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온 손님이자 친구가 콧바람 좀 쐬고 싶다고 해서 또 교동도를 갔다.
친구는 한탄강을 원했지만 직탕폭포에서부터 시작하는 한탄강 순례길은 물이 그리운 계절에 가고 이번에는 교동도로 가자고 했다.
화개산(華蓋山) 정상(259.6m)
남산포구
교동도의 북쪽은 모두 철책으로 막혀있어서 이 남산포구가 제일 큰 포구
왼쪽에 헤라클레스 또는 소도둑 같이 생긴 친구가 제주 태생의 시인 만수(滿壽) 강한익인데, 1980년에 직장에서 만나서 지금껏 교우하며 지내니 가히 죽마고우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친구다.
사신당(使臣堂)
중국으로 오가는 사신들의 뱃길의 안녕을 빌었고
풍년과 풍어를 빌었던 당집
이 친구가 오래 살 것이라고 또는 오래 살아라고 스승께서(?) 호를 만수(滿壽)로 지어주신 모양인데, 이 친구 반주로 소주 한두 병은 기본이고, 본격적인 술자리에서는 소주 대여섯 병이 기본인데 그래도 혀가 꼬부라지거나 몸이 흔들리는 것을 40년 가까이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교동읍성
이 친구 체력도 체력이겠지만 의지도 무척 강한 친구인데, 滿의 가득 찬 한도가 100수인지 1,000수인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1,000수는 지독한 욕일 테니, 아마도 100수일까 싶다.
교동향교
최초의 향교에 문안드리고...
화개사(華蓋寺)
화개산 가는 길에...
화개산(華蓋山) 정상
북쪽의 연백평야는 물론, 사방팔방을 둘러보고...
돼지족발 안주로 정상주를 마시고...
봉수대
암각화
대룡시장
교동도의 필수코스...
맛있는 추어탕에 반주로 소주 몇 병을 비우고...
연산군 유배지
고려.조선시대의 유배지역은 주로 함경도, 평안도 등과 제주도, 남해도, 진도, 거제도, 흑산도 등 섬지역이 많았고, 강화 교동도는 왕족들의 유배지였다는데...
고려시대에는 희종, 강종, 고종, 충정왕, 우왕, 창왕등이 교동도로 유배되었고, 조선시대에는 연산군, 광해군, 안평대군, 임해군, 능창군, 경안군, 숭선군, 임창군, 북평군, 은언군, 영선군 등이 교동도로 유배되었다고 한다.
연산군이 이렇게 호송되었다는 것이고...
연산군(燕山君: 1476∼1506)
연산군(재위 1494∼1506)은 성종과 폐비 윤씨의 장자로, 왕위 즉위 초에는 "국조보감"과 "여지승람"을 완성하는 등 선정을 베풀었으나, 선왕의 "사후 백년간 폐비 윤씨 문제는 논외에 부친다."는 유언을 거슬러 폐비 윤씨를 "왕후"로 복권시키려 하면서부터 폭정과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우리가 잘 아는 "흥청망청(興淸亡淸)"이라는 사자성어는 바로 연산군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으로, "흥청"은 연산군이 전국에서 뽑아 들인 기녀들을 지칭하는 말이고, 원각사를 연회장으로 만들어 이 흥청들과 더불어 매일 연회를 열다 보니, 국사는 뒷전이고 연회비용 등으로 국고가 탕진되어 세간에서 "흥청"들이 나라 망친다("망청")란 말이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흥청이 나라 망친다."라는 말이 시사하는 것들이 많다.
예나 지금이나 최고 권력자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이른바 역린(逆鱗)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신하들 중에서 속죄양을 만든다. 아무개 대신(장관) 물러나라 등등...
장희빈도 상당부분 그런 면이 있었을까.......
연산군 위리안치소
고구저수지
화개산
(滿壽 강한익)
붉게 타오르는 저녁노을
강화 남산포구에
닻을 내리고
화개산 봉수대에 쉬어 가는구나.
새싹 내음 가득 실은
남녘의 봄바람은
아스라이 보이는
북녘 하늘 연백평야
단잠 깨우고
파도 꽃 잠재운
은빛 물결 위 윤슬
수많은 왕족의
탄식 소리 가슴에 안는다.
화개사 낙락장송
누구를 오라
손짓하는가?
현역시절 일년이면 한번 이상씩은 출장을 갔던 제주에서, 제주의 명물이라는 삼바리(다금바리, 북바리, 비바리) 중에서 귀하고 비쌌던 다금바리를 많이 얻어 먹었으니 그 웬수를 어찌 갚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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