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아카시꽃 향기가 후각을 자극하는 아카시의 계절이 왔다.
그것 참 희안하다.
아침에도 이 길을 산책했었는데, 그 때는 조용했던 아카시 향기가 석양무렵의 산책길에는 진동한다.
꽃들도 아무 때나 향기를 발산하는 게 아니라 어떤 시간대 또는 일정한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향기를 내뿜는 모양이다.
꽃은 이제 한창 피어나고 있다.
꽃향기를 맡으며 이 숲길을 산책하다 보면 마음도 몸도 향기로워진다.
꽃이 뭐길래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아카시는 오스트레일리아, 인도와 미얀마, 아프리카(아라비아고무나무) 그리고 북아메리카(아카시나무라고 호칭한다고 한다.) 등의 4종의 원산지가 있는데, 우리 나라에는 1907년에 수원농대(아마도 서울대 농대를 말하는 것 같다.)에 처음 이식된 기록이 있다는데, 우리 나라의 아카시아는 북아메리카 종인 아카시나무로 짐작된다.
1961년 5월 16일에 군사정변이 있었고, 권력을 잡은 박정희가 화목(火木)으로 인해 민둥산이 된 산을 녹화하기 위해 심은 나무들 중 대표적인 수목이 바로 아카시나무로, 생명력이 아주 강하여 아무 곳에서나 잘 자랄 뿐만 아니라 번식력 또한 강해서 사방조림(砂防造林) 목적으로 심어졌는데, 아카시는 밀원식물(蜜源植物)로 꽃이 많이 피고 꿀이 많아 아카시아꿀의 원천이 됐다.
재미있는 것은 이 아카시가 장미목(아마도 가시가 있었어 그런지 모르겠다.) 콩과의 한 속이란다.
하여간 60년대에 주로 심어졌던 아카시가 2010년대에 들어서 고목들이 고사하고 있는데, 일설에는 아카시의 수명이 대략 50년 정도라고 하니 얼추 들어맞는 얘기인 것 같다.
어쨌든 향기가 진동하여 우리집 옥상에까지 날아 오면 나는 낚시가방을 챙기곤 했었다.
바로 잉어낚시 철이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녀석들 향기까지 더 한다.
(이름은 모르겠다.)
찔레다.
아침 산책길에 앞서 가던 아주머니가 찔레를 꺽기에...
어렸을 적에 찔레순을 먹어보셨어요? 했더니...
환하게 웃으시며, 그랬다고 하셨다.
그 분은 아마도 오늘 아침 달큼했던 찔레순의 추억을 맛보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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