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박 12일 동안 정말 숨가쁘게 달렸다.
유럽... 유럽... 하는데, 유럽은 도대체 뭘까?
우리가 어려서 배웠던 오대양 육대주에서, 대륙이라 불리는 것들은 모두 바다로 단절되어 있는데...
아시아라는 큰 대륙(유라시아대륙)의 서쪽 일부만을 구분해서 왜 유럽이라고 했을까?
우선, Asia를 먼저 살펴보면, 인류 최고의 문명 "수메르문명"을 꽃피웠던 티그리스강 유역의 "앗시리아 Assyria"에서 유래했다는 것으로 에게해 동쪽을 지칭했다 하고...
Europe은 "에레브(ereb : 서쪽의 땅이라는 뜻 - 메소포타미아)"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신과 페니키아의 공주 "에우로페(Europe)"의 로맨스 스토리 무대인 에게해의 크레타섬 얘기, 에우로페에서 비롯됐다는 설로, 두 관점 모두가 다 유럽이나 아시아의 관점은 아니었던 것 같다.
위 두 기준에서 보듯이 메소포타미아와 에게해가 기준이 되고 있고, 고대사회의 문명과 오늘날 우랄산맥을 기준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구분하는 걸 보면, 아마도 오늘날 우리가 중동(Middle East)이라고 일컷는 지역의 사람들의 시각으로 붙인 지명 아닐까?
그러나 사실은, 중세에 갇혀있던 유럽이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그리고 산업혁명으로 기지개를 켜면서 일종의 선민의식이나 우월감을 차별화하기 위한 한 수단으로 Europe 이라는 단어가 떠오른 건 아닐까?
미니차
피렌체의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만난 예쁜 자동차...
이번 여행에서 본 차 중, 내 눈에는 가장 예쁜 자동차였다.
뒷모습은 더 예쁘다...
2인승 미니차들의 대부분은 벤츠 엔진이 장착된 거라는데, 가격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로마에서 마난 미니차
소렌토에서 만난 미니차
런던에서 만난 미니차
파리에서 만난 미니차
밀라노에서 만난 미니차
파리에서 만난 오픈-카
유럽 여행을 생각하면서 당초에는 요즈음 패키지 중에서 가장 긴 16일짜리를 신청했었다. 출발을 5일 정도 남겨두고 여행사에서 연락이 왔다.
인원이 차지 않아 여행이 캔슬되었다고, 죄송하다고 했다.
기분은 별로였지만 이해는 갔다.
유럽 여행은 보통 4개국 이상을, 최소한 1주일 이상 돌아보는 장거리 장기 여행이어서 인솔 가이드가 동행하는데, 그러러면 그런 것 등을 감안한 비용이 나와야 하고, 그래서 최소 출발인원을 대개 20명 이상으로 하여, 20명 이하이면 여행사끼리 연합하여 연합팀을 꾸리기도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여행 자체가 취소되어 버린다.
다음에 갈까 생각했었는데, 유럽 여행이 처음인 아내는 이미 여행 보따리를 거의 다 꾸려놓고 잔뜩 마음이 부풀어 있는데, 다음으로 미루면 너무 김이 빠져 생활의 리듬이 깨질까봐 부득이 12일짜리로 변경을 해서 다녀왔다.
우리 팀은 35명 이었는데, 여행공식비용 + 부대비용(유류할증료 등) + 옵션까지 하면 1인당 대략 350만원 정도 되니, 이 한 번의 여행팀이 결국 1억원짜리 프로젝트인 셈이다.
베니스의 명품패션
이런 거 하나씩, 팍팍 질러주면 좋을텐데, 그러지 못하는 내가 작아 보인다.....
남자 시계가 하나 아담하고 맘에 드는 게 있어서 얼마냐고 물었더니...
24백만원이라며 한국말로 "비싸요" 하는데... 가슴이 좀 싸...아 했었다.
유럽에는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고 한다.
*** 영국식의 튼튼한 집에서, 싹싹한 일본인 아내와, 프랑스 요리를 먹으며, 고장 없는 독일제 자동
차를 타며 사는 남자는 행복한 남자이고...
*** 일본식의 비좁은 집에서, 키작고 뚱뚱한 독일인 아내와, 맛없는 영국 요리를 먹으며, 고장 잦은
프랑스제 자동차를 타고 사는 남자는 불행한 남자라고...
(쁘렝땅)
내 기억으로...
쁘렝땅백화점은 3동의 건물이, 여성용품동과 남성용품동 그리고 명품동으로 되어있다.
건물은 6층으로 되어 있는데, 화장실은 맨 꼭대기 층인 6층을 제외하고는 모두 유료이다.
우리 문화나 정서로는 기이하고 난해한 현상인데... 자본(또는 자본주의)의 리얼한 얼굴인 것 같다.
(인스부르크 - 스왈로브스키)
(피렌체)
(가면 - 페르소나 - 베니스)
가면 파티...
그거 참 재미있었을 것 같다.
인간에게 숨으려고 하는 본능도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요즘은 가장 간단하게 선-글라스 뒤에 숨고...
페르소나(persona)....
그거 없이 살기도 피곤할 수도 있겠지만.....
ㅎㅎㅎ
11박 12일 동안 6나라(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의 16개의 도시(런던, 파리, 베르사이유, 인터라켄, 밀라노, 피사, 로마, 폼페이, 소렌토, 카프리, 나폴리, 피렌체, 베니스, 인스부르크, 하이델베르크, 프랑크푸르트)를 다녀왔다.
여행을 떠나려고 할 때는 가슴 설레고, 그러나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여행을 즐기는 동안에는 고생스런 면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집에 돌아오면 또 다시 떠나고 싶어진다.
Souvenir
어느 분 말처럼,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는 것이 여행이라는데...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이 대책없이 눈으로만 여행을 하는 것 같았다.
또 더러는 입으로 여행을 한다.
한국에서 바리바리 싸간 쏘주 마시고, 그거 바닥나면 현지에서 양주사서 마시고...
젊은층에서는 공주와 왕자 된 양, 우아한 현지 음식에 사진기 들이대기 바쁘고...
먹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겠지만...
내가 처음으로 유럽을 간 것은 20년쯤 지난 세월이었으니, 호랑이 담배 먹는 시절(?)이었다.
자료가 없어서, 가이드북 하나 사서 읽고, 유럽사 뒤적이고, 중세사 뒤적이고...
요즘은 내용이 좀 있는 블로그 몇 개만 섬머리 해도 웬만큼 준비가 되지 않을까?
어쨌거나, 나는 내 아내가 이렇게 먼 나라들을 여러 날 동안 함께 손 잡고 여행할 수 있어 행복했다. 지금까지 잘 버텨준 아내가 고맙다.
그런 행운이 우리 짝꿍에게 조금 더 많이 주어지길 희망한다.
많이 걸었다.
함께 많이 걸었다.
우리 동네 용왕산에서부터 시작하여...
지리산으로... 융프라우로... 프랑크푸르트까지... 함께 많이 걸었다.
웃고... 토라지고... 서로 안쓰러워하며 걸었다.
나돌아 다니는 건 마찬가지인데...
기약도 없고, 돌아갈 곳도 없으면 방랑이고...
돌아갈 날이 있고, 돌아갈 집이 있으면 여행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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