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에

성탄절 메시지

아미고 Amigo 2018. 12. 27. 01:34





2018년의 성탄절은 달빛이 휘황한 성탄절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노해(1983 전남 함평生) 시인의 시를 인용하였고...


그 겨울의 시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 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 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네

 

찬 바람아 잠들어라

해야 해야 어서 떠라

 

한겨울 얇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

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을 훔치다가

눈산의 새끼 노루처럼 잠이 들곤 했었네




종로구 부암동 창의문에서 백사실계곡 가는 길의 카페 라 갤러리에서

박노해 사진전을 열었었는데 지금도 하는지.....






프란치스코(Jorge Mario Bergoglio , Francis. 1936 아르헨티나) 교황은


"자본주의적 물욕을 버리고 소박한 삶의 의미를 되새기자"고 하셨고...

"현대인들은 소유에서 의미를 찾는다."고 걱정하셨다고 한다.


세상이 변한 게 맞는 것 같다.

나는 소유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소유와 소비가 일정 수준까지는 필요에 따른 것이지만

그 수준을 넘어가면 욕망과 탐욕의 소유와 소비인 것을 말씀하셨을까......






2012년에  백석(白石. 1912∼1996)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시에 곡을 붙인 노래를 만들었는데, 이상국(1946 강원 양양生) 시인의 "국수가 먹고 싶다"를 가수 김현성이 불렀는데, 이 노래를 열심히 배워서 부르려고 노래방엘 갔더니 노래방엔 이 노래가 없다.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 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 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성탄절이라고...

손주 녀석은 여러 산타로부터 선물을 받았다는데

나는 못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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