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3)
덕포진(德浦鎭) 토성(土城)과 포대(砲臺)
지난해에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찜통더위가 예보되면 이곳 덕포진으로 여러 번 피서를 왔었는데 올해는 별로 기억이 없다. 그 사이에 산책로의 매트를 새로 깔았고 토성 위의 산책로는 모두 폐쇄하는 등 손질을 했으며 오늘도 기대했던 대로 조용하다.
30여 년 전에는 사람들이 이곳을 몰라서 조용했지만, 어느 때부터는 주말이면 사람들이 제법 많이 찾지만 그래도 주중의 오전이나 오후에 낙조를 볼 수 있는 시간대면 대체로 조용하다.
이 길은 대명리포구에서 문수산까지 평화누리길 제1코스이기도 하다.
주사(舟師) 손돌 공 묘
몽골의 침략으로 고려가 개경을 포기하고 강화도로 천도하면서 왕이 강화도로 가기 위해 염하강이라 불리는 바다를 건널 때 배를 노 저어 가던 사공 손돌을 의심하여 참수하였다가 훗날 그게 아니었다는 걸 알고 후하게 장례를 치러주었다고 한다.
김포에서는 왕에게 충성을 다하다가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손돌을 기려 매년 음력 10월 20일에 진혼제를 올리는데 이를 손돌제(孫乭祭)라 한다.
광성보 용두돈대 및 손돌목돈대와 손돌목
김포 대곶면에 있는 손돌의 묘에서 바라보는 건너편 강화도의 광성보에 소속된 용두돈대와 손돌목돈대는 이런 모습이며 강화도의 용두돈대와 김포의 손돌 묘 사이를 흐르는 염하강은 이곳에 암초가 많고 물흐름이 빠른 여울을 이룬다.
오늘은 빡세게 걸어야 될 이유도 없고, 한동안 집 주변만 맴돌았으니 가슴이 탁 트이는 곳으로 콧바람 좀 쐴 겸 나선 길이니 옛 추억의 흔적들을 확인하며 하늘하늘 걷는다.
부래도(浮來島)
옛날이 참 재미있고 좋았을 것 같다.
왜냐하면 산이 걸어 다니고 달리기도 하였으며 섬이 둥둥 떠다니기도 하는 동화 속 같은 세상이었으니 말이다. 이 부래도도 둥둥 떠내려오다가 이곳에 터 잡았다니 아마도 김포 대곶면 신안리가 명당인 모양이다.
그림처럼 예쁜 염하강의 꼬막만 한 섬 부래도를 그대로 못 둬서 내년 완공을 목표로 출렁다리를 건설한다고 하니, 코딱지만 한 섬에 둘레길 만들자면 섬이 골병들지 않겠나. 출렁다리니 뭐니 쓸데없는 짓거리 하지 말라고 기러기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펄톱 & 갈대밭
사전에는 없는 말이지만 “모래톱”에 견주어 개펄이 쌓여 형성된 개펄 땅에 갈대가 무성하게 우거져 새를 비롯한 많은 생명체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방아개비와 일모도원(日暮途遠)
가을은 점점 깊어져 겨울로 치닫고 있고, 갈 길은 먼데 날은 저물어간다.
게다가 한쪽 다리까지 잃었으니 이를 어찌할꼬.....
춘추벚꽃
이 녀석이 봄과 가을, 일 년에 두 번 꽃을 피우는 춘추벚나무이고 추(秋) 벚꽃인데 내가 조금 늦어서 꽃이 다 지고 이삭만 남았다. 신기하기도 하지만, 부래도가 있으니 이런 춘추벚꽃도 당연히 있어야 구색이 맞을 것 같다.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고, 장미와 철쭉이 장단을 맞춘다.
차를 마시려고 산국을 조금 따왔다.
대명포구에서 물메기(물텀벙이)를 사가지고 와서 난생처음으로 집에서 물메기맑은탕을 끓였는데 시원하고 얼큰한데다 물메기 살이 마치 순두부 같아서 입안에서 설설 녹아버린다.
이 녀석은 생긴 것부터 흐물흐물하다.
이렇게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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