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자유와 평등의 나라 인도

아미고 Amigo 2019. 4. 16. 00:02

 

 

2019.4.9  

 

 

가고 싶었지만 아껴두었었고, 갈 필요가 없다고 제쳐두었다가, 다시 마음이 동해서 간 여행이었는데. 역시나 인도의 간판의 하나일 타지마할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고...

 

 

 

 

 

건축사와 미술사 교과서의 단골인 타지마할이 궁금했고, 힌두 문화의 바탕인 갠지스 강의 바라나시 또한 인도의 간판이지만 나는 바라나시를 마음으로 이미 보았다.

 

 

 

 

그러한 유구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관문 델리공항에는 신상(神象)과 코끼리 상이 방문객들을 반긴다. 인도는 이 두 조각품을 통해 인도를 이미징(imaging) 하고 싶은 모양이다.

 

 

 

 

 

 

 

인도는 큰 나라이자 강대국이다.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가 종교적 갈등으로 떨어져 나갔고, 인도의 진주이자 눈물인 실론 섬(스리랑카)이 있지만, 여전히 막강한 강대국이다.

 

국토면적은 러시아, 캐나다, 미국, 중국, 브라질, 오스트레일리아에 이어 7번째로 큰 나라이며, 인구는 중국에 이어 2번째로 많은 나라로 세계 인적자원의 보고인 나라다.

 

힌두교도가 약 80%인 인도는 인구만큼이나 많은 신들이 사는 나라로, 힌두교는 다신교 일신교는 물론 애니미즘과 정령숭배까지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신앙체계가 공존하는 곳으로, 서로를 포용하고 관용한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최고신격의 창조신 브라마, 유지신 비슈누, 파괴신 시바는 단일한 실재(實在)의 세 측면(3신일체설)이라는데, 우리의 삼시랑 및 서양의 삼위일체설과 더불어 인류는 3에 대하여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데, 물리학적인 최소 안정과 균형점인 삼각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어쨌든 힌두이즘은 인과의 법칙을 존중하고 윤회(輪廻)와 맞물려 신분제도인 카스트제도와 소통하고 있는 것 같으며, 여기에서 자유와 평등이 소통되기도 하고 갈등하기도 하는 것 같다.

 

젊은이들은 카스트제도는 역사책에 있을 뿐 지금의 현실에서는 역사의 유물이 되었다고 하지만, 카스트를 통해 장구한 세월 동안 형성되고 고착된 권력과 부 그리고 사회적 유대관계의 문화가 법조문의 평등 선언으로 일거에 장벽이 제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간사회에는 언제나 계급과 계층이 형성되기 마련이니까.....

 

Caste가 해체된 빈 공간은 자본주의의 산물인 Class(계급)로 대체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도의 첫 꼭지 타이틀을 자유와 평등의 나라 인도로 잡은 것은, 삶이 어떤 면에서는 길이라면, 그 길엔 누구라도(움직일 수 있는 모든 것) 갈 수 있고, 우선순위도 없는 자유와 평등이 구현되고 있는 길거리에서 인도의 한 모습을 포착한 것이며, 나도 내 삶의 상당 부분을 길 위에서 살아왔다

 

 

 

 

 

 

길거리는 모두가 카오스(chaos) 속의 코스모스(cosmos).

뒤죽박죽 무질서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그들만의 조화와 질서가 있다.

세상을 창조한 신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맨 처음으로 만든 꽃이 kosmos였고, 이 말은 수학자 피타고라스가 처음으로 들먹였다는데, 지금은 화장품(cosmetics)으로 이어지며 세상을 아름답고 조화롭게 하나보다.....

 

이런 카오스 속의 코스모스는 그 밑바닥에 사랑과 신뢰가 깔려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고, 그래서 사랑과 신뢰는 소중하다.

 

 

 

 

 

자유에는 무제한적인 절대적 자유와 각자의 자유가 충돌하는 것을 조정한 제한적 자유가 있는데, 사회라는 집단이 형성되면서부터 자유는 제한적 자유가 대세인 것 같다. 그러나 선택의 자유에는 제한이 없고 다만 선택에 따른 책임은 내 몫일 뿐이다.

 

 



 

 

우리의 7080년대를 연상케 하는 에어컨이 없는 대중교통은 창문은 물론 출입문도 열어놓고 달린다. 수은주는 39도를 오르내리지만 지형적 영향으로 습도가 낮은 탓인지 견딜만 하다.

