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문화

재즈 앤 더 시티 - Jazz and the City

아미고 Amigo 2008. 7. 28. 09:41

 

 

간만에 공연장을 찾았다.

연일 비가 오락가락 해서 이번 주말엔 산행보다는 가벼운 공연을 하나 골라볼까 해서

인터넷을 뒤졌더니 딱 맞는 게 하나 있다.

 

Jazz and the city.

바로 이거다.

관람료가 어찌된 영문인지 파격적으로 단돈 1,000원인데다 공연장 또한 광화문에 있는 KT 아트홀이라 접근성이 좋고 평소에는 별 관심 없었던 재즈의 즉흥성 독창성 그리고 뭔가 좀 끈적끈적한 그런 거 좀 느껴보고싶어서 예매를 해 두었다.

 

7월 26일 토요일,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아침을 먹고 또 또 낮잠을 자고 늦은 점심을 먹고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다가 두시가 넘어서야 집을 나서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 등의 "라틴 아메리카 거장전"을 두어시간 둘러보았다.

 

나는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비베라의 작품들을 감상해보고 싶었는데, 정작 전시된 작품들은 몇 점 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이른 바 유명세가 있는 작품은 빠져 있어서 김이 빠졌다.

전시된 작품의 대부분이 식민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라 우울하고 동시에 분노가 배어있는 작품들이라 우리의 일제치하를 오버랩시켜보기도 하고, 구속받고 탄압받으며 사는 사람들의 감정 표현이 이렇듯 그림과 글 그리고 음악으로 그 출구를 찾기도 하려니 생각한다.

 

그럭저럭 공연시각이 다가오고 덕수궁 돌담길을 한 바퀴 돌아 시원한 캔맥주를 하나 들이키고 KT 아트홀로 걸어가노라니 새삼 BMW(Bus, Metro, Walking)가 이렇게 좋다는 게 실감난다.

 

 

 

 

 

무대와 경사면의 관람석 사이는 플로어로, 의자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접이식 의자를 적당히 놓을 수 있어 유연성이 있어 편해 보인다.

아트홀이라기에는 좀 엉성하지만 그래도 무대에 있는 사람들과 객석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교감하고 그런 교감이 곧 바로 피드-백 되는 데엔 안성마춤일지도 모르겠다.

또한 수없이 많은 데이프와 CD로 복사되는 스크린 예술과 단 한 번 뿐인 무대예술의 차이 아닐까?

 

 공연은 5시부터 약 1시간 반 정도인데, 피아노 리코더 기타 드럼 그리고 바이얼린으로 구성되었고 오프닝 곡은 "비 오는 날 서울"이라는 곡이었다.

난 재즈를 기대하고 왔는데 그게 아니다.

그래도 손 바닥이 아플 정도로 열심히 박수를 쳐 주었다.

 

공연이 끝나고 모처럼 종로에 나온 김에 청진동에서 해장국에 둘이서 소주 한 병 마시니 오늘의 백미는 그림 전시회도 음악회도 아닌 역시 해장국에 쐬주다. ㅋㅋ

버스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성산대교를 건너노라니 한강은 유유히 흐르고 물결이 찰랑찰랑 아름답다.

 

문득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이라는 문구가 생각난다.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듯이 나도 이제 밀려가는 신세인가 보다.

그러고 보니 아까 음악회에서도 내 나이 또래는 별로 보이지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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