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15)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꽃지
꽃지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이 할미.할아비바위다.
안면도에 가면 잠깐이라도 둘러보고 오는 곳이 이곳이어서 그런 거 같다. 그런데 할미.할아비바위 이야기는 알맹이가 하나도 없는 싱거운 옛날 얘기에 불과하고 차라리 꽃지라는 지명을 만들어준 해당화가 활짝 피어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안면도 꽃지 사랑
이런 노래가 있기는 한 모양인데, 느낌이 어떤지 들어보려고 검색을 해보니 나오지도 않는 걸 보니 그냥 묻혀버린 노래인 모양이다.
점심때가 조금 지났지만 꽃지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주차장에 들어가니 그 큰 주차장에 차량 몇 대만 있을 뿐 주차장이 텅 비어 썰렁하기 그지없다. 성수기에 그렇게나 많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그러든 저러든 모처럼 새조개를 먹으려고 새조개 메뉴가 있는 식당으로 갔더니 새조개가 없다고 한다.
새조개를 먹으려고 영목항에서 여기까지 부지런히 달려왔는데, 어디로 가면 먹을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주인장이 친절하게 가르쳐줘서 방포항을 끼고 돌아서 모감주나무 군락지 방향으로 가다가 일러준 식당이 보여서 들어갔더니, 역시나 여기도 어제까지가 마지막이었다고 하며, 지금은 남당리에 가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뭘 먹든 점심은 먹어야겠고, 첫 번째 식당 주인장의 친절이 너무 고마워서 다시 그 식당으로 가서 이 지역의 토속적인 음식일 거 같은 “게국지”를 주문했다. 이 지역 방식의 꽃게탕이겠지 생각했는데, 기대와는 많이 달랐다. 시원한 맛도 별로고 그렇다고 진한 맛도 아니더라...
할미.할아비바위의 여러 모습
예날 이야기들이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지만, 할아비바위에 해당하는 승언 장군이 무슨 일로 북쪽으로 진군을 했는지 그리고 진군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서 싱거운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역사가 아니라 전설인 거다. 이 두 바위는 밀물 때와 썰물 때 그리고 낙조까지 모두를 다 봐야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을텐데, 계획된 일정 때문에 대강 둘러보고 떠난다.
할미.할아비바위가 특별히 아름다운 것도 아니지만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그 조그만 바위섬에서도 소나무를 비롯한 많은 나무들을 키워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방포항 & 꽃다리
방포항은 말이 항구지 썰물이면 이렇게 바닥이 드러나는 곳이어서 작은 어선들이나 드나들 수 있는 항구인데, 그나마 해수욕장에서 모감주나무 군락지로 건너다닐 수 있는 꽃다리가 만들어져 편리하고 또 분위기도 띄워준다.
꽃지해수욕장
꽃지가 꽃지인 것은 해수욕장의 백사장이 끝나는 즈음에 해당화가 아름답게 피어서 꽃지(꽃+地)가 되었다는데, 지금은 그 해당화가 보이지도 않는다. 오늘 모처럼 새조개를 먹으려 벼르고 왔는데 못 먹어서 기분이 가라앉은 건지, 꽃지가 특별할 것도 없는데 그동안 왜 그렇게 자주 찾았었나 하는 생각을 하며 실없이 웃었다.
서해안의 해수욕장은 대천부터 남쪽으로 내려가야 해수욕장 같은 해수욕장이지 그 위로는 썰물이면 개펄이 드러나고 바닥 또한 하와이의 와이키키처럼 바위나 돌멩이들이 많아서 그림만 좋은 그림이다.
모감주나무 군락지
모감주나무는 우리나라의 서해안에 주로 자생하는 나무로 잎과 꽃이 늦게 피어나기 때문에 지금은 볼품이 없지만 7월이면 황금빛 꽃이 만발해서 영어표기는 “Golden rain tree”라고 한다. 까맣게 익은 열매는 염주를 만들어서 염주나무라고도 한다는데, 이런 염주는 아주 귀한 염주라고 한다.
꽃지 주변에서는 할미.할아비바위, 백사장과 해수욕, 사구(沙丘)와 개펄체험 그리고 해루질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충청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산 간월도 & 간월암 (124) | 2024.06.29 |
---|---|
태안 마검포항 (145) | 2024.06.23 |
안면도 수목원 (126) | 2024.05.30 |
태안반도 안면도 영목항 (114) | 2024.05.23 |
보령 대천항 & 대천해수욕장 그리고 해저터널 (122) | 2024.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