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경궁(興慶宮 싱칭궁) 남문 --- 교통대학교 앞
당(唐) 나라의 현종(玄宗 712∼756)이 건축한 궁으로 당시의 건물은 모두 사라졌으며, 현종이 양귀비와 함께 살았던 건물 역시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건물의 초석만 남아있다.
현종의 사랑을 받아 흥경궁에서 함께 살았던 중국의 시선(詩仙) 이백(李白 701∼762)의 유명한 "청평조사(淸平調詞) 3수"에 나오는 "심향정(深香亭)"이 1958년에 복원되어있을 뿐 화려했던 궁전의 모습은 모두 사라지고 아름다운 호수와 수목들이 사람들을 반기는 개방된 공원이다.
심향정(深香亭)
현종의 총애를 받으며 흥경궁에서 살았던 이백이 현종의 부름과 시 한 수 지을 것을 명받아 즉석에서 지었다는 "청평조사(淸平調詞) 3수"는 아래와 같다고 한다.
雲想衣裳花想容 (운상의상화상용) 구름 같은 옷자락, 꽃다운 자태로다,
春風拂檻露華濃 (춘풍불함노화농) 봄바람은 난간 스치고 이슬 함초롬한데.
若非群玉山頭見 (약비군옥산두견) 군옥산 위에서 만날 수 없다면
會向瑤臺月下逢 (회향요대월하봉) 요대 달 아래서나 만날 수 있으리라.
一枝紅艶露凝香 (일지홍염노응향) 한 가지 붉은 꽃이 이슬 맺혀 향기롭다
雲雨巫山枉斷腸 (운우무산왕단장) 무산의 운우가 애절타 어이하리
借問漢宮誰得似 (차문한궁수득사) 묻노니, 한궁(漢宮)의 누구와 비교하리
可憐飛燕倚新粧 (가련비연의신장) 가녀린 비연(飛燕)이 새 단장하고 섰구나.
名花傾國兩相歡 (명화경국양상환) 이름난 꽃과 빼어난 미인 모두 다 즐겨 반기니
長得君王帶笑看 (장득군왕대소간) 군왕께선 흐뭇이 웃음 띠고 보시누나.
解釋春風無限恨 (해석춘풍무한한) 봄바람에 온갖 근심 날려버리고
深香亭北倚欄干 (심향정북의난간) 심향정 북쪽 난간에 기대어 섰어라.
이백이 현종과 양귀비(楊貴妃 719∼756 본명 양옥환)를 기쁘게 하기 위하여 바쳤던
청평조사 3수 중 2수가 문제가 되어 이백은 흥경궁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고 한다.
문제가 되었던 2수에서의 비연(飛燕)은, 궁녀 출신으로 "물찬 제비"라는 별명을 얻을만큼 아름다워 중국 미인의 전형(典型)이 되었으며, 가무 또한 현란하여 성제(成帝 325∼342)의 황후가 되었던 조비연(趙飛燕)을 일컷는 것으로, 그녀는 미모가 출중했던 반면에 문란한 성생활과 악행이 많아 나쁜 평판을 얻었다고 한다.
이백이 흥경궁에서 쫓겨나게 된 원인이 되었던 2수에서의 "비연(飛燕)"을 이백은 양귀비의 미모가 중국 미인의 전형인 조비연을 능가한다고 칭찬하기 위한 표현이었던 것인데 반해, 양귀비는 이를 조비연의 악행과 나쁜 평판을 자신에게 빗댄 것이라고 현종에게 이백을 험담하여 흥경궁에서 쫓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흥경궁을 돌아보던 날의 날씨는 이랬다.
극심한 먼지와 안개로 호흡하기도 불편한 정도였으며, 이즈음 북경과 동북삼성에서는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으며 많은 공장들에게 가동중단 조치가 내려졌다고 했다.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았다.
빼어난 미모로 현종의 18왕자 수왕(壽王)의 비(妃)가 되었다가 현종의 눈에 띠어 현종의 귀비(貴妃)가 되었던(당시의 풍속으로는 별 문제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양귀비는 이른바 중국 4대미인 중 한 사람으로 호의호식하며 한 시대를 풍미하였으나 마흔도 넘기지 못하고 자신을 호위하던 군사들에 의해 비명횡사하였으니 미인박명일까.......
하(夏) 나라는 말희(말喜) 때문에 망했고, 은(殷) 나라는 달기 때문에 망했고, 주(周) 나라가 망한 것도 포사 때문이었으며, 오 나라의 부차가 월의 구천에게 당한 것도 서시(西施) 때문이었고, 당 현종이 망한 것도 양귀비 때문이었으니 미인 때문에 망한 사람들이 많기도 하다.
중국 4대미인들에 대한 과장과 침소봉대는 이렇다고 한다.
서시(西施 기원전 5세기경)
침어(沈魚) - 물고기들이 서시 구경하느라 헤엄치는 것을 잊어버려 가라앉는다.
월왕 구천과 오왕 부차 그리고 서시를 둔 사랑과전쟁 - 와신상담, 오월동주
왕소군(王昭君 기원전 1세기경)
낙안(落雁) - 기러기들이 왕소군 보느라 날개짓을 잊어버려 떨어진다.
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 -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이 말은 당나라의 시인 동방규가 왕소군을 가엽게 여겨 노래한 "소군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초선(貂蟬 175∼199)
폐월(閉月) - 초선의 미모에 달도 숨어 버린다.
양귀비((楊貴妃 719∼756)
수화(羞花) - 양귀비의 미모에 꽃도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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