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아늑한 어둠에 깃들어 휴식과 안식을 가질 수 있는 시간
나를 뒤돌아보고 계발하여 새로운 나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시간
가족 친지들과 유대를 강화하며 삶의 의미를 공유하는 시간
낮이 요구하는 사회적 가면(페르소나 persona)을 벗어 던지고 원초적 나 자신으로 돌아 오는 시간
그런 "저녁이 있는 삶"이 요즈음 우리 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은 상당히 오래 전에 정치인 손학규(1947년 경기도 시흥 生)씨가 얘기했었다.
무한경쟁에 내몰려 사는 배부른 돼지(그마저 그런 돼지가 얼마나 될지도 모르겠지만)의 삶이 아니라 철학과 낭만이 있는 세상을 부르짖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형님
정말 멋진 남자다.
왜...
그런 얘기가 있지 않던가...
옛날에 무식하고 흉폭한 왕이 있었고
젊고 용기있고 현명한 젊은이가 누명을 쓰고 왕에게 잡혀가 죽을 처지에서 살려달라고 애걸했더니
그렇다면 내가 주는 문제를 3일 안에 풀어 오면 살려주겠다고 했고...
살기 위해서 사방팔방에 현자를 수소문 했더니, 깊은 숲속에 사는 흉칙하게 생긴 노파라는 말을 듣고
노파에게 지혜를 달라고 했더니, 노파 왈, 조건은 너를 살려주면 나와 함께 살아야 된다고...
노파의 지혜를 빌어 청년은 문제를 해결했는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기괴하게 생긴 노파는,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으로 청년에게 하는 말이
나는 낮과 밤이 다르고, 낮과 밤 어느 한 쪽은 아름다운 모습과 흉칙한 모습이어야 한다.
그대는 낮과 밤, 어느 쪽을 선택하겠나?
어쩌면 persona와 real face 중에서...
그런 낮과 밤
"저녁이 있는 삶"이 한층 더 리얼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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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스
<앵커>
서울대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9급 공무원에 합격했다는 한 학생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학생은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9급 공무원이 되려 한다고 했는데, 취업난 속에 안정적인 직업을 찾는 청년들의 현실을 반영한 듯합니다.
정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3일 서울대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을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재학생으로 소개한 글이 올랐습니다.
'저녁이 있는 삶'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9급 공무원으로 살아가는 것에 충분히 만족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다수의 서울대 출신들이 걸어가려던 길과는 다소 다른 선택을 했다는 이 학생의 글은 청년 취업난 등 우리 시대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장덕진/서울대 사회학과 : 삶 전체를 위한 수명이 길어지고 직업 안정성은 떨어지고 이러니까 삶 전체를 관리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지거든요.]
비슷한 또래들도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하늘/24세 : 취업난이 좀 더 심해질 수도 있는데 그런 분위기가 계속 지속이 된다면 9급 공무원에 응시하는 서울대생도 굉장히 많을 거고, 그러면 좀 더 서울대생이 당연히 할 수 있지 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른바 명문대 출신도 일자리 찾기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직업에 대한 선호가 커져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이 도전과 창의적인 자세보다는 안정과 개인의 행복에 무게를 두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이냐는 반론도 있습니다.
MBC 뉴스
최근 서울대 재학생이나 졸업생만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가 뜨겁습니다.
'9급 공무원' 시험에 붙었다는 한 학생의 글 때문인데요.
"월급 150만 원으로 시작하는 게 까마득하지만, 자신에게 중요한 건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겁니다.
서울대생이라면 사법시험 같은 고시에 매달리는 게 일반적인 인식인데 의외죠?
그러다 보니 "서울대 가봐야 뭐 있느냐"는 시빗거리를 받아들인 셈이다, "학벌이 아깝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고요.
"소신 있는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는 응원의 글들도 이어졌습니다.
높은 보수, 가족과의 저녁.
여러분은 어떤 걸 선택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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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150만원으로 저녁은 있겠지만 집은 없겠다." 라는 비아냥도 있었다고 한다.
위의 용감하고 현명한 청년은 낮과 밤을 모두 선택했다고 한다.
노파는 변신의 능력이 있으니까...
이건 책 속의 이야기이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고
그런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바로 내 아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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