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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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제적봉 평화전망대
강화도의 가볼만한 곳은 모두다 가봤다고 생각했었다.
한강(漢江)과 임진강(臨津江)이 오두산전망대(鰲頭山展望臺) 앞에서 만나 흐르다가 북한의 예성강(禮成江)이 합쳐져 서해로 흘러드는 남북공동이용수역으로 중립수역인 조강(祖江) 일대의 남북을 가장 시원스럽게 볼 수 있는 평화전망대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 세상사 내가 아는 게 전부가 아니다.
평화전망대를 2008년 9월 5일에 오픈했다는데 내 눈과 귀가 어두웠던 탓도 있겠지만, 평화전망대에 대한 안내판이 보이지 않으며 비교적 가까이에 있는 연미정(燕尾亭)에는 있을 것 같은데 거기에서도 못 봤다.
브리핑실
눈앞에 남북공동수역인 조강이 흐르고 그 너머 멀리에 북한의 개성특급시와 개풍군 그리고 배천군이 펼쳐지는 것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 평화전망대가 있어서 김포의 애기봉(愛妓峰)이나 교동도의 망향대(望鄕臺)보다 훨씬 선명하고 다이내믹하게 주변을 전망할 수 있어서 조강(祖江)을 사이에 두고 격강천리(隔江千里)라는 말이 실감난다.
강화도와 북한 해창포의 최단거리는 1.8km라고 하며, 이 평화전망대에서 북한 삼달리는 2.3km이고, 개성공단까지는 대략 18km라고 한다.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6.25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세대들 몇 사람이 자리에 앉았고, 젊은이들도 더러 오기는 하지만 아는 게 다르기 때문에 보고 느끼는 것도 다를 것이다.
안타깝게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족간에 정전협정( 停戰協定, 1953년 7월 27)에 의해 전쟁을 멈추고 있는 상태인 나라인데, 그 정전협정의 당사자도 미국(유엔군 총사령관)과 중국 그리고 북한이며 대한민국은 당사자에서 빠져 있고, 38선의 분단은 얄타회담(1945년 2월)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남북을 분할 점령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데, 이런 것 등을 알고 바라보는 것과 모르고 바라보는 것은 보는 것도 또 느낌도 많이 다를 것 같다.
남북 1.8평화센터
전망대 바로 아래에 이런 평화센터가 있는데 평화전망대를 관리하고 서포트하는 곳으로 옥상에서 전망을 할 수도 있으며 이곳 평화센터에 유일하게 식당과 편의점이 있고 그리고 강화도의 특산물도 판매한다.
강화도의 시련
강화도는 한양이 있는 도성으로 연결되는 뱃길인 한강의 관문이어서 외침이 있을 때는 언제나 방어의 전초지가 되었으며 가장 많은 시련을 겪은 섬이었던 것 같다.
강화도의 변화 --- 강화도의 간척
간척 이전의 모습을 보면 20개가 넘는 섬들로 구성되었던 강화도가 800여 년 동안의 간척을 통해 지금의 모습으로 변화되었는데,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의 대부분은 간척지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산이포 가로공원
평화전망대로 가고 오는 길에 이런 아담한 공원이 있는데, 이 산이포구가 옛날에는 제법 번성했던 포구라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연미정(燕尾亭)
조강이 흐르고 김포해협(염하강)이 시작되는 곳 그리고 유도(流島)가 코앞인 곳에 연미정이 있는데, 연미정을 가운데 두고 좌우대칭으로 서있었던 느티나무 중 왼쪽에 있었던 것이 2019년의 태풍 링링을 견디지 못하고 부러져버렸다. 부러졌지만 작은 가지가 열심히 자라고 있다.
연미정에서 바라본 유도와 김포 문수산
유도(流島)는 남북공동수역에 있는 섬이어서 무인도인데, 어느 해 홍수에 소가 떠내려 오다가 다행히 유도에 안착한 것을 우리가 구해주었다고 하며, 김포의 서북 끝자락에 있는 문수산( 文殊山)에는 문수산성이 있으며, 정상에서의 조망 또한 일품이다.
나는 예성강에 있는 벽란도(碧瀾渡)가 "도"자가 붙었으니 당연히 섬이려니 생각했고, 예성강을 아무리 살펴봐도 벽란도라는 섬은 보이지 않아 해설사에게 물었더니 섬이 아닌 지명이란다. 이러니 내가 내 생각에만 빠져 정중와( 井中蛙)였던 것이고, 벽란도는 고려시대에 중국의 송나라 그리고 일본까지 왕래했던 국제무역시장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碧瀾渡라는 지명이 참 재미있다. 푸른물을 건너는 곳이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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