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아침가리계곡과 곰배령과 진동계곡 & 원대리 자작나무숲과 방동약수

아미고 Amigo 2021. 7. 18. 08:15

2021.7.13∼15 

일기예보를 살펴보니 7월 12일부터 최고기온이 연일 32도에서부터 35도까지 찜통더위가 계속된다니 이럴 땐 시원한 곳으로 도망가는 게 상책이다.

 

연례행사로 찾던 인제 진동계곡으로 친구 커플과 함께 도망을 갔는데, 진동리 마을 자체가 이미 해발 700m 정도로 서울의 가마솥하고는 비교가 안 되게 시원한 곳이다.

 

한국에도 하와이 못지 않은 곳들이 있는데, 바로 큰 산의 깊은 계곡들로 나무 그늘에만 들어가도 선선하다.

 

아침가리계곡 = 조경동(朝耕洞)계곡

 

아침가리계곡 또는 조경동계곡은 방태산(1,444m)에 있는 청정계곡으로 주변의 산들이 높고 계곡이 깊고 협소하여 해가 짧아서 밭갈이를 하려면 아침 일찍부터 밭갈이를 해야 한다는 것에서 유래된 지명이라 한다.

 

그렇게 깊고 외진 곳이었으니 6.25 한국전쟁이 일어난 것도 모르고 살았다는데, 지금은 화전민들도 모두 떠나 새소리와 물소리만 속살대는 계곡이지만, 주말이면 등산과 계곡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1,000여 명씩이나 방동약수에서 출발하여 아침가리계곡 트레킹을 하고 진동리로 내려오느라 북새통이 된다고 한다.

 

인제 기린면의 계곡들은 대개 표고가 해발 700m 정도 이상이어서 하와이처럼 여간 더운 날에도 그늘에만 들어가면 견딜만하고, 방태천은 내린천으로 흘러들고, 내린천과 많은 지천들도 소양강으로 흘러들어 소양호를 이루었다가 의암호, 청평호, 팔당호를 거쳐 한강이 되어 임진강과 함께 서해로 흘러가는 긴 여정의 물길이다.

 

 

 

 

 

 

점봉산 곰배령

 

점봉산(1,426m)과 가칠봉(1,242m)을 이어주는 능선이자 인제 귀둔리 곰배골마을과 진동리 설피밭마을을 연결해주는 고갯길이자 누워있는 곰의 배 모양이라는 곰배령(1,164m)은 “천상의 화원”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기도 하다.

 

해마다 5월경이면 온갖 야생화들이 이 곰배령을 천상의 화원으로 만든다는데 나는 그런 성수기의 모습은 사진으로 갈음했고 비수기에만 찾아다닌다.

 

곰배령을 오르는 강선계곡(강선마을이 있으므로) 또는 곰배령계곡은 점봉산과 가칠봉에서부터 발원되는 계곡물을 끼고 오르기 때문에 청량감이 더할 나위 없이 상쾌하다.

 

 

 

 

 

 

진동계곡

 

여름에는 시원해서, 겨울에는 천연의 자연이어서, 계절마다 그리워지는 진동계곡이다.

 

그 많던 물고기들 특히 피라미들이 코로나 때문에 모두 바다로 피난을 간 건지 피라미 얼굴 보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그까짓 매운탕이야 걱정을 말라고 호언장담을 하고 왔는데, 상황이 심상치 않다.

 

상황에 맞게 유연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매운탕 거리를 준비했고, 최고의 세프가 요리를 했으니 역시 최고의 매운탕을 먹었는데, 방태천과 내린천에 고기들이 귀해진 것은 가마우지들이 40내지 50마리 정도씩 떼 지어 다니면서 물고기들을 싹쓸이해버린다니 자연은 온화하지만은 않다.

 

 

 

 

 

 

세태(世態)

부부가 피서를 오신 거 같다.

시원한 물을 향해 앉아있건만, 시선은 각자의 핸드폰에 가있다.

이런 세상인건가.......

 

 

 

 

 

방태산 방동약수

 

인제 기린면 방동리에 있는 방동약수는 탄산성분, 철, 망간, 불소 등이 있어서 위장병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각자의 체질에 따라 호불호가 달라질 텐데, 내 체질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거 같아 나는 맛만 본다.

 

아침가리계곡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이 방동약수에서부터 걷기 시작한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다닐 때는 언제나 임도를 따라 차를 몰고 다녔었는데, 입구 삼거리에 주차장이 만들어졌다. 차를 주차해두고 약 3km 정도 되는 임도를 걸어 올라가서 숲을 돌아보고 내려올 때는 약 5km 정도의 숲길을 처음으로 걸어서 내려왔다.

 

자작나무가 하얀 색을 띄는 수피 때문인지 유럽의 문학작품이나 영화에는 잘 나오는 편이지만,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수목인데 유럽의 영향인지 어느 때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의 대상이 된 듯하다.

 

목질이 약하고 가벼워서 가구를 만들 때 더러 사용하고 주로 땔감으로 사용하는데, 추위에 강하며 하얀 수피 때문에 관상수로 사랑을 받는 거 같다.

 

옛날에는 자작나무숲 관리사무소까지 차를 몰고 다녔지만, 입구 삼거리에 주차장을 만든 것은 참 잘한 일 같다. 숲을 보기 위해서는 그 정도는 걸어야 하는 거 아닌가!

 

 

결혼 이후 며칠간 숙박을 하는 친구와의 부부동반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런 여행을 하는데 참 많은 세월이 흘렀다.

내 친구 커플은 마음이 넓은 분들이니 좋은 추억이 되었기를 기대한다.

어쨌든 인제 기린면의 곰배령, 아침가리계곡, 진동계곡, 자작나무숲 그리고 방동약수는 가슴이 탁 트이는 곳이다.

 

에어컨은 아예 가동도 하지 않았고, 창문도 닫고 잠을 청했지만, 새벽에는 역시 이불을 덮고 자야했던 진동계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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