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답사를 다녀왔던 장봉도를 오늘은 멘토를 데리고 길을 나섰다.
김밥 3줄과 약간의 간식만 준비해서 한껏 게으름을 피우고 나간 탓에 장봉도에 도착하니 벌써 12시가 넘어버려 걷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옹암해수욕장 앞에서 점심으로 바지락칼국수를 먹었다.
배를 채우고 버스를 기다리려니 식당 주인 왈 점심시간에는 버스도 쉰단다.
그래서 건어장까지 버스로 이동하는 것을 포기하고 곧 바로 트레킹을 시작했다.
말문고개까지 버스 길을 걸어 말문고개에서 국사봉으로 올라 산길을 걸어 진촌해수욕장을 돌아 찬우물에서 시각을 보니 3시가 넘어서 오늘의 트레킹은 여기에서 정리하기로 하고 장봉2리까지 걸어와서 버스를 타고, 배를 타고, 전철을 타고 귀가했다.
삼목선착장
출항은 이렇게 내 멘토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다.
비행기가 날고.....
갈매기도 날고.....
장봉도에 도착한다. 물이 많이 빠졌다.
옹암해수욕장
가지고 간 김밥은 배낭에 넣어 둔 채, 여기에서 바지락칼국수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했다.
해물탕 연포탕 등 구미를 당기는 식단들이 있지만, 둘이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럽고,
돌아다니다 보면, 언제부터 그랬는지 혼자 또는 둘이 먹을 수 있는 식단이 마땅치가 않다.
말문고개
옛날에 이 곳에 성을 쌓고 군대를 주둔시켜서 "말문고개"라는데, 연결이 어색하다.
군마였든 뭐였든 말과 관련된 무언가가 있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하여간 국사봉은 여기에서부터 약 300m 정도이며, 가막머리까지 능선길이 이어지지만 오늘 나는 진촌해변을 거쳐 찬우물에서 트레킹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국사봉(國士峰)
표고 151m 정도의 봉우리이니 뒷동산 수준이지만 섬 속의 봉우리이니 전망이 좋다.
인근에 있는 무의도의 봉우리는 國師峰이고 장봉도는 國士峰인데, 차이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기우제 등 제천의식과 관련이 있었지 않을까 짐작된다.
진촌해변
강화도를 바라보고 있는 진촌해변은 제법 아늑하고 운치도 있다.
멀리 보이는 높은 봉우리가 가막머리 가는 길의 봉화대와 팔각정이 있는 곳이다.
찬우물에서 오늘의 트레킹을 마무리하기로 하고 장봉4리로 가는 시멘트 언덕길을 오르는데, 팔순이 넘은 노파께서 갯일을 한 등짐을 지고 힘겹게 언덕길을 오르고 계셨다.
"조개 잡으셨어요?"
"야"
언덕길을 힘들어 하는 아내의 손을 잡고 올라가면서 그랬다.
"손잡고 걸어가는 우리 모습을 보고, 저 할머니께서 속으로 그럴거에요. -느그들 좋을 때다- "
"우리도 좋은 때는 지났잖아요?"
"부질없는 욕심들 어지간히 내려놓았고, 아이들 제 길 잘 가고있고, 별 걱정없이 함께 손 잡고 걸을 수 있으니 그만하면 된 거 아니에요?"
"그렇기는 하네요."
언덕길을 거의 올라 쉴만한 곳에서 배낭 속의 김밥과 과일로 시장끼를 달래려는데, 할머니가 오셔서 할머니와 함께 음식을 나누었다.
할머니가 일어서려면서 봇짐을 부스럭거리더니 "소라 2개"를 내밀었다.
순간 가슴속에서 "뎅"하는 소리가 울렸다.
할머니의 마음을 그대로 받았다.
아직도 세상은 살 만한 세상이다.
노을정자
낙조를 바라보기에 좋아 이런 이름을 붙여주었나 보다.
장봉4리 건어장에 있는 이 정자는 가막머리 둘레길의 시작점이자 종착점이기도 한 곳이다.
우리는 여기서 장봉2리까지 또 걸었다.
선착장 옆의 독바위는 공사중이어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북한산의 독바위처럼 , 조그만 섬의 형상이 독(항아리)같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이라고 한다.
낙조
그 너그럽고 포근하고 여유로운 순간.......
낙조 속에 갈매기가 날고 비행기도 난다.
갈매기들이 절묘한 낙조를 연출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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