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 쏠비치 & 하조대

아미고 Amigo 2018. 5. 31. 23:43

 

 

양 쏠비치의 움직이는 조형물

 

올해도 어김없이 그날이 왔다.

매년 5월에 열리는 OB들의 모임이 올해에는 5월 29일과 30일 이틀간에 걸쳐

양양 쏠비치에서 열렸다.

 

어차피 품버려 가는 길이니 조금 일찍 출발해서 하조대를 둘러보기로 하고

동료 둘을 태우고 길을 나섰다.

 

 

 

 

 

하조대(河趙臺)

 

강원 양양군 현북면 조준길 99 (현북면 하광정리 산3)에 있는 하조대는

고려말의 하륜(河崙)과 조준(趙浚)에 얽힌 얘기 그리고 하씨가와 조씨가의

처녀 총각에 얽힌 얘기에서 "하조대"라는 명칭이 유래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어쨌든 경치가 수려한 곳이다.

 

 

 

 

 

 

 

 

애국가의 자막에 나오는 소나무가

바로 이 소나무라는 블로거들의 얘기도 있는데

사실여부는 모르겠다.

 

 

 

 

 

 

 

 

무인등대가 있고

돌고래 조각도 있고...

 

 

 

 





하조대 주변의 경치는 이렇고...
옛날에는 모두 다 자연상태로 있었는데,지금은 펜스와 데크길을 만들어서 관리하고 있다.





 





하조대에 유일하게 있는 카페 겸 음식점으로,돌지붕이 너무 독특해서 카메라에 담았는데...이 집은 돌이 지붕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장식용 같다.

 

이런 돌지붕은 흔하지는 않지만,우리나라와 일본 등에도 있는 모양이다.

 

 

 

 

 

 

 

양양 쏠비치

 


향우회, 동문회, 동창회, 또 무슨 동기회 등등이 다 그렇듯이OB 모임도 매번 보이는 익숙한 얼굴들 일색이다.
정서의 단절인지  문화의 단절인지 아니면 변화인지 모르겠지만대체로 모든 모임에 후배 기수들이 참여하지 않는 단절 또는 변화가 있다.
필요와 충족의 고리로만 설명하기에는 뭔가 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세태의 변화를 속절없이 느끼며 살아간다.
보이던 얼굴이 안 보이면 사라져 가셨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거다.내 동기들이 젊은 나이는 아닌데도 거의 막내급이다.씁쓸한 생각이 든다.

방파제에는 강태공들이 있지만고기는 피라미 급의 손님 고기 수준이고...

 


그래도 아직은 순진한 어린애들만이바닷속에는 고기들이 엄청나게 많고 큰 고기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할 거다.

 



집단착각

 

하조대를 둘러 본 다음메밀부침과 막국수로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이동을 하여 양양 쏠비치에 주차를 해두고촛대바위나 돌아보자며 셋이서 해변으로 나갔다.
해변에 펼쳐진 풍경이 어색해서 셋이 거의 동시에"왜 이렇게 변했지?" 했다.
지나가는 아주머니께 왜 촛대바위가 안보이냐고 했더니그건 삼척 쏠비치 아니냐고 하신다.
셋 다 멋적게 웃었다.셋 다 모임으로 또 개인여행으로 양양과 삼척의 쏠비치를 많이 다녔었는데양양 쏠비치를 왔으면서 머리 속에서는 삼척의 쏠비치로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삼척 쏠비치의 시설과 아름다운 주변의 풍경이 압도적으로 강하게머리 속에 각인되어 있었다는 얘기다.
사람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게 아니라생각하고 싶은 것만 생각하기도 하는 것 같다.



양양 쏠비치 앞 바다의 풍경은 아직은 한가한 이런 모습이고...








저녁을 거하게 먹고얼얼하게 술이 취한 눈에 보이는 야경은 아름답고...






포만감과 적당히 기분 좋은 상태에서 방에 들어왔을 때까지가 좋았고...연신 통화를 하던 동료가 집에 일이 생겼다며 가방을 메고 나섰다.

나중에 들어보니

딸아이가 소나기 속에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미끄러져 얼굴을 아주 심하게

다쳤는데, 수술을 3번씩이나 해야 한단다.

 

그 지경이면 수술도 수술이려니와 뇌손상이 걱정이고...돌아오는 길에 강남세브란스에 들러 저녁을 먹자고 하니 하루 한 끼로 조금 전에 먹었다고 한다.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내 삶에 감사했다.
다음 주 목요일에는 또 다시 수술실 앞에서 서성거려야 하지만 말이다.....
성취에 목말라 있던 시절에는 불만도 많았었지만,생각을 많이 정리한 지금은 고마운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가을엔 스페인, 포르투갈, 남프랑스를 돌아보자고컨디션 관리 잘 하시라고 했는데...너무 먼 길은 이게 마지막일지 또 길을 나설지 모르겠다.

 




 





생명은 물인 것 같다.메마르고 딱딱한 곳일지라도 물이 있으면 생명이 움튼다.

 



이 청춘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세상이내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