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9
복사꽃 축제
춘덕산(春德山) 복사꽃 축제 때의 모습이다.
이 복사꽃밭에서부터 아파트가 있는 곳까지가 부천 역곡의 안동네라는 곳이란다.
대개 추억은 아름다운 것이기는 하지만, 소사에서 태어나 지금껏 사신다는 분의 얘기에 의하면 도시화가 되기 전의 소사와 역곡 일대의 복숭아밭과 복사꽃은 가히 무릉도원(武陵桃源)이었다고 하더라.
역곡 안동네
도시의 한 귀퉁이에 이렇게 아름답고 편안한 동네가 있다.
살다보니 나도 이 동네에 꽤 많이 다녔다.
친구가 있어서 다녔고 원미산(遠美山)과 춘덕산을 걷느라 다녔고 채소모종 사러도 다녔고 고소한 손두부 먹으러도 다녔다.
그런데 이 동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거라고 한다.
이런 풍경이 사라진 곳에는 쑥대밭의 쑥대 같은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쑥쑥 올라설 것인데, 그래도 양귀자 작가가 얘기한 “원미동 사람들”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살아갈 것이다.
맛집들
동네 이름에 걸맞는 맛집들이 있는데 가격은 소박하면서도 옛 추억의 향수를 자아내는 맛집들이어서 가끔씩 찾곤 했었는데, 벌써 이삿짐을 싸버린 곳도 있다. 며칠 전에 손두부와 손두부전골을 먹었기에 낙지볶음을 먹을까했는데 그날이 주말인 토요일이어서인지 주차장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또 다시 손두부집으로 갔다.
골목과 빈집들
사람의 온기가 사라진 빈집들은 애처롭다.
희비와 갈등
산업화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개발은 대체로 좋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더러는 막막한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숲길
안동네를 감싸고 있는 산자락의 숲길인데, 어쩌면 이 길은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
춘덕산 복숭아꽃 동산
무릉도원 같았다는 역곡 소사의 복숭아밭은 사라졌지만 춘덕산 자락의 이곳이 그나마 복사꽃의 명맥을 이어보려 애썼지만 개발이라는 괴물을 당해내지는 못할 것 같다. 당장 내년 봄에 복사꽃을 볼 수 있으려나.....
할로윈축제
집에 돌아와 보니 동네 어린이놀이터는 이런 축제분위기였는데, 잠시 후 이태원 참사 소식을 들었다. 우리의 전통 명절이 옛날에는 즐거웠을지 모르나 사회의 변화에 맞춰 진화하지 못해서 재미가 없는 반면에 외래문화인 화이트데이와 할로윈데이 등은 그 연원이 어떠하였든 자본의 치밀한 계산으로 재미와 쾌락이 더해져 소비로 치닫는다.
왜 세계인들은 BTS에 열광하는 것일까?
공리주의와 포퓰리즘은 종종 어깨동무를 하는 것 같다.
2022년 10월 29일
오늘 참 기분 묘한 날이다.......
이태원에서 일이 터진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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