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 주변

북한산 진관사계곡

아미고 Amigo 2017. 8. 3. 10:15

독바위역에서 내려 -- 불광사 -- 향림담 -- 향로봉 계곡길 -- 향로봉 -- 비봉 -- 왼쪽 진관사 방향으로 -- 진관사계곡 -- 진관사

 

 

진관사계곡

물 깊이가 무릎을 넘어간다.

배낭 벗고 물 가운데 들어서서

세수하고 손발 씻으니 여기가 바로 천국 같다.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가 보통이 아니다.

엊그제는 향로봉에서 불광사 쪽으로 펼쳐진 계곡의 향림담 바로 위에 있는 잣나무 숲에서 책이나 좀 보다가 졸리면 한잠 자려니 하고 자리를 폈더니 개미들이 어찌나 많은지 포기했고...

 

오늘은 아예 물이 좀 많은 진관사계곡으로 가서 계곡 물가에서 하루를 보낼 요량으로 북한산을 오르는데, 불광사에 이르니 한바탕 굿판이 벌어졌다.

아마도 천도제인 것 같은데, 소리를 렌즈에 담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

 

모르기는 해도, 불경에는 이런 천도제가 없을 터인데, 불교가 토착화 하는 과정에서 여러 토착신앙들을 포용하면서 형성된 것이려니 짐작해본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재미있기도 하다.

하늘이 아지랑이처럼 실체가 없다는 것을 알아버린 지금에도 하늘은 숭고하고 그래서 동경하는 것 같다.

 

 

불광사

 

햇볕 좀 덜할 때 올라가려고 일찍 길을 나섰는데도 땀이 줄줄 흐른다.

천천히 걷고 또 물이 있으면 세수하고 손수건도 행구면서 올라가다보니, 불광사에서 비봉까지 무려 2시간이나 걸렸다.

 

 

향로봉 오르는 길에 잠시 발도 담그고...

 

비봉에서 진관사까지는 약 2.6km인데, 비봉에서 약 1km 정도는 내려와야 진관사계곡의 물을 구경할 수 있는데, 그것도 요즘처럼 비가 좀 왔을 때 얘기고 갈수기에는 얘기가 또 달라진다.

 

비봉에서 진관사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면도 많고 길이 험하다.

그간 쏱아진 폭우로 길이 파여나가서 더 험해졌다.

가급적 이 코스는 피해야될까 보다.

 

 

비봉에서 약 1.5km, 진관사에서 약 1km 지점

 

여기쯤에서부터 진관사까지는 한마디로 물놀이 유원지다.

주중인데도 계곡에 사람들이 꽉 차있는데, 방학에다 바캉스 절정기여서 더 그런가 보다.

 

 

 

 

 

 

 

 

진관사 바로 위에 있는 마지막 폭포

진관사나 행인들 보기 민망했던 것인지...

웬일로 이 자리가 휑하니 조용하다...ㅎ 

 

 

 

 

 

 

 

진관사는 단청공사 중이고...

 

세심교 건너엔 템플-스테이 공사가 마무리되었나 보다.

 

 

종교는 논리체계가 아닌 신비의 세계이고...

비논리적인 구원체계 같은데...

불교가 종교인지 아니면 스스로 종교를 지향하는 것인지 매양 궁금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불교가 종교 맞는 것 같다.

혼자서 정진하여 해탈하자는 소승불교는 종교가 아닐지 몰라도

중생들까지 구제하여 함께 해탈하자는 대승불교는 구원체계의 종교가 맞는 것 같다.

경전에 그렇게 하라고 쓰여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큰길까지 버스 타러 땡볕속을 걸으며...

"아!  내가 지금 발리에 와있구나."

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