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충청

용미리 용암사 & 마애이불입상

아미고 Amigo 2023. 10. 15. 08:49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용미리 마애이불입상(磨崖二佛立像) - 국보 제93

참으로 놀라운 석불조각이다.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651-3에 있는 이 석불입상의 높이가 17.4m에 이른다니 논산 관촉사의 은진미륵(국보 제323, 석조미륵보살입상, 18m)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석불인데 은진미륵보다 먼저 국보로 지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험한 지형에 공사장비도 열악했던 시대에 이런 대형 석불을 세웠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재미있는 것은 고려 13대 왕 선종이 부인이 셋이나 되는데도 아이가 없었는데, 셋째 부인인 원신궁주가 이 석불을 세우고 불공을 드려 왕자를 생산했다니, 선종은 그랬던 것 같고 원신궁주가 아주 현명한 여자였던 것 같다.

똑똑한 사람은 규범의 틀에 얽매이지만 현명한 사람은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사리에 따라 규범을 뛰어넘을 수도 있는 것 같더라. 무정란으로 병아리를 부화시킬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장지산 용암사(長芝山 龍巖寺)

이름이 용암사이니 용 형상의 바위가 어딘가에 있을까 하고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그런 바위는 발견하지 못했고 전해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없었으며 전란으로 절이 소실되는 등의 곡절을 거쳐 1930년대에 재창건된 아담한 사찰이다.

 

 

 

 

 

 

범종각

 

 

 

 

 

 

동자상과 칠층석탑

이승만 대통령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하여는 애착이 있었던 모양이다.

 

 

 

 

 

 

삼성각과 종무소

 

 

 

 

 

 

약사여래불과 풍경

 

 

 

 

 

 

마애이불입상(磨崖二佛立像)의 다양한 모습

국보 제93호인 마애이불입상의 전체 모습이 궁금하고 또 용암사라는 이름에 걸맞은 바위가 있을까 해서 석불 주변을 모두 살펴보았다. 용암은 보이지 않았고 석불은 앞에서 대강 보면 한 덩어리의 돌로 보기 쉬우나 내가 살펴본 바로는 목과 얼굴 그리고 모자가 각각 별도로 조각되어 올려진 것으로 전체적으로 네 조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본래 있던 자연석 위에 목부터 올렸다고 하지만 부위별 조각 하나하나가 엄청난 크기와 무게일 뿐만 아니라 그런 석재를 운반하기에 아주 어려운 환경이었기에 아마도 논산 관촉사의 미륵불처럼 흙을 쌓아서 올리는 공법으로 공사를 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면 엄청난 대역사를 한 셈이다.

 

이는 한 여인의 간절한 소망과 열정의 기복신앙으로부터 비롯되어 이런 문화유산을 남긴 것인데, 이 동네가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화장터가 있는 곳이자 죽음 너머의 세상인 공동묘지가 많은 곳이어서 단테(Alighieri Dante, 12651321, 이탈리아 피렌체)의 신곡(神曲)으로 흘러간다.

 

신곡의 원제는 “LA COMMEDIA DI DANTE ALIGHIERI”로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단테 알리기에리의 코미디(희극?)”라는 뜻이며 단테가 지옥, 연옥, 천국을 7(지옥 3, 연옥 3, 천국 1) 동안 여행하는 형식의 시를 각 편마다 33편의 시로 구성하였으며 피렌체어(토스카나어)로 써서, 신곡을 읽기위해 사람들이 피렌체어를 배우게 되어 피렌체어가 이탈리아의 국어가 되었다는 설도 있으며 신곡(神曲)이라는 이름은 일본인이 번역하면서 신성한 노래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또한 기독교에서 다루는 지옥 관련 창작물들은 거의 모두가 이 신곡의 지옥 편에 근거하고 있다고 한다.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기 위해서는 죽음의 강을 건너야 하는데, 신곡에서는 아케론 강(Acheronte River), 유교문화에서는 삼도천(三途川, Sanzu River) 또는 황천(黃泉), 그리스 신화의 스틱스(Styx)강 그리고 기독교의 요단강(Jordan River) 등을 건너야 한다.

 

삼도천에서는 선량한 사람은 보화가 덮인 다리인 유교도(有橋渡)를 건너게 되고 죄가 가벼우면 물이 잔잔히 흐르는 산수뢰(山水賴)를 건너게 되고 죄가 무거우면 급류가 흐르는 강심연(江沈淵)을 건너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수영을 배워둬야 하는 것일까.....

행여 강심연을 건넌다 하더라도 단테의 신곡(神曲)에 의하면 지옥도 진짜 지옥 같은 지옥에서부터 천국 같은 지옥까지 여러 종류가 있어서 내게 합당한 곳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닌 것일까? 다만 천국으로 갈 희망이 없을 뿐 .....

 

 

 

 

 

 

단테와 베아트리체 그리고 아르노 강과 베키오 다리

단테는 9(?) 때 아르노 강의 베키오 다리에서 한 살 차이인 운명의 여인 베아트리체(Beatrice di Folco Portinari, 12661290)를 만나서 죽을 때까지 사모했다고 한다. 베아트리체는 피렌체 귀족의 딸로 기기묘묘한 일로 24살의 젊은 나이에 죽었다고 하는데 천국으로 갔던지, 단테의 신곡에서는 천국의 안내인을 하고 있다. 한편 아르노 강의 베키오 다리에서의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운명적인 만남을 오마쥬(hommage)한 영원한 사랑의 자물쇠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으니 세상 사람들은 Amor Fati를 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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