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22.)
사적 제198호인 서오릉은 명릉(1), 익릉(2), 경릉(3), 홍릉(4), 창릉(5)이 있으며 장희빈의 묘인 대빈묘(6)도 있는 큰 묘역으로 동구릉(東九陵)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왕릉 묘역이다.
명릉(明陵)
명릉은 숙종(肅宗)과 인현왕후의 능이 쌍릉으로 나란히 있으며, 명릉의 특징은 명릉에서 가장 서열이 낮은 인원왕후의 능이 별도로 왼쪽의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거란다.
재실(齋室)
제사를 준비하는 집으로 보통은 묘지기(능참봉)가 기거하였다.
수경원(綏慶園)
익릉(翼陵)
익릉의 특징은 봉분에 병풍석을 생략하고 난간석을 둘렀으며, 석주가 아닌 동자석 상단부에 십이간지를 글자로 새겨 놓은 것이라 한다.
인성대군 초장지
순창원
경릉(敬陵)
경릉은 추존왕 덕종(德宗)과 정비 소혜왕후 한씨의 능이며, 능의 배치는 일반적으로 왕을 우측에 그리고 왕비는 좌측에 배치하였으나 경릉에서는 그 반대로 왕을 좌측에 왕비를 우측에 배치하였다고 한다.
홍릉(弘陵)
홍릉은 제21대 왕 영조의 정비 정성왕후(貞聖王后) 서씨의 능이다.
창릉(昌陵)
창릉은 조선 제8대 왕 예종(睿宗)과 두 번째 왕비 안순왕후(安順王后) 한씨의 능으로 서오릉에서 가장 먼저 조성되었던 능이라 한다.
대빈묘(大嬪墓)
대빈묘는 숙종(肅宗, 제19대 왕, 1661∼1720)의 후궁 희빈 장씨의 묘라고 한다.
봉분의 담장인 곡장은 능, 원, 묘에 모두 설치할 수는 있지만 대빈묘에 장명등, 망주석, 무석인과 곡장을 갖추는 것이 기본이었던 모양이다.
조선의 왕비와 후궁들 중에서 장희빈(張禧嬪, 장옥정, 1659∼1701)만큼 널리 알려진 인물도 드문 거 같다. 일각에서는 장희빈을 악녀, 요부로 보는 시각도 있고 권력 암투가 치열한 궁중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다가 역사의 희생물이 되었다는 시각도 있는 것 같다.
장희빈은 중인 역관인 아버지 장형과 천민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막내딸로 태어나 출생부터 천민이라는 신분의 한계를 뛰어넘어 국모의 자리까지 오른 인물로 조선왕조 500년 동안에 가장 큰 신분 상승을 이루어낸 유일한 사람이라니 하여튼 재능이 뛰어난 여인이었던 모양이다.
또한 숙종은 대동법, 양전사업, 군포균역절목, 호패법, 상평통보, 백두산 정계비 설치 등 상당한 치적이 있는 반면에 경신대출척, 기사환국, 갑술옥사(갑술환국) 등 남인과 서인 간의 주도권 다툼 사이에서 왕권을 강화하는 정치력을 발휘한 것인지 귀가 얇고 변덕스러웠던 것인지 혼란스럽다.
그러나 조금 명쾌해 보이는 것은 당시의 사회 풍조가 남존여비이기는 했지만, 숙종의 여성관은 사랑이 아니라 소유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왜냐하면 장희빈에게 빠져 중전 인현왕후를 미워하다가 급기야 퇴궐을 시켰다가 나중에 다시 중전으로 복귀시키는 것, 그리고 장희빈에게 빠져서 그렇게 죽고 못 살더니 종국에는 장희빈의 입에 사약을 들이부어 생을 마감하게 하는 모습 등을 보면 사랑이나 정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여성관이거나 성격으로 보인다.
장희빈은 소녀 때 경국지색(傾國之色)이란 소문이 날 정도로 용모가 출중했지만, 그녀가 궁궐에 들어가는 데에는 재력이 있는 숙부와 남인들의 도움으로 입궐하여 중전까지 되었으나 중전으로써의 역할은 낙제점이었다고 하니, H/W는 찬란했지만, S/W가 없었단 얘기다.
천출로 태어나 용모와 남자를 유혹하는 재능만 뛰어날 뿐 사대부 사회의 문화와 궁궐 법도에 대해 배운 게 없으니 거기까지가 한계였을 것이고, 지금도 재벌과 연예인들 간의 일부 혼사가 같은 패턴이어서 우리 속담에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 있고 영어 속담에는 “씹을 수 있는 만큼만 베어 물어라. - Don’t bite off more than you can chew.”가 있는 모양이다.
남존여비의 시대에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재능이라면, 여자의 재능으로서는 최고의 재능 아니었을까!
산책로 & 솔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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