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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기 인문학 - 이어령 교수

아미고 Amigo 2018. 1. 26. 15:06

 

 

 

이어령 교수

 

편의상 교수라 호칭헀지만 이분의 호칭은 너무 많다.

교수, 비평가, 소설가, 수필가, 시사평론가, 언론인, 장관(초대 문화부 장관) 등등

 

1934년에 태어나셨으니 올해 84세이시다.

연세가 많다보니 지병으로 힘이 많이 드신다는데도

2시간의 강의를 쉬는 시간 없이 스트레이트로 열강을 하신다.

 

참으로 대단한 열정이시다.

 

오늘이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영하 17.8도나 되어서

청중들이 적을거라 예상했었는데, 의외로 준비된 좌석 100여석을 다 채우고

자리가 없어서 서서 강의를 듣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기분이 무척 좋으셨던가 보다.

 

2018년 겸재 정선미술관에서 매월 한번씩 12번 열리는 인문학 강좌 중

그 첫 꼭지를 이어령 교수가 연 것인데

강의 내용이나 청중의 동원이나 그분의 명성에 걸맞는 명불허전이었다.

 

 

 

이어령 교수는 참으로 대단하신 분들 중의 한분이시다.

 

1956년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20살 약관의 나이에 "우상의 파괴"를 통해

김동리, 황순원, 서정주 등등의 쟁쟁한 문인들을 실랄하게 비평하여

급기야는 김동리 선생과 격렬한 논쟁까지 벌였다고 하니...

웬만한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보자기 인문학)

 

선생께서 아주 오래 전에 일본에서 출간하였던 책을 근간에 국내에서 한글판과 일본어판이 합본된 책으로 마로니에북스에서 출간된 책이라는데, 오늘은 저자인 선생께서 직접 마이크를 잡으신 것이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 몸(, H/W, 명사)에서 쓰임(用, S/W, 동사)으로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 우리의 "보자기"와 서양의 "가방"에 있어서의 동사의 변화를 살펴본다.(책보자기, 책가방)

   가방  :   넣다. 담다. 메다.

   보자기 : 싸다. 덮다. 가리다. 쓰다. 매다. 깔다. 차다

 

* 가방 보다 보자기가 더 많은 동사를 유발하는 쓰임새가 있으며

  가방은 개인적이며 폐쇄적인 칸막이의 성격이 강한데 비해

  보자기는 집단적이고 포용적이며 융통성이 있는 다양한 효용을 가지고 있다.

 

* 쇠()로 남자는 칼을 만들어 폭력과 분리를 하고

  여자는 바늘을 만들어 접합과 연대의 문화를 만들어간다.

 

* 바느질에도 색깔, 모양, 크기, 위치 등의 미학적인 깁는 방법이 있다.

 

* 물질은 궁극적으로 에너지다.

 

* 인류는 인간의 몸(육체)의 한계를 도구와 기계 그리고 로봇을 통해 극복했고

  머리(지능)의 한계는 인공지능을 통해 극복할 것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당연히 인간을 능가할 것이다.

 

 

*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방식의 사고에서 유연한 사고로 변해야 한다.

 

* 세계적인 한국 최고의 화가 겸재 정선은

  조선시대에 이미 드론을 띄운 3차원의 그림을 그렸다.

  (이 얘기는 아마도 강의 장소가 겸재미술관이어서 애드립적인 것도 있는 것 같다.)

 

* 물고기는 물이 있어서 살고

  씨앗은 흙이 있어서 싹을 틔우는데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화두를 던지셨는데...

선생께서는 "인간은 생각과 사고로 산다"고  말하고 싶으셨는지도 모르겠다.

 

 

 

선생께서는 "보자기"를 통해 동서양은 물론, 한중일간의 문화의 원형과 그 원형에 잠재되어 있는 의미와 변화의 가능성 등을 우리에게 깨우쳐주고 싶었던 것 같다.

 

 

 

 

 

선생께서는

주로 영인문학관(寧仁文學官. 종로구 평창동 499-3)에서 활동하신다는데

문학관 이름의 영인(寧仁)은 선생의 함자 중 끝자와 부인(강인숙)의 함자 중

가운데 글자를 조합한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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