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주변

하늘공원 & 저녁노을

아미고 Amigo 2020. 12. 7. 07:54

 

(2020.11.27.)

 

 

빈자나 부자나 모두에게 저녁노을은 따스하고 아름다운데 그런 노을과 함께 부지런한 달이 얼굴을 내밀었다. 그런 아름다움을 다가오는 안식을 기대하여 느끼는 것인지 미추의 관점으로 느끼는 것인지 하여간 아름답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자신이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 10명을 쓰라고 했다. 그리고는 덜 소중한 순서로 한 명씩 지우라고 하여 마지막 1명만 남는 과정에 교실은 흐느낌과 울음바다가 되었다고 한다.

 

나를 지워버리는 방법은 안 되는 것일까.....

 

이건 문제의 인식과 해결 방법과도 직결된다. 나로부터 문제를 찾으면 해결방안이 쉽게 나오지만, 너로부터 찾으면 답이 없다. 또한 이걸 조금만 비틀면 다수결과 절대다수라는 공리주의의 허실을 볼 수도 있다.

 

 

 

 

 

 

 

 

 

노을공원을 걸어 내려와 하늘공원으로 오르려 하면서 해를 가늠해보니 슬슬 걸어가는 경사로로 가서는 일몰을 못 보게 생겨서 425개의 계단을 오른다.

계단으로 부지런히 오른 덕분에 저녁노을을 볼 수 있게 됐지만 일기가 그다지 청명하지 못한 데다 구름까지 심술을 부려 붉게 타오르는 모습은 다음을 기약했다.

 

 

 

 

 

 

 

 

하늘공원의 자랑 억새다.

원로 가수 고복수씨의 “짝사랑”에 나오는 “으악새”는 억새의 경상도 방언으로, 으악새가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하는 대목이 심쿵하게 만드는데, 바람에 억새의 사각대는 소리를 슬피 우는 소리로 표현한 것이 절묘하다.

 

보름이 다 돼가는지 부지런한 달이 벌써 중천 가까이 떴다.

 

 

 

 

 

 

 

 

 

저 양반 뭘 보는지 모르겠다.

저녁노을을 보는 건지, 흘러가는 강물을 보는 건지 아니면 우리 집을 찾고 있는 건지

 

 

 

동네에 와서 김치양푼찌개를 먹는데, 돼지 생고기에 포기김치를 우리가 직접 잘라서 먹으니 시원하게 매콤하고 속이 후련했다. 2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한 끼가 이렇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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