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진동계곡 & 아침가리계곡

아미고 Amigo 2019. 8. 7. 19:17

 

 

진동계곡 & 진동2교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의 계곡들을 다니게 된 계기는 "천상의 화원"이라는 별칭을 가진 점봉산의 곰배령 때문이었는데, 정작 곰배령은 3번 정도 가본 것 같고, 진동계곡과 아침가리계곡은 몸 뿐만 아니라 마음도 달래려고 많이 다녔다.

 

 

대체로 여자들이 지리감각이 조금 어눌한 편인데, 그 양반이 이제는 현리 내린천, 방태산 자연휴양림과 방동약수, 원대리 자작나무숲, 진동계곡, 아침가리계곡, 설피밭, 곰배령, 조침령, 미천골 자연휴양림, 구룡령과 구룡령계곡, 양양, 월정사 등을 대충 머릿속에 그리고 있으니 내공이 쌓였다는 얘기렸다.

 

 

 

 

  

 

두물머리 & 진동계곡


곰배령 쪽에서 흘러오는 방태천과 방태산 방향에서 흘러오는 아침가리계곡의 물이 만나 진동계곡을 이루는 곳.

 

일기예보를 보니, 정말 피서(避暑)가 이런 때에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 떠날 준비를 했다.  연일 30도를 웃는 것도 문제려니와 37도의 기온이라면 체감온도는 40도 정도일테니, 이럴 땐 시원한 곳으로 도망가는 게 상책이다.

 

아웃 도어는 야영과 셀프 취사라는 내 원칙도 그 양반이 디스크 수술을 하고 난 뒤로는 깨졌다. 호텔, 콘도, 펜션, 민박 등 숙박시설이야 많지만 야영의 맛하고는 많이 다르다. 물론 일장일단이야 있겠지만.....

 

식사 또한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하는 식사는, 그것도 모처럼 아빠가 솜씨를 발휘하는 식사는 여러가지 맛이 담겨있고 이게 야영의 맛이다. 물론 하루 중 한 끼는 근사한 곳에서 단백질을 채우지만.....

 

 

 

 

 

 

 

 

 

 

 

 

 

보통의 세상 사람들이 진동계곡과 아침가리계곡이라는 이름이 생소하던 시절부터 다니기 시작했으니 10여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산천은 그대로이지만 사람들이 많아졌고 모른척 해야 할 일들이 많아졌다.

 

진동계곡 일대에는 몇 곳의 솔밭캠핑장 등 명소들이 많지만, 내가 즐겨 찾는 곳은 이 곳인데, 경치도 아름답거니와 피라미, 꺽지, 갈겨니, 산메기 등등과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계곡은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에어컨과 선풍기가 필요없고, 밤이 깊어지면 창문도 닫고 이불을 덮고 자야 한다.

 

 

 

 

 

 

 

 

 

그 양반은 언제 다시 이런 물을 또 다시 만나랴 싶은 건지 물놀이 삼매경이고, 나는 고기들에게 밥 좀 주는데, 전어 새끼만한 무지갯빛 갈겨니들이 나를 반겨준다.

 

어느 때나 오늘 잡은 것의 서너배는 됐었는데, 오늘은 수량(水量)이 너무 많고, 또 웬일인지 고기들도 별로 보이질 않는다. 둘이 먹을 매운탕인데, 이 정도면 충분하다. 더 욕심을 내면 어부이고 어업이 되고, 업이 되면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이 된다.  과유불급이니, 여기서 멈췄다.

 

 

 

 

 

 

 

 

 

 

 

 

아침가리계곡 - 아침가리골

 이 포스팅에서 부족한 부분은 내 블로그  "조경동 계곡(2014.7.29)" 및 "진동계곡(2015.8.25)" 참조

 

아침가리계곡의 끝에는 옛날 화전민들이 살았던 흔적(아침가리골)이 남아있으며, 여기로 가기 위한 석축을 쌓은 길들의 일부가 남아 있는데, 이걸 보면 삶이 얼마나 현실적이고 진솔하며 동시에 우스꽝스러운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물질의 풍요가 더러는 영혼을 빈곤하게 만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고.......




