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석파랑(石坡廊)
서울의 오래된 명소 중 하나인 석파랑은 인왕산 서쪽 끝자락의 세검정교차로 앞에 있어서 차를 가지고 가면 무난하지만, 대중교통은 불편한 편이다.
표석
이 집은 원래 서예가 소전 손재형(素荃 孫在馨, 1903∼1981년, 진도生) 선생의 집이었다는데, 자료에 의하면 손재형의 당호(堂號)에 옥전장(玉田莊) 등은 나오지만 석파랑은 비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지금의 소유자인 ㈜석파랑이 한정식 집을 열면서 석파랑이라는 상호를 쓴 것으로 추정해보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석파정의 별당(別堂) -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3호
석파정의 별당이었다는 ㄱ자 형태의 이 건물은 19세기 중엽에 건축된 건물인데 1958년에 소전 손재형이 석파정에서 지금의 자리로 이건(移建)하였다고 하며, 안채도 정성을 많이 들인 집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집을 팔아야 되는 사정이 있었던 모양이다.
청나라풍의 별당 건물은 언덕바지에 있어서 올라가는 계단길이 예쁘고, 올라가면 시야가 탁 트여서 전망이 좋다. 식당으로 사용하지는 않고 서울의 미래유산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 같다.
전경(全景)
인왕산 자락이어서 계절 따라 계절에 따른 다른 느낌을 준다.
내가 석파랑에 처음 갔을 때는 지인이 저녁이나 근사하게 먹자고 해서 따라갔던 것인데, 식당이라는 게 첫째 음식이 맛있어야겠지만, 그 외에도 환경의 분위기와 손님을 포함한 사람들의 분위기도 있는 것 같더라.
안채 - 식당채
소전 손재형 선생께서 아마도 안채인 이 공간에서 서예 작품 활동을 했을 것 같은데, “서예(書藝)”라는 어휘는 소전 선생이 처음으로 사용하여 지금에 이른다고 하고, 서예공간이었으니 당호에 랑(廊)이 들어갈 법도 한데, 그의 당호에는 석파랑이 없는 걸 보면 나중에 석파정의 “석파”와 화랑의 “랑”을 조합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안채 겸 식당인 이 건물도 그냥 지은 게 아니라 궁과 좋은 한옥들을 철거하면서 나오는 좋은 목재들을 조합하여 당시의 목공 장인들이 건축한 집이라고 하는데, 마당에 있는 중문은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 궁금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처마의 말 조각도 궁금하기는 마찬가지다.
상차림 - 메뉴
위의 사진은 광고용으로 찍은 사진이고, 한정식 요리는 오찬 66,000원부터 만찬 160,000원까지 대체로 죽과 전채요리부터 시작하여 가격대에 따른 요리가 순차적으로 나오고 마지막에 후식으로 다과가 나온다.
석파정 갔던 길에 아내에게 석파랑 생각나느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기억은 나는데 밥을 먹어본 기억은 떠오르지 않는다고 해서 조금 늦은 점심을 먹었다. 내 기억으로는 두어 번 갔던 것 같은데 정말 생각이 안 나는 건지 그냥 석파랑에서 점심을 먹고 싶다는 건지 아니면 인증샷이 있어야 된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모처럼 부암동에 왔으니 군말 없이 가자고 했다.
마당에 있는 쇠똥구리 조각품인데 앙증맞다.
내가 이렇게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서울 & 주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의도 샛강다리 (0) | 2023.11.20 |
---|---|
국군의 날 & 동작동 국립현충원 (0) | 2023.10.02 |
석파정 & 흥선 대원군 (0) | 2023.09.10 |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 LG 아트센터 (0) | 2023.09.03 |
창덕궁 후원 (341) | 2023.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