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15)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간월도(看月島)
간월도로 지도검색을 하면 “간월도리”의 지도가 나온다. 간월도가 원래는 섬이었는데 천수만간척사업으로 육지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간월도의 “간” 자가 “볼 看” 자이니 간월도에서 달 보기가 좋았던 모양이고 동시에 간월도 자체가 바다에 떠있는 달처럼 보기 좋았는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을 보며 깨달음을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깨달음” 이거 참 재미있는 얘기다.
석가모니부터 깨달음을 얻었다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은데, 무엇을 깨달았는지, 그 깨달은 것들은 모두 어느 수장고(收藏庫)에 있는지 모르겠다. 사실은 세상을 사는 모든 사람들이 수없이 많은 깨달음을 얻으며 산다. 다만 거창하게 깨달음이라고 표현하지 않을 뿐이다.
강의를 하는 화자(話者) 또는 화자와 청자(聽者) 사이의 대화에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청자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화자가 말을 하는 것이다. 청자가 알아들어야 한다는 것은 화자도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화자 자신도 그 얘기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고, 그러니 “달 봐라 하니까, 달은 안보고 손가락만 본다.”는 말도 사실은 화자도 청자도 그 본질을 모른다는 고백 아닌지 모르겠다.
간월도에 왔으면 달이나 보지 사설(辭說)이 길어졌다.
간월호 쉼터공원 - - 해당화공원
태안 마검포항에서 간월도를 향해서 달려 간월도가 빤히 보이는 지점에 지도에는 “간월도 쉼터공원”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현장에는 “해당화공원”이라는 표석이 있다. 해당화는 보이지 않고 몇 송이 동백꽃이 반겨주는데, 가로공원의 이름이 무엇이든 간월호(看月湖)에 떠있는 토끼섬과 황도 그리고 간월도와 간월암의 원경을 조망하기 좋은 곳이다.
간월암(看月庵)
간월도라고 하지만 실상은 사람들이 간월암을 보러 간다. 간월암은 무학대사(無學大師, 1327∼1405)가 창건하였다고 하는데, 간월암의 설명 외에는 그런 기록은 없는 것 같고 조선 말엽에 폐사되었던 것을 만공(滿空, 1871∼1946)이 재 창건하였다고 하며 충남 유형문화재인 아름다운 목조보살좌상이 원통전에 있다는데 살펴보지는 않았고, 주요전각으로는 원통전과 산신각 그리고 범종각이 있는데, 원통전이 가람배치도에는 관음전으로 되어있다.
무학대사, 이 분 참 재미있는 분 같다. 유교는 상(賞)과 벌(罰)로 세상을 다스리려하고, 도교는 불로장생을 추구하며, 불교는 인과(因果)의 법칙을 추구하는 것이니 유불도교 모두가 이 세상에는 필요한 것들이라고 하였다니 세상을 아주 넓게 보고 포용하셨던 것 같다.
범종각과 풍경
간월암 자체가 마치 바다에 떠있는 섬 같은 느낌이어서 시야가 탁 트여 시원한데, 소나무와 사철나무가 이렇게 자란 것인지 아니면 이렇게 키운 것인지 또 불교의 사상과 부합하는지 의문이기는 하지만 물어보지는 않았다.
재미있는 것은 간월암 설명문에서는 무학대사가 간월암을 창건하였다고 되어있는데, 무학대사의 지팡이가 사철나무가 되었다는 유래문에서는 원효(元曉, 617∼686)가 창건했다고 하는데 시제(時制)가 아리송하고, 원효의 위세가 대단했던 시절에 원효의 승의(僧衣)속으로 파고들었던 사찰이 꽤 많았던 것 같다.
간월암의 저녁노을
인과를 추구하면서 소원 등을 단다. 그게 인간이다. 이래저래 인간사에는 웃을 일들도 많다. 사기(史記)를 썼던 사마천(司馬遷, 기원전 145년∼기원전 86년)은 우연(偶然)과 필연(必然)을 생각하며 중국의 수많은 영웅호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을 기대했던 것 같은데, 그런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낙담한 것에서 답을 찾아보면 되려나...
간월암의 저녁노을이 빙그레 미소 짓고 있다.
간월도 선착장
작은 어선들이 있는데, 낚싯배도 있는지 모르겠다.
스카이 워크(Sky walk)
스카이 워크의 끄트머리에 달과 해를 상징하는 것 같은 조형물이 있는데, 이 조형물의 원 속으로 간월암을 끌어들여 바라보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이것으로 3월의 남행기(南行記)를 모두 마무리하는데, 잠깐 엿보기만 했던 지리산 자락의 쌍산재(雙山齋)는 보류해둔다.
간월도 주변을 지날 때는 의례 간월도에 들러 어리굴젓을 사가는 게 일상이었는데, 이번에는 건너뛰자고 했다.
'충청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양 두악산 선암계곡 (118) | 2024.10.13 |
---|---|
태안 마검포항 (145) | 2024.06.23 |
안면도 방포항 & 꽃지 (141) | 2024.06.03 |
안면도 수목원 (126) | 2024.05.30 |
태안반도 안면도 영목항 (114) | 2024.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