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3월말∼4월초)
파주 장산전망대(長山展望臺)
옛날에는 나물 뜯으러 강원도 큰 산으로 다니면서 취나물, 곤드레 그리고 두릅도 따곤 했었는데, 오래전부터 그런 건 생업으로 하시는 분들의 일이라고 밀쳐두고 쑥만 뜯으러 다닌다.
금전 문제만 생각하면 시장에서 사는 것이 훨씬 싸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커플이 산으로 들로 쏘다니며 허리 아프고 다리 아프게 쑥을 뜯는 것은 우리에게는 그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해서다.
준비해간 점심을 먹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허리도 펼 겸 잠깐의 단잠을 즐기고 인근에 있는 화석정(花石亭)으로 옮긴다.
파주 화석정(花石亭)
화석정은 길재(吉再. 1353∼1419) 선생과 율곡(栗谷. 1536∼1584) 선생과도 관련이 있는 곳이지만 오늘은 “쑥”이 주제여서 쑥 얘기만 한다. 이렇게 의자에 앉아서 하다가 힘들면 쪼그려 앉아서 하고 그러다가 힘들면 일어서서 허리 좀 펴고 하늘 한번 바라보기를 반복한다.
강화도 북산(고려산성) & 고려궁지
강화도 북산(北山)도 매년 쑥 뜯으러 다니는 단골 코스의 하나인데, 쑥도 뜯고 꽃구경도 하고 산책도 하는 일석삼조의 산인데, 이 작은 산에도 고라니가 산다.
강화 해안 길 드라이브 & 산책
해가 많이 길어졌다.
6시인데도 해가 남아있어서 하던 일을 정리하고 강화대교에서 초지대교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가며 쉬엄쉬엄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광성보(廣城堡)에 이른다.
안해루(按海樓)와 손돌목돈대를 거쳐 용두돈대(龍頭墩臺)에서 급류가 흐르는 염하강(鹽河江)의 손돌목과 건너편의 덕포진(德浦鎭)에 있는 손돌의 묘 그리고 봄과 가을에 두 번 꽃이 피는 춘추벚꽃이 있는 곳의 부래도(浮來島)가 잘 있는지 바라본다.
덕포진 & 손돌 묘
쑥 뜯으러 오고, 쉬러 오고, 산책하러 오는 덕포진인데, 봄에 쑥을 뜯어서 쑥국 끓여 먹고 쑥떡 만들어서 잔치를 벌이고 나머지는 갈무리해서 겨울까지 쑥국을 먹는다. 아욱도 마찬가지다. 봄부터 여름까지 아욱을 잘 키워서 먹으면서 남는 것은 갈무리해두면 이것 역시 겨울에도 아욱국을 먹는다.
제비집 요리, 푸아그라, 샥스핀 요리, 송로버섯 요리 그런 거 별로 부럽지 않다.
쑥국이나 아욱국에 밥 먹어도 맛있게 먹고 행복하게 산다.
초지대교 옆의 단골집에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며, 세월이나 여기에서 멈춰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박경리 작가와 박완서 작가의 말씀처럼 젊어지는 것도 싫다. 다시 그렇게 치열하게 사는 게 정말 싫다. 지금처럼 고요하고 평화로운 일상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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