 

 

 

 

 릭샤는 지금도 건재하며, 세상의 평등은 기회(출발선)의 평등이 보장될 뿐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신분의 세습에 의해 불평등으로부터 출발하여 도덕률로서의 평등을 지향할 뿐인 것 같다.

 

 

 

 

 

 

 

 

굴러다니는 것이 신기할 정도의 고물차지만 그래도 삶에는 여유와 웃음이 있고, 특히나 젊음은 싱그럽다. 

싱그러운 웃음만큼이나 인도 신분제도의 잔재나 경제의 발전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맨 오른쪽 노점의 처마에 주렁주렁 늘어진 것은 씹는 담배로, 나는 인도인들이 담배 피우는 것을 보기가 쉽지 않고, 길거리에 담배꽁초가 보이지 않아 의아했었는데, 알고 보니 씹는 담배가 의문을 해소해주었다.

 

가운데에서는 이발을 하고 있고, 그다음 맨 왼쪽에서는 가방을 수선하고 있으며, 이 모두를 개가 살펴보고 있다.

 

 

 

 

 

 

이 녀석들은 오늘 운 좋은 날이다. 우리 일행 중 한 분이 나누어준 사탕을 몇 개씩 손에 쥐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동창이 밝아지려면 아직 멀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방궁이건 노숙이건 간에 그래도 가장의 어깨는 무거운 것 같다.

 

 

울타리는 경계이기 때문에 내 것도 네 것도 아닌 것일까?

그나마 이렇게 서로가 공존한다.

 

 

 

 

 

 

 

 

 

자선단체에서 무료급식을 하는 모습인데, 델리에는 이런 곳이 몇 군데가 아니라 수없이 많다.

 

 

델리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인도인들이 대체로 무례하고 낙천적이라는 세간의 소문은 내가 짧은 기간 동안 부딪혀본 인도인들과는 많이 달랐다.

 

내 경험의 범위 내에서, 인도인들은 전혀 무례하지 않았으며, 낙천적이라기보다는 기다리는 인내에 익숙해 보였다

 

 

 

 

 

노란 드레스의 여인이 봉사단체 사람으로 사진도 찍고 브리핑도 한다.

 

우리와 인도는 모두 식민지라는 아픔의 역사를 안고 살지만, 인도는 젠틀맨십의 문화를 가졌던 영국의 지배를 받았고, 우리는 사무라이 정신이라는 문화를 가졌던 일본의 지배를 받은 차이도 느껴졌다.

 

 

 

 

 

 

먹는 즐거움 만한 행복이 또 있을까?

 

인도 건국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의 무저항 비폭력주의 사상이 당시의 인도 독립에는 유효한 수단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역사의 정의는 총칼에서 나왔지 철학자의 고뇌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그의 사상이 훗날 인도에 어떤 영향을 끼쳤고 어떤 평가를 받는지 궁금하다.

 

 

 

 

 

 

 

삶은 이렇다.

이렇게 왁자지껄하게 살아간다.

 

 

 

 

 

 

 

빛이 있기 때문에 그림자가 있는 법이렸다.

나 같은 방랑자에게 부자들의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세상 어느 나라나 부자들의 동네는 따로 있고, 그들의 동선(動線) 또한 따로 있어서 장삼이사들의 눈에 쉽게 띄지 않는다.

 

 

 

 

 

 

 

사람들이 부대끼며 사는데, 소통과 소통에 의한 생각의 공유는 언어만으로는 불충분하고, 언어의 밑바탕을 이루는 문화의 동질성이 있어야 서로가 편하고 원활하다.

 

 

 

 

 

 

 

또한 그레샴의 법칙은 화폐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인간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거리를 쏘다니는 군상들은 대부분 악화(惡貨)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인도의 사회제도로서의 계급사회와 상상을 초월하는 빈부격차는 이미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잖나.....

 

 

 

 

 

 

 

 

 

델리박물관이라는데 몇 번을 스쳐 지나다니면서 차창 너머로 바라보기만 했다.

델리는 구도시로 사람들이 밀집되어 살고 있는 올드-델리와 국가기관들과 글로벌 기업 등이 즐비한 뉴-델리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이렇게 스토리텔링을 시작하는데...

기분이 별로다.

Indian도 나도 모두다 YOLO(You only Live once)인데 말이다.

 

애당초 내 마음이 그다지 끌리지 않았던 여행인데다, 내 멘토가 동행하지 못한 허전함도 함께 쌓여있는 것 같다.

뒷동산인 용왕산과 봉제산을 갈 때도 호기심과 흥분된 기대가 있었는데, 이번 인도 여행은 왜 그리도 기분이 담담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