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악바르 대제 무덤 - 인도 아그라

아미고 Amigo 2019. 6. 1. 08:51

 

 

2019.4.11  

 

악바르 대제(Akbar the Great) 무덤

 

아그라(Agra) 시칸드라(Sikandra)에 있는 악바르 대제(1542∼1605)의 무덤은 그의 명성에 걸맞는 위용을 갖추고 있다.

 

무굴제국은 16세기 전반∼19세기 중엽까지 인도를 통치했다고 하며, 초대 황제는 바부르 그리고 제2대 황제는 악바르의 아버지 후마윤이었으며, 제3대 황제인 악바르 대제가 무굴제국의 기틀을 제대로 잡아 대제국을 건설함에 따라 대제라는 호칭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악바르 대제(자료사진)

 

악바르의 아버지이자 무굴제국 제2대 황제인 후마인은 한때는 유랑생활을 할 정도로 권력기반이 취약하여 왕자인 악바르는 무사들에 의해 양육되었다고 하며...

 

후마인이 궁전의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는 어이없는 사고로 절명하자, 악바르는 13살(1555년)의 나이에 황제가 되었으나, 권력의 실세는 아버지의 친구였던 바이람칸으로, 그가 어린 악바르를 보좌하며 전쟁을 치르는 등 실권을 행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권력의 속성은 독점하고 싶은 것이어서, 악바르가 18살(1560년)이 되어 혈기왕성해지자 그동안 그를 도왔던 바이람칸을 제거하고 명실상부한 황제가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바이람칸은 중국의 삼국지를 못읽었던 모양이다.

그랬기에, 유방(劉邦)을 도와 한(漢) 나라를 세운 개국공신 한신(韓信)이 어떻게 죽어갔으며, 같은 개국공신인 장량(張良:장자방)은 어떻게 천수(天壽)를 누렸는지를 몰랐던 게다.

 

말을 타고 세상을 제패할 수는 있어도, 말을 타고 세상을 다스릴 수는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악바르 대제 무덤

 

어쩌면 타지마할의 원형이 되었을 이 무덤의 건축에 대한 자료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해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 1613년에 완공되었다니 아마도 그의 아들이자 제4대 황제인 자항기르에 의해 건축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18살에 명실상부한 황제가 된 악바르는 동서남북 사방팔방으로 무굴제국의 영토를 확장하였으며, 영토 확장 과정에서 주변의 토후국들을 회유(주로 혼인에 의해)하여 복속시켰으며 회유에 응하지 않으면 과감한 정벌로 복속시켰다고 한다.

 

정복과 회유를 통해 건설한 대제국이었지만 중앙집권제의 정치체제를 유지하되 일부는 기능에 따라 분권도 용인하였으며, 무엇보다 종교와 문화에 관용적이어서 문화의 번영을 구가하였다는데, 그 밑바탕에는 황제인 악바르 자신의 다재다능함이 밑거름이 되었다고 한다.

 

 

 

 

 

 

 

악바르 대제 무덤

 

건물 내부에 있는 악바르의 무덤인데, 채광이나 조명이 원활하지 않아 어두운 편이다.

 

악바르는 어렸을 적에 문자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문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영특하고 담대한 황제였던 모양이다.

 

그의 치세 동안의 수많은 치적이 그걸 웅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는 매일 궁전의 창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백성들에게 보여주었다니 황제의 위엄과 건재를 매일 과시하면서 동시에 백성들에게 친화적인 제스처를 보냈다니 대중심리까지도 간파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정문

 

악바르 대제 무덤이 있는 묘역으로 들어가는 정문인데, 이슬람 모스크 양식으로 우람하고 멋진 모습이다.

 

악바르는 알렉산드로스처럼 수많은 전투에서 선두에 서서 진두지휘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어서 다소 의구심도 들지만, 그의 치세 동안에 무굴회화가 융성하였으며, 그 자신이 신학자로 모든 종교에 관심을 가졌으며 특히 신비주의에 심취하여 "딘일라히(Din i llahi): 신성한 믿음"을 창시하기도 했다고...

 

 

 

 

 

 

 

 

 

내가 방문했던 때에는 방문객들이 별로 없어서 한가하고 조용했었다.

 

제3대 황제 악바르부터 시작하여, 제4대 자항기르, 제5대 샤 자한, 제6대 아우랑제브 황제에 이르기까지 약 150년(1555∼1707) 동안 무굴제국이 전성기를 구가했다고 한다.

 

 

 

 

 

 

 

 

악바르 대제 묘역에는 공작, 사슴, 원숭이 등등 많은 동물들이 준야생상태로 살고 있다는데, 공작과 새들만 좀 보았다.

 

악바르는 아들인 자항기르 보다 손자인 미르자를 더 좋아하고 신뢰하여, 황제 자리를 손자에게 물려주겠다고 했다는데, 이에 앙심을 품은 아들 자항기르가 악바르의 전쟁 원정 중에 반란을 일으켜 황제 자리에 올랐다고 하며...

 

악바르의 손자이자 자항기르의 아들인 미르자는 할아버지인 악바르가 자신에게 황제를 물려주겠다고 했던 것을 근거로 반란을 도모했으나 아버지인 자항기르에게 제압당해, 자항기르가 아들인 미르자를 장님으로 만들어 추방해버렸다고 한다.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금융 격언이 떠오른다.

무소불위의 최고권력을 탐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하는가 보다.

그러고 보면 필부필부로 사는 평범한 행복이 진정한 행복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