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7.2
삶의 질을 얘기하는 행복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가 부탄이라고 한다.
한때는 방글라데시가 1위였었는데, 보통은 부의 정도를 평가해서 그것이 잘 사는 기준이라고 평가되는 GNP(Gross National Product) 기준으로는 형편없이 가난한 나라인 부탄이나 방글라데시가 행복한 나라라는 게 아이러니다.
가고보 싶은 나라 중 하나여서 가끔씩 기사가 나오면 살펴보고 또 부탄을 다녀온 블로거들의 글과 사진들을 살펴보기도 하여 부탄에 대해 꽤 많은 예습을 해두었다.
부탄은 사회주의적인 제도를 많이 시행하고 있는 꽤 독특한 나라로, 관광부분에도 그런 제도들이 있어서, 외국인들이 부탄을 여행하려면 개인자유여행은 안되고 반드시 부탄 정부의 허가를 받은 여행사(정부조직이거나 준 정부조직 같다.)를 통해서 부탄 정부가 정해준 여행코스만을 여행할 수 있으며, 환경부담금으로 1일 $200∼$250을 지급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한 해 관광객수는 약20,000여명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여행자로부터 받은 여행비용은 여행지역의 주민들에게 분배해준다고 한다.
관광을 이렇게 통제하는 것은 옛날 옆에 있었던 "시킴왕국"에 네팔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어 갈등과 폭동이 야기되자 강국인 인도가 시킴왕국을 인도의 한 주로 편입시켜버린 것을 보고 부탄왕국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인 것으로 보인다.
국왕(왼쪽)과 전임 국왕(오른쪽)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왕 1인의 판단보다는 여러 사람들의 지혜를 모으는 것이 좋다고 왕이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고 민주주의를 채택한 부탄은 입헌군주제 국가로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외교와 대외업무는 영국이 섭정을 하다가 1949년부터는 인도에 위임하고 있다고 한다.
국토의 면적이 38,394㎢로 우리나라의 경기, 강원, 충북을 합한 정도로, 자연환경은 대(大)히말라야 산맥, 소(小)히말라야 산맥, 두아르스 평원지역 등 3개 권역으로 나뉘며, 법률로 국토의 60% 이상은 자연 상태로 유지하도록 명시하여 현재는 약 72% 정도이고 전통적인 농업중심의 나라다.
지리적으로는 12억의 인도와 13억의 중국 사이의 국경에 끼어있으며 희말라야를 안고 있어서 초목이 우거진 자연환경 속에 야생동물이 다양하여 코끼리, 곰, 표범 그리고 호랑이까지도 있다고 한다.
절대다수의 나라들이 국부와 국민들의 삶의 질을 평가하는데 GNP를 사용하고 있지만 부탄은 국민총행복지수(GNH: Gross National Happiness)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삶의 질을 평가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올바른 통치구조, 환경보전, 지속 가능한 사회경제적 발전, 문화의 보존과 홍보 등 4축과 생활수준, 심리적 웰빙, 건강, 시간 사용 등 모두 9개 영역 33개지표를 가지고 평가한다고 한다.
탁상곰파 수도원
바위절벽 900m 지점에 있는 부탄의 대표적인 사원으로
부탄인들은 사원에 가서 대개 3가지의 소원을 기도한다고 한다.
가족의 안녕, 왕가의 안녕 그리고 다시 태어날 때도 부탄에서 태어나기를 빈다고...
팀부거리(부탄의 수도)
시간이 더디게 가고 빈부격차가 별로 크지 않았고 산업생산물이 적어서 사람들의 호기심과 소유욕을 별로 자극하지 않았던 농경사회에서는 오히려 사람들의 행복감이 높았고, 우리도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유사한 경험을 했었다.
그러나 산업화와 도시화가 쓰나미처럼 밀어닥치고, 휘황한 불빛이 반짝거리며, 농업생산자와 임금노동자 그리고 사업가가 뒤엉켜 살다보면 소득은 점점 편차가 커지고, 욕망을 자극하는 산업생산물과 서비스산업이 사람들의 갈등을 유발한다.
과속금지 표지판의 표현이 멋지다.
"결혼 하셨다면, 과속과는 이별하세요."
시간마저도 조용히 더디게 가던 은둔의 나라 부탄에도 산업화 도시화 세게화의 물결이 살랑대는 것 같다.
79만명의 인구 중에서 약 65%인 51만명이 도시로 집중되어 있으며, 소득격차가 커지고 실업률이 증가하며 자살률도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부탄에는 도살장이 없고 동물원이 없으며 농약을 쓰지 않고 수도인 팀푸에도 교통신호등이 없으며 교육과 의료는 무상이고 근로시간은 하루 7시간이라고 한다.
K-pop 콘서트 포스터
수교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공연이었다고 한다.
그런 부탄에도 한류열풍이 불어닥쳐서 마약같은 자본의 달콤한 맛에 물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18대 대선에서 실패하고 히말라야로 여행을 떠났었다.여러 생각들을 정리하고 가다듬기 위한 여행이었을텐데,부탄의 한 농촌에서 늙은 농부와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농부의 살림살이가 넉넉치 않아 보여서 문대통령이 하는 말이, "땅을 좀 더 개간해서 농지를 늘리는 게 어떻겠습니까?" 했더니
한참동안 문대통령을 멀거니 바라보던 늙은 농부가 하는 말이 "그러면 나는 언제 놀아란 말이오." 그랬단다.
그렇다. 쉬는 것도 삶의 한 구성요소이고 행복의 한 구성요소이다.
쉬며 성찰하는 시간 없이 마치 콘베이어벨트에 매인 기계처럼 돌아가다가는 번-아웃(Burn out) 되기 십상이다.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이런 번-아웃 현상을 경험했다고 한다.
정신없이 행복을 쫓아다니는 삶보다는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살아가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고, 젊어서는 성취의 행복을 추구하겠지만 장년이 되면 자족의 행복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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