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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결혼 그리고 가족

아미고 Amigo 2016. 3. 1. 02:00

 

 

도대체 왜 결혼이라는 사회제도가 있어 가지고 결혼적령기의 당사자는 물론 그들의 부모들까지 애를 태우는 것일까?

 

인류 최초의 결혼은 아담과 이브 그리고 환웅과 웅녀였을까?

태초의 남녀의 결합은 사회적 결합이었을까 아니면 심리적 생물학적 결합이었을까?

 

도대체 결혼이란 무엇이며 그로부터 엮여져 나가는 가족은 무엇일까?

그저 성적충동인 리비도일까...

아니면 여러 가지 요소들이 뒤엉킨 사회적 계약일까...

 

사람이 많지 않았던 시절에는 서로 부딪히며 갈등이 생길 일이 없었을 테고...

있지도 않은 갈등을 조정할 규범 자체도 필요치 않았을 테니...

남녀의 결합은 심리적 생물학적 충동이랄 리비도(libido)에 의한 결합이었을까?

 

사람이 많아지고 집단이 형성되면서 갈등이 발생하고 그러한 갈등을 조정하고...

또한 집단의 권력자(또는 권력집단)는 집단을 통제할 장치로 규범이라는 제도가 필요하게 되었고...

규범이라는 제도내에서의 남녀의 결합을 결혼이라고 용인하는 사회로 발전했을까?

 

결혼은 잡혼(雜婚) 또는 난혼(亂婚)이나 군혼(群婚)이 있었으리라 추측되며, 남자가 여자를 빼앗아 오는 약탈혼이 있었고, 약탈혼의 대표적인 것이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걸려 있는 "사비니의 여인들"로 여자가 부족했던 로마의 남자들이 프랑스 사비니 지역의 여자들을 납치했던 것 아닌가..... 또한 바이킹들이 여자를 납치할 때 머리에 그물을 씌웠던 것이 면사포로 발전했고, 납치한 여자가 도망가지 못하게 족쇄를 채웠던 것이 반지로 발전했다는 얘기도 있다.

 

사전에서는 결혼을 "남녀가 정식으로 부부 관계를 맺음."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여기서 "정식(正式)"이란 남녀의 동거 여부에 관계없이 일정한 사회규범체계(법률)를 말하는 것 같다.

 

바로 이 규범체계 안에서의 결혼이 거래혼 또는 매매혼이라는 결혼제도로 오늘날에도 건재하고 있다농경사회에서의 가장 중요한 재산은 토지와 노동력이었으며, 노동력이 있는 장성한 자녀는 소중한 재산이었기에 남자가 신부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노동력이라는 재산에 상응하는 신부대를 치러야 했다(반대로 여자의 경우 지참금이라는 것도 있었지만...)

 

우리의 경우, 그 신부대의 한 예가 장가(丈家) 가는 것으로, 여자의 집에서는 사위가 기거할 집 또는 방(서옥 壻屋 : 사위집의 한자 표기)을 준비했고, 사위는 처가에 기거하면서 농사일을 하는 것으로 신부대를 지불했으며, 기간은 들쭉날쭉 하던 것이 대체로 3년으로 정형화 되었다가 점점 짧아져 근대에는 3일까지로 줄어들었다.

 

남자의 장가생활이 끝나면 여자는 남편과 함께 시집(媤宅)으로 갔으니, 이것을 두고 시집장가간다 라고 해왔는데, 장가시집의 순서가 맞지 않나 생각되고, 요즈음에는 결혼을 할 뿐이지 장가를 가거나 시집을 가는 남녀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양반 귀족 평민 노예 등으로 구분된 신분제 결혼이나 카스트제도에 의한 결혼이 오늘날에도 온존하고 있으며, 내혼제(內婚制)는 거의 사라지고 오늘날에는 대체로 외혼제(外婚制)가 일반적인데, 부와 권력을 이미 충분하게 가지고 있어서 그것을 지키려고 했던 집단은 내혼제를 선호했던 것 같고, 반대로 부와 권력을 확대해 가려는 집단은 외혼제를 선호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인데, 오늘날에도 권력과 부는 상호 결탁하는 신분제 결혼이 일반적인 것 같다.