 

여기쯤에서 핸드폰 체크도 하고 간식도 먹으며 숨고르기를 했다.인터넷의 토픽은 트럼프와 아베 얘기다.
요즈음 지구촌에 토픽으로 뜨는 재앙은 트럼프와 아베로부터 비롯되는 것 같고, 그들은 허무맹랑한 패권주의 또는 개인의 이해관계에 집착하여 나만(또는 우리만) 잘 살고 행복하면 그만 아니냐는 식 같은데, 봉화의 전우익 선생 말씀따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그걸 못 읽어본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아나키스트는 아니지만, 인간이 자유의지로 살 수 있고, 등 따시고 배부르면 됐지 국가 따위의 올가미는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그건 권력자들과 그 권력에 기생하는 자들에게 필요한 일자리일 뿐이지.....

 

유치찬란한 세상이다.

 

 

 

 

 

 

 

 

 

 

 

 

 

 

 

 

오늘은 트레킹 길을 거의 이용하지 않고 아침가리계곡 초입부터 물길을 걸었다.

세상을 보는 주체는 동일하지만, 어느 위치에서 그리고 어떤 감정으로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무척 많이 달라진다.

 

근자에 그 양반의 표정이 더러는 어둡게 보여서, 용왕산과 봉제산, 북한산 진관사계곡, 안양예술공원, 의왕 왕송호수, 김포 문수산 등을 함께 다니며, 이미 다 알고 있는 내 가슴을 다시금 열어 보여주며 공통행복지수를 탐색하며 공유하자고했다.

 

그 양반의 삶의 그림자는 다름 아닌 내가 만든 것 아니었을까.......

 

 

 

 

 

 

 

 

아침가리계곡은 날씨와 기온에 따라 시원하기도 하고 더러는 춥기도 한 곳이다.어제 밤에는 창문 닫고, 이불 덮고 잤다.......

 

그 양반은 힘든 수술을 너무 많이 해서 약해진 탓인지 배꼽이 넘는 찬물은 꺼린다.그래도 내가 이렇게 줄기차게 자연 속으로 함께 동반하며, 생명과 삶의 의미 그리고 세상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며 살아왔기에 여기까지 왔고 또 더 의미있는 길을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여기쯤에서 남은 점심을 먹으며 40년 까까운 삶의 이야기들을 풀어 헤친다.생각해보고 얘기를 나누다 보니, 우리 둘 다 삶의 여정에 모두 다 고마운 분들이 곁에 있으면서 도움을 주셨고, 우리 또한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왔다.
살아온 보람을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이끼폭포내가 임의로 붙인 이름으로, 폭포라 할 것도 못되지만, 여기서 흘러내리는 물이 얼마나 차가운지 어름물 수준이어서 한참을 그 느낌을 느껴보았다.

 

일기예보를 보니 이건 재앙수준이라는 생각이 들고, 눈치 빠른 놈은 절간에서도 새우젓을 얻어먹는다고, 얼른 가마솥이 될 서울을 탈출하기로 작정했던 것이다.


윤형주의 그런 노래 있잖은가.  "어제 내린 비"

"우산 쓰면 내리는 비는 몸 하나야 가리겠지만 사랑의 빗물은 가릴 수 없네."

"에어컨 켜면 더위쯤은 피하겠지만 답답한 가슴을 열 수는 없네."

그런 것일까.......

 

 

 

 

 

 

 

 

 

바위 위에서 자라는 소나무가 장하고 또 장하다.

 

 

 

 

 

 

 

 

아침가리계곡의 대미를 장식하는, 계곡 끝에 있는 곳으로 뭇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여기쯤에서 시니어의 행복 조건을 생각해보았다.

 

첫째는 아무래도 건강인 것 같고...

둘째는 선택의 다양성을 확보해줄 경제력인 것 같고...

셋째는 위 2조건 위에서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느냐의 선택의 문제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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