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이자 우수인 어제는 모처럼 눈이 내렸지만 기온이 영상이어서 눈이 쌓이지 못하고 녹아버려 아쉬웠고...
비나 눈이 와서 길이 질퍽거릴 때 안성맞춤인 곳이 바로 우장산인데...
우장산의 산책로는 모든 길이 포장되어 있어서 그런 날에 산책하기에 딱이다.
해서, 어제는 우장산에서 야간 산책을 하였고, 오늘은 봉제산으로 갔더니...
아뿔싸! 어제보다 더 질퍽거려서 다시금 우장산으로 갔다.
평소에 우장산(강서구 우장산동-옛 화곡동)을 다니면서 특별히 마음에 드는 시만 몇개 담았었는데, 오늘은 작심하고 시를 모두 담기로 했다.
가난하다는 것 - 안도현
무척 좋아하는 시 중의 하나로, 가난하더라도 한 움큼 사랑이라도
가슴에 채울 수 있어야 세상 살 맛이 나지 않을까...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 노래"와 비슷한 맥락도 있으면서도
제각각 제 맛과 향이 있는 것 같다.
꽃 - 김춘수
나그네 - 박목월
풍찬노숙 하기를 즐겼던 내가 참 좋아한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 - 김상용
다정가 - 이조년 & 투금탄 전설
답설야중거 --- 서산대사라고 알려졌는데 ⇒ 지금은 임연(臨淵) 이양연(李亮淵, 1771∼1853)의 야설(野雪)이 정설 같다.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 눈 덮인 들길 걸어갈제
不須湖亂行 (불수호란행) - 행여 아무렇게나 걷지 말라
今日我行跡 (금일아행적) - 오늘 남긴 내 발자국이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 훗날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먼 후일 - 김소월
묵화 - 김종삼
바다와 나비 - 김기림
엄마 - 정채봉
오매 단풍 들것네 - 김영랑
윤사월 - 박목월
청산은 나를 보고 - 나옹화상
흔적일랑 - 신영학
29편의 시를 편의상 "가나다" 순으로 배열하였으며...시 구역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산책로 전체에 걸쳐 배치되어 있어...걷다가 시 한 수 감상하고, 또 걷다가 감상하며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이 대목에서 전위예술가 백남준씨의 "예술은 사기다."를 들먹이고 싶다.그가 그렇게 말한 것은, 아마도 대중의 참여와 대중과의 소통이 없는 예술은 나홀로예술에 불과하다는 것일테니, 우장산의 예술작품들이야말로 진정한 예술작품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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