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야기(윌 듀란트 Will Durant)
문체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길 위의 인문학" 강좌가 있다.
5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10시∼12시까지, 모두 20강좌로 구성되어 있고,
강의 중심이 아니라, "문명의 전개", "인간본성 탐구", "자아의 발견"을 주제로
여기에 걸맞는 추천 도서를 읽고 질의응답과 토론 방식을 기획하였던 모양인데,
수강생들이 책을 먼저 읽고 강의에 참여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고...
문명의 전개(윌 듀란트의 문명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 제1강좌는 다른 일이 있어서
불참했고 오늘 제2강좌부터 참여하는데, 월 듀란트의 "문명이야기"가 무려 10권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책 읽기는 아예 포기하고, 강의를 하시는 "김종명 철학박사(이솝러닝)"의 강의와 칼럼을 중심으로 다른 자료를 어깨 너머로 조금 기웃거린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기록의 역사는 약 4000년 전에 "점토판"에 창조기록을 남긴 수메르문명이라는 게 다수설이라 한다.
천지창조를 한 최초의 여신시대에서 남신시대로 넘어와, 신들의 세계에는 큰 신과 작은 신들로 나뉘어 있었는데, 큰 신들이 작은 신들에게 금광채굴을 시키자 이에 작은 신들이 불평을 해서, 그 대안으로 큰 신들이 흙에 신의 피를 섞어 인간을 만들어서 금광채굴을 시켰다는 것이다.
이 천지창조와 인간창조 신화 속에 재미있는 태생적 숙명이 내재되어 있다.
신이나 인간이나 돈을 좋아한다는 것, 신의 피가 섞인 인간에게는 신성(神性)도 있다는 것 그리고 일을 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인간은 필연적으로 노동의 숙명을 짊어진다는 것이다.
수메르의 점토판 기록에 뒤이은 기록인 성경의 창세기(BC 5세기 전후)는 바로 이 수메르의 창조신화를 체계적으로 집대성 한 것이라 하고...
신(神)은 존재하는 것인가?
아니면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인간이 창조한 것일까?
통치자는 통치의 수단으로 필요했고, 억압받는 자는 기대고 의지할 피난처로 필요했기에.....
그래서 모든 신들이 인격신(人格神)이 되고 기복신앙이 된 것 아니겠나.....
길가메시상
신화의 시대를 뒤로 하고 이른바 과학의 시대로 접어들어,"코스모스"의 저자 Carl Sagan은 과학은 신비로 감싸져 있던 것을 합리적 현상과 논리로 설명하는 것이라 했고...
"생명, 최초의 30억년"의 저자 Andrew Knoll은 모든 생명은 동일한 기원에서 비롯되었으며, 그 기원은 "박테리아"라고 하여 지금의 통설에 이른다고 하고, 인간은생명 탄생 후 약 30억년 뒤에 나타났다고 한다.
찰스 다윈은 "종의기원"에서 진화론을 펼쳐 적자생존, 만인투쟁, 우성과 열성 등으로 번졌으며, 특히 적자생존론은 이후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에 논리적 기초로 활용되었다.
어떤 나라에서는 여왕의 말에 토를 달았다가는 바로 팽 당하니, 그저 무조건 말씸을 받아 적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적자생존"으로 발전하였는지 모르겠다.
박테리아에서 시작된 인류가 AI(Artificial Intelligence)의 인공지능인간으로 대체되어 가는 것을 바라보며 사는 기분이 묘하다.
목적성도 정답도 없는 생명의 진화에, 윤리.도덕을 말하기도 하지만 무릇 생명은 언제나 쉬운 길을 선택하여 왔으니,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기 위하여는 지금의 윤리.도덕을 지키기 보다는 윤리.도덕책을 새로 쓰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 같다.
월 듀란트가 50여년의 세월동안 모든 정열을 쏱아 10권의 책으로 완성한 인류문명사를 기껏 10시간에 걸쳐 얘기를 하자니 강의를 하시는 김종명 박사님도아쉬움이 많겠지만, 강의를 듣는 나는 들리는 얘기 중에서도 듣고싶은 얘기의일부만 기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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