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22)
서삼릉 희릉
서삼릉은 대단한 묘역이다.
서쪽에 왕릉이 3개가 함께 있어서 서삼릉이라 했고, 3기의 원(院)과 1묘(墓) 그리고 왕자 왕녀 후궁들의 묘 47기와 태실(胎室:태를 봉안한 곳) 54기가 있는 묘역이다.
일제 강점기 때 이곳으로 집결시켰다고 하니 조선 왕가와 조선인의 혼을 말살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이 외진 곳에다 모은 것으로 생각된다.
서삼릉도 당연히 조선왕릉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서삼릉 입구
서삼릉은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가 불편하여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조용하다.
장례와 묘지 문화도 기후 지리 풍토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내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 두 번째 외국여행으로 인천에서 배를 타고 칭다오(청도)로 가서, 칭다오에서 기차를 타고 베이징(북경)으로 가는 길에, 아이들이 민둥한 맨흙의 묘를 보며 "저건 아니지 않냐"고 해서, 모든 생명은 자연환경과 기후의 영향을 받으며 사는 것이고 그런 삶이 축적된 것을 "문화"라고 한다는 것을 장황하게 설명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희릉(禧陵)
제11대 중종의 두 번째 왕비 장경왕후 윤씨의 능
그런데 조선 시대에는 보통의 여성은 물론이고 명색이 왕비인데도 이름이 없으니 참 얄궂은 세상이었다.
세상을 내가 가지고 있는 자와 저울로 가늠하려 들면 그건 돈-키호테다.
세상에는 다양한 자와 저울이 있다. 그래서 여행이 가치가 있는 것이고, 그런 가치를 찾아낼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여행도 가치가 있게 되는 거 같다.
친교, 사교, 사랑 등 사람을 안다는 것도 사람에 대한 여행 아니겠나!
예릉(睿陵)
제25대 철종과 정비 철인왕후 김씨의 능
포장이 멋지다고 알맹이도 멋진 게 아니다. 이장(移葬)을 구경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사후세계와 묘 자리 운운이 어떤 것인지 짐작이 되리라 생각된다.
관리사무소
관리사무소를 지나 의령원과 효창원으로 간다.
의령원(懿寧園) & 효창원(孝昌園)
의령원(懿寧園)은 사도세자의 장남 의소세손이고, 효창원(孝昌園)은 정조의 장남 문효세자라고 한다.
의령원(懿寧園)
효창원(孝昌園)
효릉(孝陵)
효릉(孝陵)은 조선 제12대 왕 인종(仁宗)과 정비 인성왕후(仁聖王后) 박씨의 능인데, 농협에서 젓소 개량사업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개방이 안 된다니 웃음밖에 더 나오겠는가!
또한 인조의 장남 소현세자의 원인 소경원(昭慶園)도 찾아보았으나 찾지를 못해서 따뜻한 날에 다시 찾아볼 생각이다.
아래의 숲은 마사회에서 기부한 것이라는데, 어떻게 왕릉 묘역의 이 숲이 마사회 손에 넘어갔다가 다시 마사회가 기부했는지 참 알쏭달쏭하다.
서삼릉도 오랜만에 와보니 산천이 의구하지도 않다.
시계가 빨라진 건지 2∼3년 만에 가보면 풍경이 생경해진다.
일부러 답사를 간 건 아니고 답답해서 바람 쐬러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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