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졸정원(拙政園)
항주 서호
중국인들의 과장은 정말 세계 최고다.
그 중의 하나로 중국에는 상유천당 하유소항(上有天堂 下有蘇杭)이라 해서,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는데, 그 소주와 항주가 아름답기 그지 없고 물산이 풍부하며 미인 또한 많아서 가히 천당에 견줄만 하다고 생각했나 보다.
"비단과 정원의 도시" 소주는 오랜 역사와 더불어 기원전 5세기 춘추전국시대에는 오나라의 도읍이었고, 특히 미인이 많기로 유명하여 "소주미인"이라는 말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하여, 동행한 마눌님 눈치봐가며 어디 기찬 미인 없나 하고 밤낮으로 열심히 살펴보았지만 미인들은 모두 한국으로 해외여행을 떠난건지, 우리 나라의 보통 여자라면 소주에서는 대단한 미인일 듯.......
물이 풍부하고 기후 또한 온난하며 토지가 기름져 쌀, 잠사, 차, 물고기가 많이 나 "어미지향(魚米之鄕)"이라고도 하며, 북경의 "이화원", 승덕의 "피서산장", 소주의"유원"과 더불어 중국의 4대 정원의 하나인 졸정원은 소설 홍루몽의 배경인 대관원의 모델이기도 하고 상당히 큰 정원임에도 건물과 연못 그리고 각양각색의 수목들과 심지어 창틀 하나까지도 오밀조밀 정성과 멋을 깃들인 아름다운 정원이다.
잠사의 본고장, 비단의 도시라니 마눌님 비단 자켓 하나 사줬더니, 마눌님은 비단 넥타이를 하나 사준다. 이거 남는 장사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여자들(?) 옷 사주면 단번에 입이 함박만큼 커진다.
사뿐사뿐 발걸음도 가볍게 "중국의 피사탑"이라는 "호구탑"으로 간다.
송나라의 시인 소동파가 소주에 와서 호구탑을 못보면 안타까운 일이라 할 만큼 웅장하고 아름답다.
소동파 얘기가 나왔으니, 돼지고기에 술을 곁들인 여러 양념으로 볶은(어쩌면 졸인다고 해야할지도...)
"동파육"이라는 돼지고기 요리도 한번쯤은 먹어볼 만한 별미인 것 같다.
일행 중에 돼지고기를 안먹는 분이 있어서 덕분에 내가 동파육을 2인분이나 포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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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7대 고도 중의 하나이자 저장성의 성도인 항주는 역시 많은 시인묵객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서호(西湖)" 를 들지 않을 수 없고 그리고 민물조개로 양식하는 진주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서호는 중국의 호수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일찌기 13세기에 마르코폴로가 이 곳에 들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격찬을 했을 뿐만 아니라, 북경의 이화원이나 북해공원 등은 모두 인공호지만 이 서호는 자연호로 3면이 산으로 둘러쌓여 있고 나머지 한면이 항주를 바라보고 있다.
서시처럼 아름다운 호수라 하여 서호라 했다는 설이 있으나 그것 보다는 항주의 서쪽에 있어서 서호라 했다는 설이 맞는 것 같고, 휘영청 밝은 보름달 아래 중국 4대 미인 중 하나였다는 서시는 누구와 함께 이 서호에서 뱃놀이를 하였을꼬.......
그 때 서시의 목에 감겨있던 진주가 지금은 항주의 민물조개에서 양식이 되고 있는데, "조개의 눈물"이라는 말 그대로 조개의 아픔과 눈몰 속에 커가는 진주를 보노라면 진주목걸이 진주반지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무섭기도 하고.......
중국인들의 허풍은 미인에도 어김없이 있어서
□ 서시(西施)는 침어(沈魚)라 하여, 물가에 노니는 서시의 미모에 물고기들
이 헤엄치는 것도 잊은 채 바라보다 밑으로 가라앉았다고 하고
□ 왕소군(王昭君)은 낙안(落雁)이라 하여, 하늘을 날던 기러기가 왕소군의 미
모에 빠져 날개짓을 잊어 땅으로 떨어졌다는 것이고, 왕소군이 흉노 왕을
따라가며 한 그 유명한 말,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 :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
도 없으니)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 봄이 와도 봄같지 않구나) 중에서 "춘래
불(비)사춘"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고....... (이 말은 당나라의 시인 동방규가
왕소군을 가엽게 여겨 노래한 "소군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 초선(貂嬋)은 폐월(閉月)이라 하여, 초선의 미모에 달도 구름 속으로 숨었단
다.
□ 양귀비(楊貴妃)는 수화(羞花)라 하여, 꽃도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하여,
중국의 4대 미인하면 침어낙안 폐월수화란다.
한무제(漢武帝) 때, 이연년(李延年)이 "北方有佳人 絶世而獨立 一顧傾人城 再顧傾人國 寧不知傾城與傾國 佳人難再得 (북쪽에 어여쁜 사람이 있어 세상에서 떨어져 홀로 서 있네. 한 번 돌아보면 성을 위태롭게 하고 두 번 돌아보면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 어찌 경성이 위태로워지고 나라가 위태로워지는 것을 모르리요만 어여쁜 사람은 다시 얻기 어렵도다.)"하여, 절세미인인 자기 누이동생을 자랑했다는데.......
서시야 말로 경국지색으로, 오나라와 월나라를 오가며 경국지색을 뽐내었으니, 오나라의 합려를 정복한 월나라의 구천에 대하여 합려의 아들 부차는 와신상담(臥薪嘗膽)으로 그 빛을 갚았지만 구천을 죽이지 않고 살려두는 실수로, 훗날 구천이 상납한 서시와 달콤한 나날을 보내다 결국 구천에게 되치기를 당하고.......
이후 오나라와 월나라를 두고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사자성어가 또 하나 탄생하였는데, 이는 구천과 부차사이에 서시를 두고 오월동주(吳越同舟)가 아니라 오월동복(吳越同腹) 아닌가?
舟 = 배 = 腹
항주 서호
소주 졸정원
상하이의 동방명주와 황푸강
상하이의 와이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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