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3.15.)
삼층석탑 & 강월헌(江月軒)
신륵사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남한강을 바라보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여주 신륵사도 원효가 창건했다는 설이 있고 창건 연대와 창건자가 누구인지 불분명하다는 설도 있는데, 하여간 현존하는 사찰의 상당수를 원효가 창건했다고 하니 원효가 신통력을 가진 승려였던가 보다.
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원효는 요즘 표현으로 말하자면 정치 승려로, 요석공주의 남편이 되어 세도가 막강하니 별 볼 일 없는 사찰들이 생존하기 위해 족보도 내팽개치고 원효의 보호막 안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갔던 것 아니었겠나 생각된다.
그 반증의 하나로“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타이틀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있는 7개의 사찰 속에는 원효가 창건했다는 사찰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일체유심조”를 얘기한 걸 보면 원효가 뛰어난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는 거 같다.
※ 산지승원 : 해남 대흥사, 공주 마곡사, 보은 법주사, 안동 봉정사, 영주 부석사, 순천 선암사, 양산 통도사
"신륵사 관광지" 문 & 일주문 “봉미산 신륵사”
일주문을 찍을 때는 아직 6시가 안 되었었는데, 신륵사를 돌아보고 나와서 저녁을 먹고 난 후에 나가면서 보는 “신륵사 관광지” 문은 밤이 깊어가고 있다. 요즈음 웬만한 사찰에는 의례 템플스테이가 있는데 일반적인 포교 활동의 일환인지 수익사업인지 알쏭달쏭하다.
불이문 & 보제루
불이문의 뜻은 이 문안에 들어서면 진위, 선악, 허실, 애증 등 반대의 개념이나 대비되는 것들이 사실은 둘이 아니라 서로 통하는 하나라는 말이라던데, 생각이 모자란 내 머리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궤변이고 말장난 같이 느껴진다.
그러나 사랑이 깊으면 미움도 커지듯이 애증 간에도 상대적 상호성이 있을 것인즉 어느 하나도 배척하지 말고 그것들의 근원과 실체를 면밀히 생각하여 전체로서의 근본을 찾아내라는 뜻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남한강을 바라보고 있는 보제루는 설명도 없고 여기저기 찾아봐도 자료가 없어서 내용을 알 수가 없고, 반대편에는 부도가 있다.
세심정 & 범종각 & 구룡루
전각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맨 먼저 세심정을 만나는데, 옛 기억이 떠오르지는 않지만, 원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적당한 때에 세운 것으로 짐작된다. 세심정을 보는 중에 6시가 되었던지 타종이 시작되어 범종각으로 가보니 스님이 타종을 하고 있는데 은은한 종소리가 너무 좋았다.
극락보전 앞에 있는 구룡루가 극락보전과 높낮이가 다른 경사면이었더라면 구룡루의 누각 아래를 통해 극락보전으로 연결되었을 텐데, 평지여서 구룡루 좌우측으로 다닐 수 있게 건축되었다.
극락보전
극락보전은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28호이며, 신륵사는 세종의 능인 영릉(英陵)의 원찰(願刹)로 지정되어 1472년(성종 3) 대규모의 중창불사를 시작하여 면모를 일신하게 되었는데, 극락보전 역시 왕릉 원찰로 지정되면서 창건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존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것을 1800년(정조 24)에 다시 중창한 것이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극락보전의 정문 위에는 나옹이 직접 썼다는 “천추만세”라는 글이 있으며, 보는 위치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입체감이 있다는데, 늦은 시각에 서두르며 보느라 챙겨보지를 못했다.
신륵사 다층석탑
연등이 걸려있고 또 일부 공사 중이어서 극락보전을 배경으로 하는 멋진 다층석탑의 모습을 담지 못했다.
삼성각(三聖閣)
삼성각은 불교 고유의 전각은 아니고 독성(獨聖), 산신(山神), 칠성(七星)을 함께 모신 전각으로 우리나라의 토착 신앙과 융합한 것이며, 독성은 홀로 깨우친 자를 일컫는다고 한다.
조사당
덕이 높은 승려들의 초상화를 모신 전각이라 한다.
보제존자석종
보제존자 나옹의 사리탑이라 한다.
석종비
나옹이 이곳 신륵사에서 입적함에 따라 제자들이 석종과 석종비를 세웠다고 한다.
석등
석등은 석종인 사리탑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 한다.
향나무
신륵사에는 3그루의 향나무가 있는데, 2그루는 극락보전 앞에 있고 명부전 앞에 있는 이 향나무가 가장 기품있고 아름답다. 설명에는 600여 년 된 보호수라고 되어있는데, 내 눈에는 보물 못지않은 향나무다.
명부전(冥府殿)
명부(冥府)란 죽은 사람의 혼령이 사는 곳이니 그런 혼령을 모신 곳이며, 시왕전(十王殿) 또는 지장전(地藏殿)이라고도 부른다고 하는데, 이것도 어떤 불경에 근거하는지 아리송하다.
봉송각(奉送閣)
망자의 사십구재 등을 지내고 떠나보내는 곳이란다.
김병익 송덕비
조선의 문신 김병익(金炳翼, 1818∼1875)이 철종 때 여주에 대홍수가 났을 때 양곡 1,000석의 사재로 백성들을 구휼했다는 것과 세종의 영릉(英陵)을 여주로 옮기면서 신륵사를 원찰(願刹)로 할 것을 주장한 공로로 세워진 송덕비라는데, 사찰 내에 세워진 것이 특이하다.
다층전탑
전탑은 벽돌로 쌓은 탑인데, 남한강을 시원하게 내려다보고 있다.
삼층석탑
나옹 화상을 화장한 곳에 세워진 탑이라는데, 남한강으로의 경관이 탁 트인 이곳에서 나는 가장 오래 머문다.
강월헌(江月軒)
남한강의 경치 중에서 삼층석탑과 강월헌이 있는 이곳이 압권 아닐까 생각한다.
대장각
은행나무
울창하던 은행나무는 벌거벗은 채 겨울을 나고 봄맞이를 준비하고 있는데, 30여년 전에도 이만했던 것 같고 신륵사를 너무 오랜만에 찾아보았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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