 

신의 세상이었던 중세의 암흑을 탈출하는 분수령인 르네상스(14 - 16세기), 종교개혁(16 - 17세기), 산업혁명(18세기)을 거쳐 사랑 때문에 사랑으로 결혼하는 인간의 세상인 오늘날에도 사회의 지배집단은 여전히 사회적 선택인 가문의 결합인 것 같다.

 

이 대목에 이르러, 밤중에 헬멧을 쓰고 오토바이를 타고 연인을 찾아갔던 프랑스 대통령 올랑도 그리고 그것을 지극히 사적인 것으로 너그럽게 용인해버리는 프랑스 사회,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톨레랑스(tolerance)가 작동되는 프랑스와 파리지엥을 동경하는 것일까.....

 

 

 

또 다시 한 번, 도대체 결혼이란 무엇일까?

 

단순하게 남녀의 결합, 그러니까 사랑의 결합일까, 상호 봉사와 헌신의 관계일까...

사회적 약속, 계약, 요식행위 또는 가문의 결합일까...

수많은 욕망들이 뒤엉킨 욕망의 결합일까.....

 

간단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생존의 문제인 배고픔이 해결되고 나면 뒤이어 따라오는 성적충동(리비도)의 욕구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인간이 만들어낸 사회제도 중에서 가장 성공한 제도가 일부일처제(또는 일처일부제)라는 분배제도임이 틀림이 없을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허덕이고...

어떤 사람들은 매일 맛있는 것만 먹다보니 물려서 다른 더 맛있는 것을 찾기도 한다.

 

그런 메뉴들이 스와핑(swapping), 프랑스의 PACS 그리고 미국의 폴리아모리(Polyamory) 일 것 같다.

 

프랑스의 팍스(PACS:Pacte civil de solidarite')는 일정한 형식의 계약서(동거에 따른 상호간 그리고 재산문제와 아이들 등에 대한 권리의무관계를 명시한)를 법원에 제출하면 결혼과 동일한 법적지위(세제,사회보장 등)를 부여하는 제도로 결혼의 절차와 비용 때문에 결혼을 미루거나 회피하는 사람들에게 안정적인 사랑의 즐거움과 제도로서의 결혼에 이르게 되는 길을 마련해준 프랑스 만의 독특한 제도라고 한다.(생각해 볼 만한 제도 같다.)

 

미국의 Polyamory(그리스어 Poly:많은 + Amor:사랑 의 변형 Amory)는 부부 중 일방 또는 모두가 동시에 둘 이상의 사랑관계를 서로 용인하고 유지하는 다자간 사랑 방식이라고 한다. 이런 환경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재핑세대(Zapping generation)라고 하고, 이들은 다부모를 둔 아이들이 되는데, 아이들의 정체성 형성에 문제는 없는지 궁금해진다.

 

 

 

 

요즈음 젊은이들을 삼포세대라고 한단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희화화한 표현 같은데, 그 밑바닥에는 취업난이 자리 잡고 있다. 취업난에는 서울공화국 지방 식민지가 있고, 그 국경을 통과해도 귀족노동자와 하인노동자가 있다.

 

법전 속에는 분명히 평등이 있지만, 사회 속에서 체감되지 않는 평등을 젊은이들은 어떻게 이해할까...

일 좀 해보겠다는데.....

가정 하나 꾸려 보겠다는데.......

 

 

 

 

 

 

그리스의 이야기에...

인간은 원래 자웅동체였는데, 얼마나 영악스러운지 귀신을 능멸하려 들기에...

제우스가 벼락을 쳐서 둘로 나누어 버려, 한 조각은 남자 그리고 한 조각은 여자가 되었다는...

 

그 잃어버린 절반을 찾고 싶은 젊은이들이 안타깝게도 취업이라는 장벽, 집이라는 장벽, 스드메(studio, dress, make-up)를 비롯한 결혼비용이라는 장벽에 막혀 결혼을 포기하는 지경에 이른 것 같다.

 

진선미 국회의원이 나섰단다.

"생활동반자관계에 관한 법률()"을 국회에 제출했는데, 잠자고 있는 모양이다.

어쨌든 진선미 국회의원께 큰 박수 보내드린다.

 

우리를 부양하고 한국의 미래를 펼쳐갈 우리 아이들에게 실현 가능한 꿈과 희망이 있는 세상이 열렸으면 좋겠다.

(입으로만 사랑하고 행복을 빌어 주고 꿈을 주는 건 더 깊은 좌절의 늪을 만드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