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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트리축제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 춘천MBC가 주관한 “낭만트리축제”다.
그런 날들이 있었다. 여름이면 경춘선을 타고 팔당과 대성리 그리고 남이섬과 강촌을 뻔질나게 찾았던 시절 말이다. 나돌아다니는 걸 좋아했었으니 북으로는 강릉과 속초 그리고 남으로는 안면도와 전주 정도까지는 언제든지 가볍게 다녀오곤 했었는데, 점차 행동반경이 좁아진다.
춘천 닭갈비
라테는 춘천 가는 기차에 설렘과 낭만이 있었다.
앉을 자리가 있건 없건 왁자지껄한 웃음과 통기타 반주에 노래가 넘쳤고 대성리, 남이섬 그리고 강촌의 뜨거운 열기는 밤에 모닥불의 재가 사그라질 때까지 식을 줄 몰랐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시절을 지나서도 춘천 출장길이면 으레 남이섬선착장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쉬어가던 추억이 있는 곳이다.
아내가 슬그머니 춘천 닭갈비 먹고 동그랗게 말아주는 볶음밥이 참 맛있었다고 한다. 생각날 때 가자.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갈지도 모르니...
서울에서는 조리시간을 단축하려고 닭고기를 삶아두었다가 요리를 하기 때문에 맛이 별로인데, 춘천에서는 생닭고기로 하니 쫄깃하고 진한 맛이 나며, 그사이에 볶음밥을 동그랗게 마는 기술과 도구도 진화했다.
공지천 조각공원
배부르게 먹었으니 이제 걸을 차례다.
조각공원에 특별히 관심이 있는 조각이 있는 건 아니지만 걷기 위해서 걷는 것이고 걸으면서 조각품들을 살펴보는데 희한하게도 같은 사물이 보는 때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기도 한다.
풍경
1950년에 일어난 6.25 한국전쟁 때 UN군의 일원으로 파병하여 우리를 도와주었던 에티오피아의 한국전 참전 기념관을 볼 때마다 고맙기도 하고 다른 한편 동병상련의 애달픈 생각도 든다. 강대국들이야 자발적인 파병이었겠지만 약소국들은 우리가 베트남전쟁에 파병했듯이 등 떠밀린 파병 아니었을까 해서 말이다. 어쨌든 답례로 에티오피아 커피 한잔 마셔준다.
공지천(孔之川)과 공지어 그리고 퇴계 이황
전체 길이가 대략 6km 정도 되는 공지천에는 퇴계 이황(退溪 李滉, 1501∼1570)과 얽힌 황당한 이야기에 공지어라는 물고기가 나오고 그 물고기가 사는 하천이라서 공지천이 되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퇴계 선생은 안동 출신으로 공간의 맥락도 어울리지 않는 얘기 같다. 겨울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내 마음이 그런 건지 많이 변했고 썰렁한 느낌이다. 아무래도 세월이 많이 흐른 거 같다.
퇴계와 공지천에 대한 이야기는 퇴계의 어머니가 춘천 박 씨여서 춘천이 퇴계의 외가인 것이고 그런 연유로 공지천과 퇴계 선생은 연고와 인연이 있다는 얘기가 있는 모양이다.
남춘천역
닭갈비가 별미이기는 하지만 연속 두 끼를 먹으면 물리게 마련이니 저녁은 서울에서 야식 겸해서 먹기로 하고 경춘선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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