리는 데 쓰는 농기구인 “용두레”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지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석모대교 서북쪽에 있는 황청포구와 계룡돈대 사이에 있는, 강화도에서도 비교적 조용한 시골마을이다.

 

친구 金公이 그런 시골마을에 한동안 머물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崔公이 金公 얼굴도 보고 강화도 콧바람도 좀 쐬자고 하여 용두레 마을을 찾아갔고 황청포구와 계룡돈대를 둘러보았다.

 

 

 

 

 

 

 

시원한 바람이 사통팔달하는 마을 앞 도로변의 정자에 앉아 환담을 나누는데,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시니어가 한 분 올라오셨다. 슬쩍 눈치를 살피자니 적적해서 오신 거 같아, “저는 7학년이 가까운데 선배께서는 어찌되세요?” 했더니 여든 다섯이시란다.

 

저는 선배님을 일흔 서넛 정도로 보았는데 참 젊게 나이를 드셨다고 칭찬을 해드렸더니,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팔을 들어올리며, 무릎이 조금 아파서 그렇지 아직 짱짱하다고 하신다.

 

자녀들 얘기를 비롯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용두레 근방에 동갑내기들이 13명 있었는데 모두 돌아가시고 이제 달랑 둘만 남았다고 말하는 눈빛이 외로워보였다. 나이 들어가면 외로움과 동무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잠깐이었지만 함께 얘기 나눈 것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에 담아볼까 생각했다가, 부질없는 연(緣)을 만들지 말자며 참았다.

 

 

 

 

 

 

 

계룡돈대(鷄龍墩臺)

계룡돈대는 강화군 내가면 황청리 282번지에 있으며, 강화도는 가슴 아픈 사적(史蹟)의 보고다. 그래서 강화도에는 고려궁과 용흥궁을 비롯하여 강화성(내성&외성) 외에도 수많은 진(陣), 보(堡), 돈대(墩臺) 등이 있으며 계룡돈대도 그 중의 하나이고 또 교동도는 왕족들의 유배지이자 무덤이잖은가.

 

중국의 수천 년의 흥망성쇠를 흔들었던 수많은 영웅호걸들의 삶을 사기(史記)라는 기록으로 남긴 사마천(司馬遷, BC시대)은 내심 인과응보(因果應報)나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같은 것을 기대했던 것 같은데 결론은 그런 것은 없다고 낙담하지 않았던가!

 

내가저수지에서 흐르는 물이 바로 이 계룡돈대에서 바다로 흘러들어 개펄에는 자연스럽게 물골이 형성되어 낚시꾼들만 드문드문 드나든다.

 

 

 

 

 

 

 

계룡돈대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경

 

 

 

 

 

 

 

계룡돈대에서 바라보는 용두레 마을전경

내 친구 金公이 한동안 머물 곳인데, 심심할 때는 들물 때 갯바위나 물골에서 낚시나 하라며, 고기를 많이 잡았을 때는 전화하라고 했다.

 

사회 신병 시절에, 친구들 중에서는 金公이 좌장이었을 뿐만 아니라 유일하게 결혼을 하여 사업을 하는 가게가 있어서 저녁이면 친구들이 떼거리로 몰려들어 식객이 되었는데, 그 치다꺼리를 다해준 젊은 형수님과 金公이 참 고마운 분이다.

 

그런 해맑은 추억과 정을 챙겨주는 崔公이 있으니 그래도 우정에는 인과응보가 있는 모양이니 다행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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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무척 기쁜 날이다.

내 마지막 손주가 될 손자녀석 “블링”이가 온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