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동창들이 대개 올해 회갑이다.
당시의 풍속으로 8살에 정상적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한 경우다.
지리산 골짜기의 시골이었고, 어렵던 시절이었던지라, 동급생들 간에도 5살 내지 6살까지 나이 차이가 있었다.
초등학교 동창이지만, 그렇고 그런 동창이 아니다.
1년 후배들부터는 한 학년이 2개 반씩이었지만, 우리까지는 한 학년이 1개 반 밖에 없었으니 무려 6년을 함께 나뒹군 친구이자 동창생들이다.
그런 동창들이 회갑기념으로 중국 여행을 다녀왔다.
세월은 참 잘도 간다.......
태행대협곡
태행산맥(타이항산맥)은 하북성의 북경 아래에서부터 하남성의 정주 부근까지, 남북 길이가 약 600km, 동서의 폭이 약 250km에 이르는 장대한 산맥으로, 그 속에는 기기묘묘한 협곡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중국의 그랜드캐년(미국식 발음은 그년도개년?)이라고 한다.
또한 중국 고사의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이 바로 태행산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며, 우공이산과 태항산맥을 통해서도 인간의 미물성과 신성을 동시에 조망해본다. 이른바 지천명에 이른 걸까 .....???
여행지는 중국의 태행산맥(타이항산맥)을 중심으로
태행대협곡(도화곡,왕상암), 구련산, 만선산, 비나리길, 청도의 잔교, 소청도, 노신공원, 5.4광장, 요성, 신향, 임주 등지를 12명이 다녀왔다.
회갑을 맞아, 중국 고사의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追前浪) 처럼.....
한강후랑추전랑(韓江後浪追前浪)으로, 마냥 뒷물결에 밀려가는 것이 아니라
향기롭고 맛있는 포도주가 익어가는 것처럼.....
멋있고 맛있게 익어가는 회갑이기를 희망하고 확인하는 그런 여행이었다.
태행대협곡
여기에는 복숭아꽃으로 유명한 "도화곡"과 "왕상암" 등이 유명하며, 활짝 핀 복숭아꽃이 우리를 맞아 주었다.
구련산
깍아지른 단애의 절벽을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면 또 다른 신천지가 열린다.
여기에는 서련사, 선지협, 천호폭포, 구련담 등이 있다.
궁벽한 곳이기에 조그마한 땅이라도 있으면 계단식 밭을 일구어 밀과 옥수수를 재배한다.
농토나 경작지라기 보다는 삶의 예술이다.....
만선산
속칭 "빵차"라고 불리는 오픈-카를 타고, 오금이 저리는 절벽을 굽이굽이 돌고 돌아, 사람이 손으로 퇴적암을 정으로 쪼아내 만든 바위터널을 지나면 이런 신천지가 나온다.
여기에는 "곽량촌"이라는 작은 마을이 하나 있는데, 이들은 일본의 침략을 피해서 이 외진 곳으로 피난을 왔고, 워낙 궁벽진 곳이라 여기에 사람이 사는 것도 최근까지 몰랐었다고 하며, 이 곳 주민들이 바깥 세상과 처음으로 접촉했을 때 첫 마디가 "일본군은 어디에 있나?" 였다고 한다.
모든 생명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기적 존재이고, 자신의 존재가 확보되고 배가 부를 때 가치와 이념이 끼어들 공간이 생기는 걸까? ...................
하여간 이 단애 앞에 서면 생각이 많아진다.....
비나리길
비나리길은 수직으로 약 300m 정도의 바위 절벽을 소형 승합차가 일방통행으로 겨우 다닐 수 있도록 구불구불 길을 만들었고, 마지막 약 1.2km는 13명이 사람의 손과 정만으로 암벽 속으로 바위터널을 만들어, 터널속이 너무 어두우므로 일정 거리마다 절벽 쪽으로 구멍을 내어 창문 역할을 하게 하여 자연채광을 하고 있다.
"비나리길"이라는 명칭은 한국의 비나리여행사가 최초로 이 코스를 관광코스로 개발을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하며, 한 마디로 장관이다.
단애의 절벽길을 올라가면 신천지같은 평야가 다시 펼쳐지며, 여기서 케이블-카를 타고 태항대협곡의 주봉인 "왕망령"을 오를 수 있다.
소청도(청도)
5.4광장(청도)
신해혁명과 5.4운동으로부터 출발하여 오늘의 중국에 이르게 된 것을 기념하는 청도시청사 앞의 광장
뒷편의 빨간 조형물은 혁명의 상징인 "횃불"을 상징
노신공원(청도)
"아큐정전"이라는 책으로 잠자고 있던 중국인들에게 혼을 불어넣었던 노신(루쉰)을 기념한 공원
내 친구들.....
이 친구들 중에는 해외여행을 처음 가는 친구들도 있어서
내가 억지를 쓰다시피 해서 함께 다녀왔다.
해외여행이 행.불행의 기준은 아닐지라도.....
요즘 세상에 해외여행 한 번 못가보고 눈을 감는다는 것은 조금 억울하지 않느냐고.....
그래서, 한편으로는 그런 친구들에게 넓은 세상을 체험할 수 있는 징검다리 하나 놓아주었다는 자부심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더 넓은 세상을 보고픈 욕망과 현실 사이의 괴리로 갈등만 안겨준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세상은 빛과 그림자가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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